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그 누구도 잘나지 않았다

  • 등록 2022.03.10 1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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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대선

 

이번 대통령 선거는 ‘87년 개헌 이후 최악의 선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고개 돌리지 않고 우리 20대 목소리가 세상에 소멸되지 않기 위해 크게 외칩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20대, 대선’ 필진이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20대 대선,

혐오를 먹고 자란 분열의 정치 결과

 

尹 막무가내식 국정 운영말고 협치로 나아가야

 

李 선거 패배, 성찰하라

 

 

 

 

 

 

장장 124일간의 유례 없는 비호감 대선이 마무리됐다. 여느 때보다 치열했다. 개표 막바지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승부였다. 그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48.56%를 득표해 신승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7.83%를 얻었다. 두 후보 간 표 차는 단 0.73%p, 24만 7,077표 차였다. 중소도시 인구 수준이었다.

 

여기서 두 후보 모두가 알아야 하는 사실이 있다. 누구 하나 잘 나서 그만큼 표를 받은 게 아니다. 유권자들은 단지 상대편이 집권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발휘한 것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후보들을 찍은 이들이 많다. 과연 분열의 결과다.

 

 

표 차를 두고 봤을 때 나라가 두 개로 쩍 갈라진 걸 알 수 있다. 지역으로, 이념으로, 세대로, 젠더로 나뉘었다. 혐오 정치, 분열 정치의 도래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대로서 눈여겨볼 것은 단연 젠더였다. 20대 남성·20대 여성이 판이하게 갈라진 득표율이 말한다. 20대 남성 가운데 58.7%는 윤석열 후보를 택했지만 20대 여성 58.0%는 이재명 후보를 뽑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펼친 ‘이대남’ 올인 전략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공약을 내세워 이대남의 표심을 사는 반면 ‘이대녀’의 반발을 샀다. 그렇다 보니 20대 여성이 이재명 후보에 결집하게 된 기폭제가 된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젠더 갈라치기’ 전략은 성공했다. 득표의 결과로써 확인됐지 않은가. 20대를 젠더로 나눠버린 이상 앞으로의 선거에선 젠더가 분열된 양상을 보일 것이다.

 

혐오를 먹고 자란 분열의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낳고 그 말로는 국가를 파멸의 길로 접어들게 할 것이다. 그러니 윤 후보는 승리감에 도취하지 않길 바란다. 0.73%p의 격차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갈라진 사회를 다시 봉합할 통합의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윤 당선인이 스스로 당선 소감으로 “경쟁은 일단 끝났고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앞으로의 윤석열 정부 5년은 어떻게 펼쳐질까. 윤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후 즉시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문했다. 여성들의 반발이 있지만, 지지자들만 바라보며 밀어붙인다. 후보 당시 “최저시급제나 주 52시간제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듯 노동자 보호 정책의 후퇴를 촉구한다. 물론 이는 일어나선 안 될 필자의 상상이다.

 

윤 후보가 대통령 당선을 함으로써 행정부 권력은 국민의힘이, 입법부 권력은 국회 179석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는 ‘분점 정부’ 형태가 펼쳐진다. 이는 협치가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 된 것이다. 더는 혐오의 정치와 분열의 정치가 아닌 통합의 정치를 펼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군주론』(강정인 외 1명 역, 2015)에서 “군주의 대처방식이 시대와 상황에 적합할 때 성공하고, 그렇지 못할 때 실패하게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패하지 않는 행정부를 만들려면 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국정 운영을 하라.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이재명 후보 측은 이 정도면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자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패배의 원인을 애꿎은 외부 탓으로 돌리려 하지 마라. 후보와 자당 내부는 왜 상대 진영의 표를 얻어오지 못했는지 성찰해보길 권한다. 그들은 ‘붕어빵 대선’이라고 불릴 만큼 공약에 있어서 윤 당선인과의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높은 정권교체 여론에 맞설 정책적 우월성을 내세우지 못한 탓이다. 과연 그들은 5년 뒤 권토중래(捲土重來)할 수 있을까.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박주현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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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 기자 parkhyun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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