2024.04.2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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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탈을 뒤집어쓴 권력의 맨 얼굴에 외치다.

대학 내 교수갑질 및 권력형 성폭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전대넷 기자회견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박희영 기자)

지난 21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가 대학 내 교수갑질 및 권력형 성폭력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대넷 집행팀 김한경의 사회를 시작으로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 엘텍공과대학 김선우 공동대표의 발언이 진행되었다. 김선우 공동대표는 지난 5월 21일 이화여대에서 익명의 학생들이 인권 및 수업권을 침해한 교수를 고발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한 일에 대하여 언급했다.

이어 “교수측은 수업권 개선을 위한 학생과 교수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전공 강의에 대한 익명 설문을 실시해 피드백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적절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며,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 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학생들은 성적에 불이익이 될까봐 자신이 겪은 교수 갑질을 쉽게 폭로하지 못 한다. 교수 권력을 견제하는 수단은 미미하고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학교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해자가 문제를 고발하더라도 충분히 보호받지 못 하는 환경의 악순환”이라며 교수 갑질이 수면위로 드러나지 못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선우 공동대표는 이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심의 기구 운영과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그리고 교수 징계 절차에 학생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 박희영 기자)

성신여자대학교(이하 성신여대) 고희선 총학생회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성신여대에서는 최근 공론화된 권력형 성범죄 사건이 있었다. 가해 교수는 징계위원회에 넘겨졌으나 경고 처분을 받고 다시 강단에 섰다.

이에 대해 고희선 총학생회장은 “조사 과정에서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경고 처분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사립학교법에 의거하여 징계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논의 과정에서 학생의 참여 역시 없었다. 가해자인 교수만 불러 징계위원회를 열고 판결을 내린다.”며 남성과 교수 중심적인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립 학교법 제62조에는 ‘1. 교원 징계 위원회는 학교 법인의 이사 교수 법관 검사 또는 변호사로 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 2. 대학에서 법학 행정학 교육학을 담당하는 조교수로 재직중인 사람. 3. 공무원으로 20년 이상으로 근무하고 퇴직한 사람.’이라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측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박희영 기자)

이어서 동덕여자대학교 이소정 부총학생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2018넌 미투 운동으로 발화된 동덕여대 H교수 사건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종결되지 않았다. 학교는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징계를 미루고 있지만, 가해자는 개인 전시회를 여는 등 여전히 활동 중이다. 현재 제대로 된 피해자 보호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대학이 무얼 했는지 묻고 싶다. 권력형 성폭력은 대학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이 됐다. 권력형 성폭력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 침묵을 깨고 대학이 움직여야 할 때다.”라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 위원회’ 윤민장 위원장이 발언했다. 윤민장 위원장은 “학생을 강제로 추행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며 연구원에게 갑질을 하는 등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교수를 고발한지 3달이 지났다. 어떤 논의가 오갔고 징계가 내려졌는지 학생들은 알 수가 없다. 학교측에 문의를 해도 규정상 알려줄 수 없다는 이야기 뿐이다.”라고 발언하며, 해당 사건에 대해 학생에게도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들이 피해자로 불릴 동안, 교수들이 권력을 악용할 동안 국회와 학교는 무엇을 했는가,  학교는 피해자를 가해자의 징계 결과만 기다리는 수동적 대상으로 만들지 말고 사건을 해결할 주체로 여겨야 한다. 언제든 학교의 공동체로 돌아올 수 있는 대학생들에게 국가 차원의 해결책을 요구한다.”며 학생을 학교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국회와 학교가 세상이 바뀌었음을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발표한 기자회견문. (사진 = 박희영 기자) (https://web.facebook.com/univnet/photos/a.1482844485118221/2209614205774575)

오래전부터 교수들의 갑질과 권력형 성폭력 문제는 발생해왔다. 그동안 달라진 것은 A, B, C 등 교수들의 가칭으로 부여된 알파벳 뿐이다. 학생들은 솜방망이 수준의 징계와 사건을 감추기 급급한 학교를 규탄하며, 대학사회의 침묵을 깨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다음은 본 기자회견문의 일부이다.

“이렇게 학생들의 문제제기에 대학과 교육부가 응답하지 않는 이유는 교수권력에 의한 폭력에 학생들이 침묵해야 했던 시간이 너무나 길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중략) 학생들은 권력으로 덮으려 해도 덮을 수 없는 새로운 투쟁으로, 귀를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는 언어로 언제나 다시 시작할 것이다.”

| 취재 : 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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