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등록금 5.1% 인상에... "간편하지만 무책임한 대안" vs "실질적인 학업 환경 향상 기대"

  • 등록 2025.02.24 15: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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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등록금 의존율 60%...심각한 수준
비교적 저렴한 등록금과 치솟는 물가 고려하면 인상 불가피해
인상분이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길 바란다는 데 이견 없어

지난 1월 17일 경희대학교 등록금의 5.1% 인상이 결정되며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인상이 결정되기 이틀 전, 서울⋅국제 양캠퍼스의 확대운영위원회 회의에서 출석인원 중 ⅔ 이상(서울 67/100, 국제 48/53)이 각각 찬성하며 등록금 인상 찬성안이 가결됐다. 처음 학교 측은 법정 상한선인 5.49%를 제안했으나, 학생 부담을 완화해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여 5.1% 인상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에 학교의 재정적 어려움을 왜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2021년 발표된 ‘(사)대학교육연구소’의 경희대 재정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경희대는 교비회계 수입총액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60%가 넘는다. 교비회계는 등록금 수입과 비등록금 수입으로 구성되는데, 비등록금 수입에는 법인전입금, 국고보조금, 기부금이 포함된다.

 

재학생 남 씨(철학과, 18학번)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려 “비슷한 규모의 서울권 사립대들의 등록금 의존율이 50%인 데에 비하면 심각한 수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본보는 경희대 서울캠퍼스 예산팀에 “등록금 의존율을 어느 정도(%)까지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인지 문의했지만 예산팀은 경영상의 주요 정보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절했다. 이어 남 씨는 “등록금 인상이라는 간편하지만 무책임한 대안은 수익자부담원칙만을 강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경희대 예산팀은 경희대가 서울 지역 주요 사립대학 7개교 중 가장 낮은 편이라며 등록금 인상 필요성을 호소했다. 학교 측이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평균 약 40만 원 이상이 저렴한 수준이다.

 

경희대의 등록금 인상률 5.1%는 수도권 내 타 대학 대비 0.2% 가량 높다. 그러나 인상 전 등록금 액수가 타 대학에 비해 약 40만 원이 저렴해 최종 등록금은 타 대학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재학생 A 씨는 “치솟는 물가상승률과 16년간 동결되었던 등록금을 고려하면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인상분이 장학금 확충, 학생 복지 강화, 노후화된 시설 개선 등 학생들의 학업 환경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사용되길 바란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재학생 B 씨는 “(등록금 인상이) 마냥 좋지는 않은데 학교가 시설적으로도, 질적으로도 개선된다면 반대할 생각이 없다”며 A 씨와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등록금 인상에 따라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학생들은 이미 인상이 결정된 만큼 인상분 활용 방안과 사후 논의가 더 중요하다며 학교의 적극적 소통을 바라고 있다.

 

학교 측은 학생의 만족도 및 위상 제고를 위해 전액 재투자할 것을 원칙으로 하며, “등록금 인상분과 관련하여 학생 대표들과 협의하고 안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등록금 인상과 관련해 수강신청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경희대 에브리타임에서 한 재학생이 “등록금을 올리는 이유가 강의 여건 및 학교 재정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그 돈을 수강신청 제도와 수강 가능한 정원 규모를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얻어 인기 게시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에 등록금 인상분 예⋅결산 보고를 받을 수 있도록 자리 마련을 요구했으며, 더 많은 학생들이 학교 본부와 직접 소통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수연 기자(jsyeon1013@gmail.com)

정수연 기자 jsyeon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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