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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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이 정말 콩나물 시루 같았다"…차량 5부제 일주일째, 깊어지는 시민 한숨

에너지 수급 불안 속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시행
출근길 대중교통 혼잡 심화…시민 불편 호소 이어져
8일부터 2부제·주차장 제한 확대…민간 영향 우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장기화되며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공공부문 에너지 절감 조치에 나섰다. 지난 3월 25일 0시부터 전국 공공기관을 대상, 차량 5부제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자가용 출퇴근을 줄여 연료 소비를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 승용차는 5부제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차량은 예외적으로 운행이 허용된다. 긴급 차량과 공용 업무 차량, 장애인 사용 차량 등은 제한 대상에서 제외되며,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역시 기관별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허용된다.

 

이번 조치는 자원안보 위기 경보 해제 시까지 유지되는 한시적 수요 관리 대책으로, 현재 민간 부문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국제 유가 상승이나 에너지 수급 상황이 추가로 악화될 경우 민간 차량 5부제 의무화 등 추가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부제 시행 일주일…달라진 출근길 풍경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의무화와 민간 차량 5부제 자율 참여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평소와 비교해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 풍경은 사뭇 달랐다. 출근 시간대 이용객이 눈에 띄게 늘면서 전반적으로 혼잡도가 높아진 모습이었다. 금정역에서 4호선을 기다리는 줄은 평소보다 두 배가량 길어 보였고, 신도림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려는 인파는 정수리만 보일 정도로 빽빽했다. 환승 통로로 이동하는 동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고, 인파에 밀려 이동하는 듯한 상황도 이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들의 체감에서도 나타났다. 시흥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23세 김 씨는 “아침 지하철이 더 붐벼진 느낌이 확실히 있다”며 “출입문 근처에서 거의 움직이지 못한 채 이동한 적도 있었다. 이어 ”지하철 안이 정말 콩나물 시루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이 줄어든 건 잘 모르겠는데 대중교통 이용객만 늘어난 것 같다”며 정책 효과에 의문을 나타냈다.

 

 

또 다른 시민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서울로 출근하는 53세 직장인 이 씨는 “평소에는 자가용으로 40분이면 출근했는데 차량 5부제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1시간 20분 이상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도 자율적으로 차량 5부제를 권고하고 있어 자가용 이용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출근 시간대 지하철은 발 디딜 틈도 없어 몸이 밀려 움직이는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에너지 절약 취지는 이해하지만 출퇴근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민들은 정책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자가용 이용이 줄어든 만큼 대중교통 혼잡도만 높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출근 시간대 주요 환승역과 버스 정류장에는 평소보다 긴 대기 줄이 형성됐고, 열차 내부 혼잡도도 체감상 높아졌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위기 ‘경계’ 격상…공공기관 2부제·삼진아웃제 도입


한편 정부는 4월 2일 자정 기준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오는 8일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부제는 5부제에서 2부제로 강화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에도 5부제가 시행된다. 세부 적용 기준은 기존 3월 25일 조치와 동일하다.

 

2부제 시행과 함께 ‘삼진아웃제’도 도입된다. 부제를 1회 위반 시 구두경고, 2회 위반 시 기관장 보고와 주차장 출입 제한, 3회 위반 시 징계하는 방식이다. 민간 차량은 기존처럼 자율 참여를 유지하되 전국 공영주차장 약 3만 곳에서 5부제 방식 출입 제한이 적용될 예정이다.

 


“차 못 타면 방법 없다”…민간 확대에 커지는 시민 불만


시행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도 곳곳에서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월 8일부터 조치가 확대될 경우 일상 불편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량 감소로 도로는 다소 한산해졌지만, 출근 시간대 버스와 지하철 내부는 혼잡도가 크게 높아진 모습이다.

 

4월 8일 이후에는 대중교통 혼잡 심화와 형평성 논란이 더욱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외곽 지역 거주자나 차량 이용이 필수적인 직종의 경우 출퇴근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번호가 다른 차량을 추가로 구매하는 등 정책을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어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다.

 

 

이대연 기자(eodus06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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