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3 (일)

대학알리

미디어 비평

느리지만 끝을 목표로 하는 거북이

영화 <야구소녀>

 

 

아래에서 산 정상을 올려다보면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을뿐더러, 정상에 도착할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 느릴지언정 정상을 바라보고 꿋꿋이 길을 걸어가는 소녀 주수인이 있다. 가시밭길일지언정, 주수인은 ‘가시’보다 ‘길’에 집중하며 프로야구 입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 나간다.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꿈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큰 꿈을 안고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보통 해내기 어려운 일들에 앞서 사람들은 성공보다 포기를 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주수인은 미래를 결단 내리지 않고 오직 현재에 집중하며 최선을 다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조바심이 들지언정 주수인은 오히려 그것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결과보다도 과정에 집중하는 그녀를 보며 최고보다 최선에 주력하는 것이야말로 목표를 향해가는 데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여겼다. 비록 그녀의 손가락은 상처투성이일지 몰라도, 그녀의 내면만큼은 반짝반짝 빛났다.

 

주수인은 꿈을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그에 비해 주위 환경은 그녀를 응원해 주지 않는다. 꿈은 꿈일 뿐이라며, 여자는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없다며, 환경은 응원보다는 포기를 강요한다. 주변 사람들은 주수인을 따가운 눈초리로 바라봤고, 속에 쌓인 분노를 분풀이했고, 그녀의 가능성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주수인은 사람들의 의견은 의견일 뿐, 마음속 작은 이야기가 중요하다고 굳게 믿었다. 즉,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환경이 어렵다 한들, 뿌리는 변함이 없는 그녀였기에, 그 누구보다 신뢰가 갔다.

 

 

'야구소녀'는 끝과 시작보다 과정이 중요한 영화였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억압 속에서 그녀가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지를 눈여겨봤으면 싶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인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간절한 마음으로 한곳에 집중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두려움, 불안함, 조바심이 들지언정 그것을 품고 가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영화를 보며 지인의 말이 떠오름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어서 그 점에 감사했다.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떠올려보자면, 거북이는 그 누구에게도 관심받지 못하지만 끝에 다다라서 사람들에게 큰 인정을 받는다. 그로 인해, 시작보다도 끝까지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느릴지언정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거북이의 모습이 주수인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세상이 아무리 최고를 원한다고 해도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나가는 것이야말로 완주의 지름길이다. 즉, 세상의 틀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에 맞춰나가는 것이 진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길이다. 비록, 세간의 인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주수인의 변치 않는 열정, 뚝심 있는 태도의 가치가 더욱이 빛나 보였기에 그녀가 꿈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정상이 어디에 있든, 수많은 벽이 가로막든, 계속해서 전진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그녀를 응원하게 됨과 동시에 초심의 자세를 배웠다.

 

주수인은 팔의 힘이 약하지만 공을 빠르게 던진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을 보완한 장점인 ‘너클볼’을 던지며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주무기로 삼는다. 상대편은 주수인의 너클볼에 당황하며 그녀의 공을 몇 번이고 놓친다. 그들은 어깨를 움츠리며 “예상치 못했는데”라는 말을 남긴다. 이 장면을 보고, 보이는 것보다 본질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즉, 겉은 화려해 보이지 않더라도 본질이 탄탄하면 그것이야말로 굉장히 가치 있는 것이다.

 

 

사회는 보이는 것을 중시하고 빠른 속도로 가야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채찍질한다. 하지만 사회의 말보다도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알맹이보다 속을 중시하는 자세를 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공이 빠르다고 한들, 정확한 방향이 아니라면, 그것은 실패이다. 그러나 느릴지언정, 정확한 방향을 향한다면 그것은 성공이다. 그렇기에 사회의 요구보다 자신만의 개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주수인이 너클볼을 던지는 것처럼 말이다.

 

제목이 '야구소녀'인 것은 단순히 주수인이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에 뜻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제목에서부터 야구는 이미 주수인의 정체성이며, 주수인이 살아가는 이유임을 말하고 있다. 언제까지나 야구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것 같다는 확신에 감독은 '야구소녀'라고 명명한 것이다. '야구소녀'라는 제목을 빌려,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가 있다면 꿈을 정체성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조언하는 바이다. 그렇게 되면 주수인처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꿈을 가지고 있다면 주수인처럼 문을 두드려 봤으면 한다. 고난, 역경, 시련이 닥치더라도 지나가는 시련이라고 인식하고, 하고 있는 것에 집중했으면 한다. 꿈의 크기가 작든, 크든, 누구에게나 그것을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가능성이란, 한계에 부딪혔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지칭하기에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무엇이든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지만, 정작 귀 기울여야 할 것은 ‘나의 마음’이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사랑해야 할 대상은 ‘나’라는 말을 전하며 온 세상의 주수인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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