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학생회가 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대한 피해보상으로 약 3억 3천만 원을 청구한 대학 본부를 규탄했다. 총학은 학생과의 소통은 피하면서 피해 금액으로 겁박하는 학교 측의 태도를 지적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응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5일 14시, 동덕여자대학교 제57대 총학생회 '나란'은 학교 본관 앞에서 '피해보상 청구 규탄한다, 대학 본부는 학생과 소통하라'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건물 앞에 모인 20명가량의 학생은 '돈으로 겁박 말고 논의 테이블 마련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3억 3천만 원'이 적힌 피켓을 찢어 던지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학교 측이 청구한 3억 3천만 원은 지난 12일 개최 예정이었던 '2024 동덕 진로, 취업 비교과 공동 박람회'를 동덕여대 학생이 점거하면서 발생한 손해액이다. 학생들은 지난 11일부터 학교의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하며 근조 화환 설치, 과잠 시위, 점거 농성 등을 하고 있다.
시작은 이달 초,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학교가 공학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였다. 총학생회는 교무회의에서 공학 전환이 논의될 예정임을 확인했고 철회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게재했다. 지난 11일 17시에는 처장단과의 면담을 예정했다. 학생들은 오전 10시부터 피케팅과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며 면담을 기다렸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나도 처장단은 나오지 않았고 20시부터 총학생회가 본관을 점거하면서 본격적인 시위가 전개됐다.
총학생회장 최현아는 기자회견에서 "총장과 처장단에게 수일에 걸쳐 면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 하나 마련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학교 측의 불통 행정을 비판했다. 뒤이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학교 본부와의 소통"이라며 "농성과 점거를 해제하기 위한 겁박을 멈추고 논의에 응해달라"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오는 20일에 학생총회를 열고 공학 전환에 관한 학생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총학 측은 "대학 본부가 학우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재현 기자(screamsol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