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웨이즈? 젊치인? 그게 뭔데
뉴웨이즈(New Ways)는 정치판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고,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지난해 2월에 만들어진 '비영리 정치 스타트업'이다.
뉴웨이즈는 지역의 정치인(‘젊치인’)과 유권자(‘캐스팅 매니저’)를 연결해, 그 정치인을 성장시키는 것에 주력을 두는 정치 스타트업 플랫폼이다. 캐스팅 매니저에게는 다양한 젊치인들을 직접 연결시켜 동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롭게 정치를 시작하려는 젊치인에게는 더 나은 의사 결정권자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유권자에게는 폭 넓은 의사 결정권을, 출마자에게는 정치인으로서의 레퍼런스와 자원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의 목표는 이번 년도 지방선거에서 만 40세 미만 기초의원을 20%이상 당선시키는 것이다. 유 대표는 현재 한국이 심각한 ‘젊치인 부족 국가’라는 인식 아래, 2030 세대의 경험과 관점이 반영되는 의사결정을 위해 더 많은 젊치인을 배출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다가오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뉴웨이즈의 어떤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까. 뉴웨이즈의 진솔한 이야기를 인터뷰로 담아보았다.
ㅡ 올해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열리며 6월 1일에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립니다. 짧은 간격으로 치루어지는 이 두 중요한 선거에서 특히 지방선거는 ‘제2의 대선’이라고 불릴 만큼 정치판에 있어 정말 중요한 투표인데요. 이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의 20%를 2030세대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많은 감정들이 떠오르실 것 같습니다.
: 우선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는 다른데, 내년의 지방선거가 ‘제2의 대선’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있어요. 새로운 신인(정치인)들이 등장하는 데에 있어서, 아무래도 대선 직후이다 보니까, 더 많은 기회들이 축소될까 우려스럽습니다. 지방선거도 하나의 개별적인 선거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라요. 저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충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 좋겠네요. 현재는 저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저희가 목표로 하고 있는 달성치를 이룰 수 있는지를 열심히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ㅡ 뉴웨이즈를 시작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젊은 정치인들의 등장이 현재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실재적인 결과를 내는 것에 있어서 많은 난항이 예고되는 것이기도 해요. 이렇게 ‘어려운 길’에 뛰어드시게 됐는지.
: 쉽진 않긴 한데 (웃음), 구체적인 계기나 사건이 있었다기 보다는, 뉴웨이즈를 설립하기 이전 해인 2020년에,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차였어요. 그리고 다양한 개인의 역량들을 연결해서 의사결정권자로 만들 수 있는 모델을 고안하기 시작했어요. 더불어 의사결정권자를 바꾸는 과정을 모색하던 중에, 뉴웨이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뉴웨이즈가 다양한 개인들의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유권자가 투표 용지에 마지막으로 지장을 찍는 것 이전에도 투표 용지에 누구의 이름이 기재되는 가에 대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더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ㅡ <새로운 길을 당연한 길로>라는 슬로건이 인상에 남습니다.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항상 수적인 열세와 더불어 현실감의 부족이라는 비난 하에 항상 후순위로 밀려나는 듯해요.
: 그래서 저희는 ‘개인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 주력을 두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 캐스팅 매니저들을 모으고, ‘뉴타리 클럽’이라고 해서 캐스팅 매니저들을 연결하는 일들을 하는데요. 개인들이 자신의 역량과 영향력을 이해하고 그것을 발휘하면 훨씬 많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끔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ㅡ 2022년에는 그래도 2021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까요?
: 어렵네요 (웃음). 근데 저는, 조금씩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 문제는 제가 진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고 믿고, 그래서 더 노력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ㅡ 뉴웨이즈는 국민의힘과 같은 기성 정당과 업무 협약을 맺고 있는데, 이 파트너십으로 기대하고 있는 바는 무엇인지. 기성정당에서의 청년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소수정당 혹은 정당에 속하지 않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더 구체적으로 하실 예정인지.
: 뉴웨이즈는 국민의 힘을 포함해서 다양한 일곱 정당들과 협약을 맺었어요. 이 정당들과 뉴웨이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거대당 같은 경우에는 실제 공천 기회가 중요하다면, 소수 정당의 경우에는 공천 이후의 당선 가능성을 위해서 자신들을 알리는 과정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정당에 속하지 않은 분들이 정치인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해서 오시는 경우들은, 뉴웨이즈는 이 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어떻게 출마를 준비하고 정당 혹은 정치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지)를 알려드리고, 그것에 대해서 실제로 결심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또한 이들에게 캐스팅 매니저로서의 기회와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어요.
ㅡ 한국의 정치 상황이 청년들의 담론을 제대로 수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고, 뉴웨이즈 또한 그러한 목적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귀감(모델)이 되는 국가나 그 국가의 시스템이 있으신지. 그 선진적인 예시에서 한국이 수용해야할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특정한 모델이 있다고 하는건 아니에요. 그리고 뉴웨이즈는 청년정치만을 위해서 출마한 팀은 아닙니다. 물론 청년정치에는 많은 노력과 의의가 있어왔지만, 그만큼 저희는 청년정치 담론의 한계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청년정치’라기 보다는 개념적으로 ‘젊은 정치’라고 표현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뉴웨이즈는 청년 정치에 국한되어 있다기 보다는, ‘개인의 영향력의 실험’이라는 점에 더욱 집중하고 있고, 더 젊어져야 더 다양해진다는 목표를 가진 팀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른 국가의 시스템을 고려해서 만든 시스템이라기 보다는, 한국 정치 자체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가로 접근을 했어요.
ㅡ 뉴웨이즈에서 젊치인을 모집하고, 그 젊치인들과 ‘캐스팅 매니저’라고 불리는 후원자들을 연결하는 것은 ‘프로듀스 101’의 팬덤 문화를 연상시키고 있어요. 이 시스템은 여타의 선거 시스템보다 무척 획기적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러한 시스템을 고안하게 된 과정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당선자가 나올 수 있을까를 고안하다가,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니 지방선거 당선자 중 39세 이하는 6%밖에 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어요. 그렇다면 후보자가 더 다양해진다면, 당선자도 그에 따라 더 다양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후보자가 나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더 많은 사람들이 기초의원이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더 많이 결심하고, 더 많이 후보자로서 실제로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떤 결심을 돕는 데에 있어서 정보는 물론 자원 등 여러가지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캐스팅 매니저들을 모아왔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의사결정권자가 선출되는 모델을 고안한 것입니다. 이 모델은 유권자 입장에서도 유권자의 의사결정을 선거 당일 투표 용지에서 뿐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 정치 과정에도 확장할 수 있도록 하게끔 하는 모델이에요.
ㅡ 뉴웨이즈 내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비영리 스타트업인 뉴웨이즈는 이 사업을 꾸려나갈 인재들을 어떻게 채용하고, 어떤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지에 대해서 뉴웨이즈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갈등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시는 지도 궁금합니다.
: 뉴웨이즈는 지금 저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민해님과 꾸려나가고 있어요. 이 외에는 객원 파트너처럼, 뉴웨이즈의 일을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을 추가로 모집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식은,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명확하게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우리가 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리하고 그것들을 꾸준히 공유하려 하고 있습니다. 공유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다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에 더 집중해서, 그 ‘무엇’이 바뀌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부 갈등은… 없었던 것 같네요. 운이 좋게도 합이 잘 맞았어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되지 않으면 주변에 많이 물어보는 편이에요. 뉴웨이즈를 하면서 만난 다양한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거죠.
ㅡ 뉴웨이즈는 정치만큼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 것은 없다는 기획 아래, 지난해 11월에는 브랜딩 전문가를 모시고 강연을 주최한 바가 있습니다. ‘정치 산업 종사자’들은 역시 자신의 독자적인 서사를 구축해나가야하는 필요가 있고, 이 이야기가 청년은 물론 모든 세대에게 보편적인 울림을 주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젊치인’이 가져야 하는 역량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젊치인들은 사심 때문에 공동의 문제를 타협하거나 미루지 않아야 하고, 모르는 점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수정하며 배우는 자세를 취해야 해요. 차별·혐오를 지양해야하는 것은 물론 항상 열린 자세로 대화를 포기하지 않아야 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공감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젊치인’답게, 정치 환경에서 정책으로 모색하고 해법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정무 감각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해당 내용은 뉴웨이즈 홈페이지 '젊치인 모집'에도 기재돼 있다.
ㅡ 현재 ‘정치판’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치 참여·정당 가입·법안 발의 등 다양한 측면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그 중 특히 가장 개혁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 저희가 정치를 개혁한다기 보다는, 정치 산업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에 가까워요. 뉴웨이즈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의사결정권자가 등장하고 성장하는 데에 있어서 과도하게 개인의 역량으로만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사회적인 역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사회의 시스템을 잘 구축하는 것과 이 시스템에 계속해서 유권자가 개입해서 정치인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에 많이 집중하고 있어요.
ㅡ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본지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만큼, 정치에 있어서의 대학생들의 역할과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신 바가 있을까요? 이제 대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세대가 되어가고, 확실히 교육 및 주거 정책에서 대학생들의 입지를 기성정치에서도 인정하고 이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여러 정책을 제안하기도 해요.
: 꼭 대학생이라기 보다는, 누구나 자신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영향력을 인지하고 이해한다면, '내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걸 생각하기 시작하면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는 결심이 생겨요. 대학생 분들도, 내가 만약에 이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내가 더 많이 노력하지 않아서,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공간과 시스템이 어떤 문제가 있을까'라고 한 번 질문을 해보시길 바라요. 이 질문에 대해서 내가 해볼 수 있는 작은 시도의 힘이 있다면, 그것들을 발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