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을 둘러싼 오늘날의 혐오

  • 등록 2022.04.23 17: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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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북구 대현동에서는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 지방법원은 지난해 12월 1일, 사원 건축주가 북구청장 상대로 냈던 소송에서 건축주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주민들의 지속적인 반대로 인해 대치상황이 1년이 넘은 지금, 여전히 건물 공사를 하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아래의 사진은 북구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상황의 전개이다.

 

 

과거, 청와대 국민 청원에 ‘거대한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함께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을 가진 글을 통해 이 갈등은 공식화됐으며 주민들은 주변 교회 세력과 손을 잡고 반대단체를 만들어서 저항하고 있다. 현재 동성로와 이슬람 사원 건립이 예정된 지역 부근에는 이슬람 사원 건설에 반대하는 현수막과 이들에 대해 비판하는 현수막이 함께 걸려있는 상태이다.

 

 

 

 

이슬람과 관련한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8년, 예멘에서 시아파 반군과 수니파 정부군 간의 내전을 피해 500여 명의 난민이 입국했다. 이 당시에도 난민 수용 반대 청원 글이 올라왔으며 서명한 사람의 수가 자그마치 70만 명에 달했다. 또, 최근 탈레반에 점령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난민들이 입국한 상태다. 역시나 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드러내며 불안해하는 여론들이 조성되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 인구수는 약 6만 명으로 0.11퍼센트에 해당한다.  이슬람 사람들의 이주를 반대하는 이들의 입장은 대부분 ‘폭력’으로 귀결된다. 사원 건설 예정지 부근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다음과 같이 ‘참수’와 같은 워딩을 사용하여 공감을 많이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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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호신용 무기를 들고 다녀야겠다', '이제 무서워서 학교 못 다니겠다'와 같은 글들을 낯설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주민들도 숫자가 늘면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놀라운 건 이슬람 사원 건설을 반대하지 않는 이들도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이기에 이슬람 사원 건설을 반대하지 않지만 무슬림의 폭력성이 실재하는 게 아니냐며 걱정을 표했다.

 

“무슬림은 잠재적 테러리스트다”

“쿠란은 폭력을 조장하는 책이다”

“무슬림 개인은 좋은 사람일지라도 그 수가 많아지면 폭력적이게 된다”

 

이슬람에 대한 선입견 형성은 SNS나 뉴스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전파된다. 실제로 많은 경우 IS나 탈레반을 모든 무슬림과 동일시하는 인식을 보였고 SNS상 정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도 다분하다. SNS상 떠돌던 유아 살해 사진이나 여성을 집단 강간하는 문화가 있다는 등의 근거가 없는 거짓뉴스로 인해 그들의 이미지를 고착시킨다.

 

뿐만 아니라 원색적인 혐오도 존재한다. 

 

“냄새난다”

“시끄럽다”

 

초기에는 교통문제와 같은 거주환경과 관련된 반대의견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으로 넘어오면서 주민들은 폭력적이고 원초적인 이유를 들며 반대를 하고 있다. 

 

"여성들이 위험하다"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왜 그렇게 변화하게 된 걸까. 

 

이에 대해 대구 참여연대 측은 “갈등이 깊어지고 반감이 커질수록 반대편에 대한 자극적 정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감정이 또 다른 이유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현재처럼 원초적인 이유를 가지고 반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자신의 주장을 이어가는 데는 반대세력인, 외부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사례와 함께 대중의 공포심을 조성하고 있는 거라 생각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대구에는 이슬람 사원이 서구와 달서구에 존재한다. 특히 달서구에는 산업단지 인근이라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 이슬람 사원이 가장 많다. 이런 달서구에서는 이슬람 사원과 관련하여 민원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한다. 또한, 대구 성서 경찰서와 달서 경찰서에 따르면 무슬림과 관련해서 범죄가 일어났던 적도 없었다.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 혐오임에도 가지를 잔뜩 뻗은 매스컴을 타고 그 크기를 부풀려 가고만 있다.  

 

이런 현상을 바로잡지 못하면 당장 우리 다음 세대의 아이들과 함께 살아갈 이주민들의 자녀들은 언제나 ‘외국인’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언제나 늘 그랬듯 근거 없는 혐오에 갇혀서 말이다.  

 

"헌법에 위배되는 종교차별, 인권침해입니다."  

 

대구 참여연대의 의견처럼 우리가 혐오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이 모든 상황이 인권침해, 즉, 사람을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환경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지금, 탄생과 더불어 조건 없이 세상에 사람으로 입장한 존재들이 그때의 인정과 환대를 기억하고 실천할 필요성이 강하게 요구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구 참여연대 측은 사회적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북구청은 주민들이 호소하는 소음문제, 쓰레기 문제, 주차문제 등을 조사해 정확한 부분을 파악하여 제시했다. 더불어 주민들도 막연한 감정으로 학생과 싸우는 게 아니라 주민대책위와 이슬람 학생 공동체, 경북대와 시민단체 나아가 대구시도 참여하는 성숙한 사회적 논의를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갈등관리위원회 등 시와 자치구에서 적극적인 행정개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무슬림 학생 역시 본 사건이 ‘외국인’이기에 겪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워 했지만 함께 논의를 통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주민들과 보다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거라 기대했다.

 

김현영 기자 khy4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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