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위기 대학언론은 ‘또다시’ 위기다. 누군가는 대학언론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냐며 조소하겠지만, 만드는 이와 읽는 이, 두 집단 모두에게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이 시점이야말로 진정한 대학언론의 위기 상황이라 부를 수 있지는 않을지. 대부분의 대학언론에서는 스스로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증가로 인한 대학언론의 경쟁력 감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일반학생의 학보사 관심 감소, 이로 인한 대학언론 지원자 감소의 악순환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가속화된 인터넷 보급 증가, 2010년대 이후 가속화된 스마트폰 보급 증가가 현재까지도 대학언론의 쇠퇴 진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은 결국 대학언론을 만들어 나가는 이들도 모르게 대학언론의 한구석이 곪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대학알리 기획 4부작 “대학언론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대학언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이번 3부 기사에서는 대학의 편집권 침해 장기화와, 이에 따라 점차 흐려져 가는 대학언론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학언론은 왜 언론이 아닌 대학이 제시한 길을 걷고 있는지, 그로 인해 발생하는 2,
*이 기사는 2024년 3월에 발행한 회대알리 18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학생회의 위기는 학생들의 무관심 때문? 학생회는 실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2021년, 사상 처음으로 후보자가 없어 총학 선거가 무산되었다. 해당 연도까지 한양대학교는 총학생회장 4년, 총여학생회장은 7년째 공석이었다. 성공회대학교도 19년도 보궐선거로 당선된 제34대 총학생회 <바로> 이후 계속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학부 학생회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소집 공고문에는 궐석이나 겸직이 빼곡하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이제 일상이 됐다. 기성 언론은 이를 학생 자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해석한다. 동아일보는 “총학 위기 원인은 취업난과 개인주의로 인한 학생들의 무관심”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개인이 부상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졸업하고 취업하는 게 중요해지고 사회 구조나 체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까지 이어지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정말 학생회의 위기는 단지 학생들이 무관심하기 때문에 찾아온 걸까? 학생회가 무너지면 학생 자치가 무너지는 걸까? 왜 학생회가 출범하지 못했을까? 2018년도 이후 성공회대학교에서는 ‘
지난 29일 가톨릭대학교 제32대 총학생회 재선거 투표 결과 선거운동본부 ‘파도’ 정재민(사회과학대·18) 정후보와 최어진(공과대·21) 부후보가 당선됐다. ‘파도’는 실투표수 3,998표 중 찬성 3,953표, 반대 17표, 기권 28표를 얻어 98.8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당초 이번 선거는 개표가 예정됐던 지난 25일 오후 6시 30분까지 투표율 미달로 투표 기간이 한 차례 연장됐다. 이후 29일까지 투표율 51.44%를 기록해 개표 요건이 달성됐다. 이번 선거는 3월 31일까지 이의제기기간을 거쳐 당선이 확정될 예정이다.
2024학년도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 재선거 선거 투표 기간이 오는 29일 18시 30분까지로 연장됐다. 제45대 가톨릭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칙 제209조 제2항 '투표율이 회원 수의 과반수 미만일 시에는 연장투표를 이틀 이내로 실시한다'에 의거해 가톨릭대학교 투표 기간을 2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27일 18시 기준 총학생회 재선거 투표율은 37.37%이며, 학생 수로는 290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본교 총학생회 선거 투표는 투표율이 50%, 총선거권자 3886명을 넘어야지만 선거가 유효하다. 한편 가대알리는 지난 25일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선거 참여방법' 특집 기사를 가톨릭대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게시했다. 관련기사 :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선거 참여방법' 권민제 기자writming0314@gmail.com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이하 대언넷)가 공동 주관하는 ‘대학언론인 아카데미 시그니처 코스 5기’가 3월 12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대학언론인 아카데미는 대학언론인과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생을 위해 무료로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그니처 코스 5기는 선거 보도와 데이터 시각화를 위한 구글 이니셔티브 교육으로 이뤄진다. 최영준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 티칭펠로우가 3주간 진행하는 교육은 다음과 같다. △1주차 선거 보도를 위한 디지털 도구 활용법1 : 검색데이터 분석법, 시각화 기법 △2주차 선거 보도를 위한 디지털 도구 활용법2 : 고급검색법, 팩트체크 기법 △3주차 구글 어스, 지도 활용 비주얼 스토리텔링 : 지리데이터 기반 스토리텔링 등이다. 한편 김규민 대학언론인네트워크 의장은 "이번 아카데미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학 언론인들이 선거 보도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어 "구글 교육 이외에도 '대학언론인으로서 선거를 바라보는 올바른 태도'에 대한 특강도 준비 중에 있다"며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대학알리 기하늘 대표는 “이번 강의는 대학언론인 및 언론인 지망생들이 선거 보도를 넘어
제32대 총학생회 보궐선거에 총학생회 ‘파도’ 선거관리본부 (이하 선본)이 단독으로 등록했다. ‘파도’ 선본의 정재민 정후보 (사과대·18)와 최어진 (공과대·21) 부후보는 340명의 추천을 얻어 후보등록 요건을 충족했다. 선거관리본부 ‘파도’의 정재민 정후보와 최어진 부후보를 만나 정책자료집 및 출마소견서 등에 제시된 공약을 검증하고, 학우들이 주목할 만한 사안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눴다. Q. 선거운동본부 ‘파도’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정재민 : 가톨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재학 중인 18학번 정재민입니다. 선거운동본부 ‘파도’의 총학생회 정후보이기도 합니다. 작년부터 학생 자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사회학과 학생회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어진 : 가톨릭대학교 공과대학 정보통신전자공학부 재학 중인 21학번 최어진입니다. 선거운동본부 ‘파도’의 총학생회 부후보이기도 합니다. 정보통신전자공학부 학생회 활동을 시작해 학생회 홍보부장, 총무부장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정재민 : ‘파도’는 바다의 이는 물결 외에도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는 어떤 현상과 강렬한 움직임을 뜻합니다. 코로나-19로 무너진 학생자치를 살려보고, 다시 함께 일어나 보자는
또다시, 위기 대학언론은 ‘또다시’ 위기다. 누군가는 대학언론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냐며 조소하겠지만, 만드는 이와 읽는 이, 두 집단 모두에게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이 시점이야말로 진정한 대학언론의 위기 상황이라 부를 수 있지는 않을지. 대부분의 대학언론에서는 스스로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증가로 인한 대학언론의 경쟁력 감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일반학생의 학보사 관심 감소, 이로 인한 대학언론 지원자 감소의 악순환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가속화된 인터넷 보급 증가, 2010년대 이후 가속화된 스마트폰 보급 증가가 현재까지도 대학언론의 쇠퇴 진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은 결국 대학언론을 만들어나가는 이들도 모르게 대학언론의 한구석이 곪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대학알리 기획 4부작 “대학언론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대학언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이번 2부 기사에서는 전례 없는 위기론을 마주한 대학언론의 오늘, 즉 대학언론이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려 한다. 이러한 문제는 현실에서 동떨어지지 않았을 뿐아니라 대학언론의 현주소이고, 이
지난 7일, 제32대 총학생회 보궐선거에 총학생회 ‘파도’ 선거관리본부 (이하 선본)가 단독으로 등록했다. 총학생회 후보의 등록에 따라 3년간 이어진 비대위 체제가 깨질지 주목된다. 가톨릭대 총학생회 ‘파도’ 선본과 약학대학 ‘가온’ 선본은 300명 이상의 학우에게 받아야 하는 추천을 받아야 하는 후보 등록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가톨릭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서 공지한 추천인 링크를 통해 후보 추천인을 받고 있다. 추천인 링크는 가톨릭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인스타그램 계정(@cuk_vote)에 있는 링크트리에서 찾을 수 있다. 선거에서 투표를 행사하기 위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생활동을 위한 개인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가 필수적이다. ‘학생활동을 위한 개인정보 제공 및 활용 동의’(이하 개인정보동의)는 후보 추천권과 별개로 학우들의 투표권 행사를 위해 반드시 학우들이 작성해야 하는 개인정보동의를 의미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의 강화로 대학본부가 학생자치회 구성을 위한 투표에 학생들의 정보를 제공할 수 없어, 선관위가 받는 개인정보동의다. 개인정보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본인 확인이 어려워 선거인 명부에
또다시, 위기 대학언론은 ‘또다시’ 위기다. 누군가는 대학언론이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있느냐며 조소하겠지만, 만드는 이와 읽는 이, 두 집단 모두에게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이 시점이야말로 진정한 대학언론의 위기 상황이라 부를 수 있지는 않을지. 대부분의 대학언론에서는 스스로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증가로 인한 대학언론의 경쟁력 감소,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일반학생의 학보사 관심 감소, 이로 따른 대학언론 지원자 감소의 악순환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가속화된 인터넷 보급 증가, 2010년대 이후 가속화된 스마트폰 보급 증가가 현재까지도 대학언론의 쇠퇴 진행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은 결국 대학언론을 만들어나가는 이들도 모르게 대학언론의 한구석이 곪아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지 의문이 든다. 대학알리 기획 4부작 “대학언론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은 대학언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다. 이번 1부 기사에서는 언론의 새로운 방향성을 밝혀낸 대학언론의 어제, 즉 대학언론이 창간된 이래로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며 그 발자국을 다시 밟아보고자 한다. 부디 이 짧은 기사가 대학언론을 만들고 접하는 모든 이
*본 기사는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불씨' 행사의 일환으로 기고된 전직 대학언론인 활동 수기입니다. 저는 2009년 대학에 입학한 후 학보사에서 3년을 마쳤고, 미디어센터 간사를 1년간 맡으면서 대학생활 대부분을 대학언론과 동고동락한 평범한 대학언론인 출신 직장인입니다. 사실 제 개인적인 이력은 여러 언론에 노출된 다른 대학언론 활동가와 달리 이렇다 할 직접적인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습니다. 학보사 기자라는 대학언론인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을뿐더러 정작 임기를 마친 학보사가 폐간될 뻔한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이러한 아픔을 공공연하게 자랑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이유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옛날을 회고하며 졸고를 작성하다 보니 한때 제가 관리했던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던 여러 대학언론인의 이름이 다시금 스쳐 갑니다. 제가 만든 '전국 대학생 학보사기자 페이스북 모임' 페이스북 그룹은 여러 대학이 조직적으로 기획한 게 아닌 단순한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과거 1980년대부터 2000년대 학번 현직들이 사용하였던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이하 전대기련)의 인터넷신문이자 홈페이지인 Unews(유뉴스)는 제가 학보사 기
*본 기사는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불씨' 행사의 일환으로 기고된 전직 대학언론인 활동 수기입니다. 대학언론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돌아보면 후회뿐이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이것밖에 못 했다는 후회. 하지만 극복했다. 실패했지만 이것보다 잘할 수도 없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나는 학보사에서 3년, 대학언론협동조합에서 5년, 20대의 8년을 대학언론으로 채웠다. 학보사에서 편집장을 하면서 총장, 주간교수와의 편집권 갈등을 겪었고 퇴임한 이후 비슷한 사정의 친구들과 함께 2013년 5월, 대학언론협동조합(현 대학알리)을 창업했다. 대학의 예산과 검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탐사보도 하는 독립언론을 확산하고자 프랜차이즈 사업 ‘N대알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한국외대에서 ‘외대알리’를 시작으로 성공회대 ‘회대알리’, 세종대 ‘세종알리’, 이화여대 ‘이대알리’, 서울시립대 ‘시대알리’, 한림대 ‘한림알리’, 단국대 ‘단대알리’ 등을 창간 지원했고 연합 인터넷 언론사 ‘대학알리’를 창간했다. 대학언론협동조합은 소속 기자들에게 미디어와 경영 교육을 제공했고 광고영업과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발행비를 지원했다. 각 알리 경영팀은 개별 상권에서 각자 광
*본 기사는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불씨' 행사의 일환으로 기고된 전직 대학언론인 활동 수기입니다. 무덤덤해지는 상황은 두렵다. 이 때문에 대학언론에 투신했다. 스무 살, 평소와 다름 없이 오전 9시 강의를 듣기 위해 학교 셔틀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보통 강의 시작 3분 전쯤 도착했다. 나를 비롯한 차에 탄 사람들은 지각할까 제각기 강의실로 달려갔다. 분명히 학교 행정의 문제가 맞다. 학생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다. 버스를 함께 탄 어느 이가 언성을 높이며 불만을 말하기 전까지는 이게 문제라는 인식도 하지 못했다. 이제껏 나 역시, 그 누구도 학교 측에 개선을 요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고는 소시민적으로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대학언론을 시작한 계기다. 만물에 무덤덤해지지 않으리라. 이런 마음으로 동아대학보 기자가 됐지만 모든 것이 어려웠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짓눌리던 나는 학업과 대외활동, 대학기자 활동을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었지만 그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무거운 짐이었다. 특히 학보 기자 활동은 기획 회의, 취재, 기사 작성, 조판이라는 사이클을 매달 반복하다 보니 가장 고된 일이었다. 이 시기를 지나 우리 손으로 만든 신문이 나오
*본 기사는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불씨' 행사의 일환으로 기고된 전직 대학언론인 활동 수기입니다. 눈떠보니 대학언론인 늦깎이 대학 언론인이 되었습니다. 대학 언론은 무릇 무엇인가를 지적하고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제넘게도(당시 학교 관계자 표현에 의하면) 학교 예산에 관한 대담을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학생자치기구인데도 잘 알려지지 않은 조직에 대한 탐사보도를 위해 학보사와 합동 취재도 시도했습니다. 모두 예상하신 데로 금방 들통 났습니다. 언론 3사(학보사, 영자신문사, 방송국) 합동 워크숍에서 학교 측 관계자에게 공개적으로 당한 면박과 비난을 훈장으로 얻고 그만두었습니다. 애초에 학번에 맞지 않는 특별대우였으니 조용히 떠나주는 게 남은 구성원에게 덜 피해 가는 방법이었습니다. 이것저것 도전해보았기에 짧지만 아쉽기보다는 함께해준 동료들에게 미안했고 누군가를 원망하지는 않았습니다. 눈감으니 독립언론인 복잡한 이슈들에 관심 끄고 살자니 생각지도 못 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모교가 어느 날 교육부의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이라는 처음 듣는 희한한 타이틀을 얻었는데 아무도 책임 있는 설명이 없었습니다. 모든 학우가 사태의 본질은 모른
*본 기사는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불씨' 행사의 일환으로 기고된 전직 대학언론인 활동 수기입니다. 차종관이 퇴임한다기에 축하한다고 했더니 관짝에 들어가 있던 나를 끄집어냈다. 벌써 10년 전 이야기다. 인간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의도적으로 상실해 자신을 보호한다고 한다. 더듬어도 기억이 잘 안나는 걸 보니 학보 생활이 고통스러웠단 증거다. 그러게 왜 학보를 해서.. 모든 문제는 마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것은 진리다 배재신문은 혼자 운영됐다. 들어가보니 국장이 없었고, 너 국장하라길래 수습도 없이 1학년 국장이 탄생했다. 선배 그게 뭐죠? 먹는건가? 발행 간격은 격주였고, 대판 4면을 혼자 썼다. 조판도 직접 했다. 데스킹도 내가 보고, 원고도 내가 작성하고, 디자인도 내가 짜다 보니 조판 프로그램인 인디자인에 바로 기사를 갈겨 넣었다. 미쳐 돌아간 거다. 당연히 퀄리티는 조악했고, 문장은 길었다. 여러 학보사의 기자를 만났다. 벤치마킹하려고 갔더니, 학보사가 얼마나 힘든지만 들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였다. 이걸 계속 해야하나 고민하며 마감을 치다가, 당연히 정신이 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마감 앞두고 하는 딴짓이 가장 재미있는 법. 하라는 마감은
*본 기사는 '2024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불씨' 행사의 일환으로 기고된 전직 대학언론인 활동 수기입니다.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그것을 말할 권리는 내 목숨을 걸고 지킬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볼테르(Voltaire) 평전에 수록된 위 한 문장은 2010년도 초반의 대학언론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대학본부의 편집권 침해에 대항하던 어느 학보사의 결단 저는 2011년에 대학에 입학한 후 교내 학보사에 입사해 정기자로 활동했습니다. 학보사실 한쪽 벽에는 졸업한 선배들이 붙여놓은 “자유언론 정론직필”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붙어있었는데, 새내기였던 제 눈에도 제법 멋있어서 볼 때마다 자부심에 가득 차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학보사 기자실 문을 열었는데, 당시 편집장이었던 선배가 벽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울고 있었습니다. 저는 어찌할 바를 몰라 조용히 문을 닫고 도망갔어요. 그 다음날 편집장이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우리가 다함께 밤새워 작성했던 몇몇 기사들이 우리가 작성한 대로 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기사에 거짓말이라곤 단 한 마디도 쓰지 않았는데 기사를 갈아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