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NS에 올린 학생회비 계좌 노렸다… ‘통장 묶기’에 학생회장 개인 계좌까지 정지

  • 등록 2026.05.12 15: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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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 입금 뒤 신고, 대학가 노린 신종 피싱 수법 확산
회비 계좌 묶이자 개인 계좌까지 차단… 일상 금융 거래도 중단
“SNS 계좌 노출 지양하고 보안 관리 강화해야”


대학가에서 학생회비 계좌가 보이스 피싱 범죄에 악용돼 정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SNS에 공개된 계좌번호를 노려 소액을 입금한 뒤 신고해 계좌를 묶어버리는 이른바 ‘통장 묶기’ 수법이다.

서울 소재 A 대학 단과대 학생회는 지난 6일 회비 계좌가 ‘전기통신 금융사기 이용 계좌’로 신고돼 지급 정지됐다. 학생회 측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28일 신원 미상의 명의로 입금된 20만 원이 금융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충청권 대학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7일 충청 소재 B 대학 학생회 공식 SNS에도 피해 사실이 게시됐다. 해당 학생회 관계자 ㄱ 씨는 3월 25일 ‘함*경’이라는 명의로 20만 원이 입금된 직후 'tp447', '대포통장'이라는 이름으로 1원씩 연달아 입금된 정황을 확인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느낀 ㄱ 씨는 즉시 은행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고, “지급 정지 사기 수법일 수 있다”는 은행 측 조언에 따라 새 계좌를 개설해 회비를 옮기는 등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지난달 4일 ㄱ 씨는 은행으로부터 지급 정지 통보를 받았다. 학생회비 계좌뿐 아니라 학생회장 명의의 계좌까지 모두 묶여버린 것이다. 지금 그는 은행 안내에 따라 지급 정지 이의신청을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사건으로 ㄱ 씨는 학생회 주관 행사 준비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개인 금융 생활에도 불편함을 겪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학생회가 SNS에 계좌번호를 공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간 대학가에서는 회비 납부 편의를 이유로 계좌번호를 게시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으나 이것이 범죄자의 표적이 돼 피싱 범죄와 연루되는 원인이 됐다.

 

은행권은 이 같은 피해가 최근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한은행 관계자 ㄴ 씨는 “최근 들어 보이스 피싱 범죄 수법이 다양해지면서, 피해금이 특정 계좌로 유입되게 한 뒤 해당 계좌를 묶어버리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 보호가 우선되는 제도 구조상 사후 소명을 통해 해제 여부를 판단하게 되지만, 억울하게 계좌가 묶인 명의인이 소명자료를 제출했을 때 심사와 결과 통보를 더욱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ㄴ 씨는 예기치 못한 피해를 막기 위한 철저한 사전 관리를 당부했다. 그는 “회비 수납용 계좌는 별도로 운영하고, 평소 입금자 명단·회비 공지문·거래 목적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출처를 알 수 없는 금액이 입금되면 임의로 찾거나 반환하지 말고, 즉시 은행에 문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염 교수는 “금융기관이 그냥 일방적인 신고만으로 단순하게 바로 계좌를 정지시킬 게 아니라, 학생회비와 같은 특수 계좌에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계좌이체 패턴’ 모니터링 등 별도의 위험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SNS에 계좌번호 노출은 지양하고, 공개 게시물 대신 제한된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방법으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ㄱ 씨는 “이번 사건 이후로 SNS에 계좌 공지를 중단하고 학과 단톡방에만 게재하는 방식으로 운영 방식을 바꿨다”며 학생회비 계좌 관리 수칙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대학 사회에서 관행처럼 이어져 온 SNS 계좌 공개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해 계좌번호 노출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주은 대학알리 기자 (jusilver.park@gmail.com)

 

박주은 jusilver.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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