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오전 10시, 국회의사당 세미나실에서 ‘젠더 갈등의 원인 해소 및 성평등 실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쿠키뉴스,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대언넷), 대학알리가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시작에 앞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지방 쿠키뉴스 대표, 차종관 대언넷 집행위원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성별 불평등 현실과 젠더 갈등 프레임 극복을 위한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이하 박선영 의원) “젠더 갈등은 각 세대가 각기 다른 젠더 문제를 표현하는 것”이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 펜데믹 상황에서 여실히 드러난 여성 일자리 문제, 디지털 성폭력 및 젠더 기반 폭력 등, 현재 여성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젠더 갈등 프레임에서 벗어나 확장된 범주의 성평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일곱 명의 패널이 함께했다. 김연웅 남성과 함께하는 페미니즘 활동가(이하 김연웅 활동가)는 “청년이 정치계에서 꾸며낸 현상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짚지 않은 채 ‘젠더 갈등’만을 반복하는 정치계를 비판했
짠, 여기 우연한 계기로 만난 두 남녀가 술잔을 부딪친다. 살짝 붉어진 얼굴로 꽤 즐거워하는 두 사람. 초록색 소주병들이 테이블 구석탱이에 쌓이고, 주인공들은 혀가 꼬인 목소리로 진솔하고 대범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급격히 마음의 벽을 허문다. 계산하고 나와서도 집에 가기 아쉬운지 술집 밖 담벼락에서 갑자기 키스를 시작하고, 키스는 남자주인공(거의!) 집 침대에서 이어진다. 애석하게도 방심위 심의 문제로 중간 과정은 생략. 그리곤 아침에 눈을 뜨는 두 사람. 어제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여자는(혹은 남자도) 너무 쪽팔린 나머지 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남자는 벗고 여자는 꼭 나시를 입고 있다. 대체 왜..?- 집 와서 쪽팔림에 이불킥 한 번 날려주지만, 거짓말처럼 두 주인공은 원나잇을 계기로 가까워진다. 미디어 속 원나잇 연출은 더는 낯설지 않다. 섹스 묘사하는 장면 좀 나왔다고 19금 딱지 붙는 건 옛날이야기다. 원나잇은 보통 주인공 두 명의 서사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면으로써 쓰인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원나잇 이후 드라마 속 여자주인공의 걱정이라곤 ‘아, 앞으로 저 남자 어떻게 보냐’ 뿐이다. 과연, 술김에 원나잇 한 여자들이 부끄러워하며 이
3년 만에 개최된 오프라인 퀴어퍼레이드, 모두의 행사 되다 지난 7월 16일, 서울광장이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퀴어가 서울광장에 모여 슬로건인 "살자, 함께하자, 나아가자"를 외쳤다. 이번 제23회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축제다. 그만큼 참가자들의 기대도 컸다. 들뜬 분위기 속, 트렌스젠더 활동가 박에디, 비건 퀴어 페미니스트 연극배우 이리가 사회를 맡은 무대 위에서는 브라질리언 앙상블 퍼커션 '호레이', 국내 유일 LGBTQ+ 보이그룹 '라이오네시스',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등 다양한 퀴어 공연 팀이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 한편, ‘혐오 집회’ 도 이날 서울광장 반대편에 자리했다. 혐오 집회는 매년 퀴어퍼레이드가 열릴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혐오 집회자가 부르는 아리랑 소리가 너무 커 귀가 먹먹했다. 그럼에도 퀴어퍼레이드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불쾌한 기색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이 혐오에 맞서는 방법은 ‘웃음’ 이었다. 서울광장 진입 횡단보도 앞, ‘부모님은 여전히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라는 피켓을 든 혐오집회자에게 축제 참가자들은 ‘힘내라’ ‘파이팅이다’ 라며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관련기사 : 중앙대 성평등 잔혹사 : 2014-2021 2021년 10월, 중앙대 성평위가 폐지되었다. 2014년, 총여학생회가 사라진 후 7년 만의 일이었다. 성평위는 발언권을 갖지 못했고 해당 안건 찬성측으로 나선 토론자는 없었다. 비록 졸속이라는 꼬리표를 달긴 했지만, 대학가에 몇 남지 않은 교내 여성주의 단체가 학외로 밀려나는 일은 뼈아프다. 성평위가 떠나고 남은 부실은 장애인인권위원회(장인위)가 차지했다. 장인위는 기다렸다는 듯 성평위원장에게 연락해 남은 짐을 빼 줄 것을 요청했다. 성명문이나 대자보를 발표하는 최소한의 연대도 없었다. 학내 구성원들이 폭력의 교차성에 서 있다는 믿음, 그래서 연대해 나아가야 한다는 믿음은 현실의 건조함 앞에 무너졌다. 적지 않은 중앙대의 여성 학우들도 성평위의 폐지에 찬성표를 던졌다. 성평등이 이미 충분히 이루어졌다는 총학의 입장에 동의하는 이들이었다. 이는 다시금 폐지 옹호 근거가 되어 ‘여성이 필요로 하지 않는 여성 기구의 정당성'을 되물었다. 실제로 안성캠퍼스의 총여학생회 회장은 직접 폐지안을 발의했고 이듬해 총학생회 회장이 되었다. 새로운 총학 회장은 취임 몇 달 지나지 않아 학생회비를 개인적으로 횡령한 혐의
오늘(21일)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홍익대 정문에서 권력형 성폭력·인권유린 A 교수 해임 결정을 알리면서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익대 미대 A 교수는 재학생에게 성희롱과 외모 비하 등을 일삼은 바 있다(지난 기사 참고). 피해자들은 지난해 9월 9일 홍익대 성평등상담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지난해 12월 홍익대 성폭력등대책위원회는 조사 결과 A 교수의 성 비위를 인정했으며 그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결국, 지난 5일 홍익대 교원징계위원회는 A 교수를 향해 해임 징계처분을 내렸다. 신고로부터 209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피해자의 법률대리를 맡아 징계 절차에 참여한 정상혁 사단법인 선 변호사는 “A 교수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지만, 거짓임이 탄로 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들이 여럿이었고, 피해자들의 진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당사자라면 꾸며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됐다. 피해자들이 제출한 증거가 너무나도 명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 특히 이 대학사회에서 권력형 성폭력이 더는 반복되지 않기를, 권력
퀴어는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성장한다. 유아, 청소년, 성인, 노인. 주변이 변화하고 스스로의 몸집이 커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인 중 하나인 ‘퀴어’를 둘러싼 생각들도 변모한다. 새로운 정체성을 깨닫기도 하고, 전과는 다른 고민거리를 껴안게 하기도 한다. 놀랍게도 어떤 종류의 기대감을 갖기도 한다. '대학생 퀴어' 불안정한 사춘기와 중고등학교라는 집단생활을 거쳐 온, 길목에 직장과 같은 또 다른 사회를 앞에 둔 시기 속 퀴어들. 그 사이의 퀴어들은 어떻게 변해왔고 살아갔으며 살아가려고 할까. 여기에 초점을 맞춰 퀴어 두 명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들의 일상과 그 속에서 그들과 함께 성장해온 생각들에 대해 뜯어보고자 한다. 그들은 자신의 앞에 놓인 미래에 대해선 어떤 상상과 계획을 하며 내일을 그리고 있을까. 낯선 세상에 놓인 우리는 어떤 식으로 변하고 생각하는지. 또, 깨닫는지 살펴본다. Q. 자기소개 부탁해. 닭강정 : 닭강정을 좋아하니까 닭강정이라고 불러줘. 무성애자(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 성적 지향)고 여자, 광고디자인과 다니고 있어. 오백 번 차인 여자 : 오늘 차인 전 썸녀 생일이거든. 그러니까 난 가명 이걸로 할게. 난 패션
※ 20대, 대선 이번 대통령 선거는 ‘87년 개헌 이후 최악의 선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개 돌리지 않고 우리 20대 목소리가 세상에 소멸되지 않기 위해 크게 외칩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20대, 대선’ 필진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또다시, ‘소신’과 ‘전략’사이에서 언제까지 우리는 공포 뒤에서 투표해야 하나 기표소에 들어가서 5분가량을 서서 고민했다. 결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망설여졌다. 편치 않은 마음으로 도장을 찍고 투표장을 나왔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대선을 6일 앞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사퇴하고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언론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급상승을 예상했다. 갑작스러운 단일화 소식에 “이러다가는 정말 윤석열이 될 것 같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크라잉재명’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재명도 싫은데, 윤석열은 더 싫기 때문에’ 울면서 이재명 후보를 뽑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여성 전용 커뮤니티 ‘여성시대’에 장문의 글을 게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렇다면 20대 여성은 이재명 후보
※ 20대, 대선 이번 대통령 선거는 ‘87년 개헌 이후 최악의 선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개 돌리지 않고 우리 20대 목소리가 세상에 소멸되지 않기 위해 크게 외칩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20대, 대선’ 필진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여성’이란 단어에 주홍글씨 새겨졌다 전체 예산 중 여가부 예산은 0.23% 여성가족부는 ‘공정’의 일환 ‘여성가족부 폐지’ 단 일곱 글자였다. 부연설명도 없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지난달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귀다. 파장은 컸다. 과연 여성가족부 폐지가 옳은가. 공정을 위해서라면 여가부 존치는 물론 확대가 옳다. 일곱 글자는 20대 남성(이대남) 여론도 뒤바꾸게 했다. 당시만 해도 ‘이대남’은 윤 후보를 향해 등을 돌린 상태였다. 지난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신지예 前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선대위에 영입한 탓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대남의 대변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갈등의 골이 깊어진 탓도 크다. 실제로 지난 달 2-7일에 실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20대 남성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24.8%로 더불어민주당
지난해 12월 30일 ‘중앙대학교 성평등위원회’(이하 성평위) '뿌리'의 공식 SNS 계정에 성평위 폐지 안건에 찬성한 학생 대표자 59명의 실명과 학적이 그대로 공개됐다. '뿌리'는 '2021 중앙대학교 성평등 어워즈(AWARDS)'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성평위 폐지 안건의 찬성과 반대 측 투표자들에게 각각 '걸림돌상'과 '디딤돌상'을 수여하였다. 이를 두고 "하루 종일 너무 무서워서 SNS를 다 비활성화했다"라며 자신을 걸림돌상 수상자라고 주장한 한 익명의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 회원의 글이 외부로 퍼지면서 ‘뿌리’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번졌다. 동시에 “성평위가 내부 자료인 찬성측 명단을 유출해 걸림돌상을 만든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한 커뮤니티 포털을 통해 유포되었고 논란이 짙어지자 ‘뿌리' 측은 지난달 31일 게시물을 삭제했으며 SNS 계정 또한 일시적으로 비공개 처리했다. 이후 지난 1일 ‘뿌리’는 SNS 계정을 공개 상태로 전환함과 동시에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했다. 이날 ‘뿌리'는 '걸림돌상 수상자'라는 지칭으로 대표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지적에 대해 "여성단체와 지자체가 매년 개최하는 시상의 형식을 차용한 것"
각 대학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언론들이 학보나 신문, 혹은 교지의 형태로 존재한다. 서울대학교의 ‘대학신문’, 고려대학교의 ‘고대문화’, 서강대학교의 ‘서강학보’, 그리고 성균관대학교의 ‘성대신문’이 그 예시다. 학내언론은 대학에서 발생하는 여러 이슈들을 종합해 학우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학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대학언론은 학교 외부로 시선을 돌려 사회, 정치, 경제, 문화적 현상들을 대학생의 시선에서 파악하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대학 내부와 외부를 오가며 대학생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언론의 그 존재 자체와 역할은 중요하다. 이렇듯 교내의 언론단체는 기성세대의 담론과 차별화된 ‘젊은’ 시각으로 바라본 학교와 세상을 활자로 새겨 널리 알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페미니즘’을 내걸고 활동하는 언론은 그리 흔하지 않다. 보통의 대학언론은 학교의 이름을 따와서 그 이름 뒤에 ‘신문’, ‘교지’, ‘뉴스’, 혹은 ‘타임즈(Times)’등의 단어를 붙인다. 단국대학교의 ‘단대신문’이 그 예이다. ‘00대학교 신문’은 있어도, ‘00대학교 페미니즘(여성주의) 신문’은 드물다. 학내의 공식 언론단
연인과 1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주말에는 비가 왔고 질척거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지를 맞출 생각이 신이 나 있었다. 가난한 20대들이었기에 직접 발품을 팔아 구매할 계획이어서 교동으로 향했다. 몇 군데 돌아다니다가 나름 평이 좋던 쥬얼리샵에 들어갔다. 커플링을 맞추러 왔다고 하니 직원 분께서 여러 디자인의 반지를 꺼내서 보여주셨다. 반지를 주로 나에게 끼워주시긴 했지만 처음에는 별 말이 없으셨다. 그러다 내가 애인에게 ‘언니’는 뭐가 마음에 드냐고 물어보자 갑자기 직원 분께서 우정링이라고 말씀하시기 시작하셨다. (참고로 언니는 투블럭이다.) 결혼반지는 18k로 하자는 말과 함께 디자인을 고르고 구매까지 진행한 후 나가는 길에도 직원 분은 변치 않는 우정 되시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집에 가는 길에 자본주의도 이기지 못한 호모포비아라며 농담조로 웃어넘겼지만 속이 좀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러한 일들은 사실 드물게 일어나지 않는다. 레즈비언인 나의 일상에서도, 무성애자나 양성애자와 같은 퀴어들의 일상에선 꽤나 빈번하게 발생한다. 21세기인 현대, 과거보다는 날것의 혐오를 품는 사람들은 적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과거에 비해 혐오발언이 줄었다고 볼
지난 1부에서는 ‘유니브페미’와 ‘F5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유니브페미는 새로운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를 표방하며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과 함께하고자 했다. 이들은 모두가 평등한 대학 사회를 꿈꾸고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각종 혐오가 일상이 된 대학 사회에서, 유니브페미가 새로운 개척지로 삼고 있는 것은 ‘에브리타임’이다. 에브리타임은 ‘국내 1위 대학생 서비스’라는 문구를 걸고 있지만, 정작 ‘혐오 표현’ 문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오히려 담론을 방해하는 입장이었다. 에브리타임은 일정 신고가 누적되면 글이 삭제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목소리가 아니면 배제하는 이 커뮤니티 안에서, 유니브페미는 에브리타임에게 ‘새로고침’을 제안했다. 2부에서 이들의 목소리와 프로젝트 이야기를 더 깊게 해보고자 한다. Q. ‘혐오 표현’ 하면 떠오르는 차별금지법, 최근 가장 큰 화두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에브리타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승연: 일단 차별금지법 자체가 혐오표현을 처벌하거나 규정하거나 금지하는 조항이 있는 법은 아니다. 특히나 공적 영역을 중심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이다 보니까,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학가는 온라인 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강의, 동아리, 대외활동 할 것 없이 온라인 활동으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적인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소통의 장으로 떠올랐다. 에브리타임은 학교 인증을 거친 재학생과 졸업생만 해당 학교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하고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완벽한 익명 시스템’이라는 기능을 자랑한다. 작성된 게시물, 댓글, 1:1 대화 내용 등은 익명 처리가 된다. 익명 처리된 작성자의 이름, 닉네임, 학교, 학번 등의 정보는 이용자나 게시판 관리자에게 보이거나 전달되지 않는다. 게시물의 외부 유출 역시 엄격히 막는다. 에브리타임은 기본적으로 익명성과 폐쇄성을 보장한다. 에브리타임은 전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 에브리타임의 게시판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자유게시판과 비밀게시판 같은 경우는 별도의 관리자가 없다. 이외의 게시판은 학생들이 직접 개설하고 운영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학생이 관리자가 되며, 관리자는 게시판의 글을 삭제할 권한을 갖는다. 그러나 삭제는 선택 사항이기에 게시판 성격에 부합하지 않는 글이 올라와도 관리자가 삭제하지 않으면 그대로
숙명여대 법학과에 합격한 A씨는 입학을 포기했다. A씨는 트랜스젠더(MTF)다. 태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A씨는 법원에서도 여성으로 호명됐다. 입학 사실이 알려지자 신입생과, 재학생, 래디컬 페미니즘 동아리 등에서 A씨의 입학을 반대하는 여론이 일었다. 6개 여대의 23개 페미니즘 단체는 입학 반대를 주장하는 요지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론은 확대됐다.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 성명서는 성별을 고정 불변의 정체성으로 간주한다. A씨를 “여자라고 주장하는 남자”라고 지칭하며 A씨의 입학이 “여자들의 공간을 침범하고 빼앗아 갈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여대는 여성의 권리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A씨의 입학은 그래서 허용할 수 없다. 스스로 여자라고 선언하는 남성의 침입까지 정당화할 근거로 남을 거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3월 마약을 소지한 남성이 여자화장실에서 발각된 일이 있었다. 6월엔 여장남성이 캠퍼스를 활보하며 경찰에 체포된 적 있다. A씨의 입학 반대 성명엔 정당한 기본권 요구라는 의식이 깔려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의식의 발로가 아니라는 맥락이다. 2017년 서울시교육청은 강서구 폐교부지에 장애인학교(서진학교)를 설립하
'님들의 인권의식' - 6월 5일 성소수자 모임 아스가르드의 장례식 퍼포먼스 "기해년 칠월 경오삭 스무이레날 정유, 성공회대 성소수자 모임 아스가르드는 삼가 고하옵니다. 해가 바뀌어 회대의 인권의식 돌아가신 날을 다시 맞아 지난날을 생각하니 그 청정함이 그립습니다. 요즘, 몹쓸 짓을 하는 인간들이 회대에 판을 치고 있습니다. 부디 그들을 너그러이 살피시어 그것이 잘못된 일임을 깨닫고 성소수자 혐오를, 나아가 모든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멈출 수 있게 도와주소서. 삼가 맑은 술과 좋은 쌀로 정성을 다하여 제를 드리오니 흠향하시옵소서." 사진=이지원 기자 느티아래에 난데없는 축문이 울려퍼졌다. 장례식이지만 죽은 사람은 없다. 향을 피웠지만 들이마시는 이들은 지상의 사람들이다. 기해년 칠월 경오삭 스무이레날, 2019년 6월 5일 수요일. 성공회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아스가르드는 ‘장례식 퍼포먼스: 님들의 인권의식’을 열었다. 말그대로 장례식을 치뤘다. 영정에 들어간 이는 다름 아닌 ‘인권’, 두 글자였다. 사진=강성진 기자 사진=이지원 기자 장례는 오전 11시 50분, 오후 2시 40분, 4시 10분, 5시 40분, 하루에 네 번 치러졌다. 수업이 끝나 다들 느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