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에 ‘위기’라는 꼬리표가 달리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3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렇다. 대학언론은 오늘도 위기다. 위기론의 지속은 ‘무엇이’ 위기인지, ‘얼마나’ 위기인지, ‘어떻게’ 이 위기를 헤쳐갈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조차 희박하게 만든다.
[대학언론 대담]은 방향 전환의 시도다. 늘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대학언론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들이 느끼는 어려움, 그들이 느끼는 뿌듯함, 그들이 느끼는 문제점, 그들이 떠올린 해결책을 듣는다. 정답은 없다. 명확한 해결 방안도 없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많은 대학언론인들은 이야기한다. 대학언론은 존재해야 한다고, 대학언론은 필요하다고 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왜’와 ‘어떻게’다. 대학언론은 왜 이어져야 하는가? 대학언론은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가? 대학언론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강예본(강) : 안녕하세요, 올해 2학기부터 <이대학보> 편집국장을 맡게 된 기독교학과 22학번 강예본입니다.
노우주(노) : 안녕하세요, 역시 2학기부터 <이대학보>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 부장을 맡게 된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24학번 노우주입니다.
Q. <이대학보>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강 : <이대학보>는 1954년 2월 12일 학내외 소식을 보도·논평하고 학생들의 교양 함양과 학구 상활을 도우며, 학교·학생·교직원·동창·학부모 및 일반 독자의 상호간 유대 강화와 올바른 여론을 형성할 목적으로 창간되었습니다. 현재는 편집국과 취재1~3부, 취재미디어부, 사진부,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로 구성되며, 대부분의 운영과 실무는 학생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생 기자는 크게 편집국장, 편집부국장, 부장, 정기자로 구분하고, 그중에서도 편집장은 모든 편집 사무를 관장하고 대내외적으로 <이대학보>를 대표하는 역할을 합니다.
Q. 언제 처음 대학언론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는지.
강 : 대학언론인으로 일한 지는 이제 3학기가 지났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내 글에 힘이 실렸으면 좋겠다’, ‘신뢰도 있는 글을 작성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학보사에 들어오고 싶었고요. 또 학교에서 궁금한 일들이 많았는데, 그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시작으로 대학언론에 참여하게 된 것 같습니다.
노 : 저는 사실 입부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어요. 작년 12월에 처음 <이대학보>에 들어와서 이제 반 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원래도 언론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이대학보> 외에 다른 활동에서 마케팅 팀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해요. 기사를 쓰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이 좋은 기사를 찾아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조금은 생소할 수 있는 부서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Q. 현재 대학언론이 마주한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강 : 독자가 없다면 신문은 제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가장 큰 위기로 학생 독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걸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물론 대학언론은 기성 언론과 달리 대학의 상황을 기록하는 역할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언론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은 지금 중요한 사건을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이러한 관점에서 독자가 줄어든다는 건 결국 대학언론인을 무력하게 만들 수밖에 없으니 가장 큰 위기로 독자의 감소를 생각했습니다.
노 : 독자 수가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실 더 큰 문제점은 독자와의 거리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언론은 분명히 학생 사회를 가장 잘 알고, 가장 가까이에서 비출 수 있는 매체잖아요. 그럼에도 학생들이 ‘언론’이라는 단어가 주는 거리감 때문인지 대학언론도 멀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제 주변 동기들이나 친구들에게만 물어 봐도 <이대학보>가 전하는 이야기들을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독자들의 일상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기사가 나와도 읽히지 않고, 결국 대학언론의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리라고 생각합니다.

Q.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지.
강 : 사실 <이대학보>는 지면 발행을 1천 부만 하기도 하고, 지면이 발행되는 월요일이면 손에 신문을 들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서 크게 위기라는 생각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 지난해 <이대학보> 70주년 기념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니까, 응답자의 4분의 1이 낮은 전문성과 신뢰성 등의 이유로 학보를 전혀 읽지 않는다고 답변했어요. 또 웹사이트 조회수도 생각보다 낮거든요. 종합적으로 독자가 점점 적어지고 있다는 걸 이제는 느끼고 있습니다.
또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거의 50%의 학생들이 학내 배포대를 통해서 <이대학보>를 접하고, 의외로 도메인 주소를 몰라서 인터넷으로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도메인 주소를 많이 알리기 위한 작업을 이어 가고 있어요. 예를 들면 이번 학기부터는 학보 첫 면 <이대학보>라는 이름 옆에 바로 홈페이지 QR을 삽입하고 있어요. 바로 도메인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거죠.
Q. 대학언론의 위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강 : 조금은 정형적인 대답일 수 있지만 대학언론만이 쓸 수 있는 기사를 쓰고, 대학언론만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취재원을 찾아가서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기자들이 기획안을 가져오면 제가 가장 많이 던지는 말이 ‘그래서 이걸 왜 <이대학보>에서 써야 하느냐’는 질문이거든요. 반드시 다루어야 할 청년 이슈가 있다면 이화여대 내에서 취재원을 많이 찾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일례로 <이대학보>는 타대와는 달리 여성 섹션을 따로 내거든요. 특정 사회 이슈에 대해 20대 여성의 반응에 주목하는 등 비슷한 사회 이슈라도 기성 언론과는 다른 시각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죠. 대학언론의 의미는 그런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부분으로는 대학언론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사를 작성할 때는 학교 부처와 통화하며 관련 자료를 모두 받고, 직접 이해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결과물을 기사에 녹여내는 방식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취재원을 언급할 때 가능한 실명으로 언급하는 것도 노력의 일환이죠.
노 : 아무래도 매체 환경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잖아요. 이제는 종이 신문과 글 자체가 사람들에게 가볍게 다가오지 않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대학보>도 2016년부터 인스타그램 운영을 시작했고, 2018년부터는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의 전신인 뉴미디어부를 신설해 본격적으로 새로운 매체 환경에서 기사를 다루기 시작했죠. 결국에는 기사 소재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다양한 시도가 필요해요. 학생들이 ‘나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매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에 대해 소개해 줄 수 있는지.
노 : 마케팅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는 대학언론이 흔하지는 않을 텐데요. 처음 전신인 뉴미디어부가 만들어 졌을 때는 카드뉴스 형태의 콘텐츠들이 유행해서, 그걸 중심으로 SNS를 운영하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지금과는 명칭이 다르죠. 활동이 이어지면서 부서 내에서도 직접 취재를 통해 1차 콘텐츠 제작을 희망하는 기자와, 기존 기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마케팅 활동에 흥미를 느낀 기자 사이에서 지향점 차이가 생겼다고 들었어요. 현재 전자는 취재미디어부로 개편되어 영상, 인터렉티브 기사 등 뉴미디어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형식의 기사 콘텐츠 제작을 맡게 되었고, 후자는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로 업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는 3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뉴스레터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는 공동으로 진행되죠. 제일 일반적인 홍보 수단인 인스타그램과 에브리타임을 메인으로 운영하면서, 기사 발행과 기사 콘텐츠가 같은 호흡으로 업로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잠시 운영을 멈춘 상태이지만 이번 하반기부터 X(구 트위터) 운영도 재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매주 수요일마다는 주요 기사들 중 일부를 선정해 구어체로 요약한 뉴스레터를 발송합니다. 뉴스레터 제목으로는 유행하는 어구나 밈을 넣는 경우가 많아요. 안 열어 볼 수 없는 메일을 만드는 거죠. 지난 학기에는 제가 담당했는데요. 밈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웃음) 최선을 다해서 운영했습니다. 사실 2020년쯤 기성 언론에서도 뉴스레터 유행이 있었거든요. 거기에서 레퍼런스를 많이 찾았고, 제가 개인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뉴스레터도 몇 개 있어서 참고했죠. 클릭해 보고 싶으면서도 너무 늘어지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기준으로 600명 정도가 구독하고 계시네요.
Q. 일반적인 대학언론 콘텐츠 외에 새롭게 시도하는 방향이 있다면.
노 : 정기 콘텐츠 제작 외에도 온오프라인 마케팅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여러 기획을 고민하고 있고요. 사실 다른 대학언론은 기자들이 직접 인스타 콘텐츠를 제작하시는 경우도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대학보>는 피드 디자인 개편, 기사 요약 등 마케팅 전반을 저희 부서에서 전담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채널 외에도 매년 5월 대동제 기간에 부스를 운영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는 등 독자들을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에는 신문 모양의 포토 프레임 ‘학보네컷’을 직접 만들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하고, 포춘 쿠키를 증정하는 이벤트 부스를 통해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와 뉴스레터 구독자 수를 크게 늘리기도 했습니다.
강 : 이번 학기부터 인스타그램 피드 한 줄(3개 게시물)을 전부 활용해 새로운 학보에 어떤 기사가 있는지 바로 들어가서 볼 수 있도록 인스타그램 피드가 개편되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가 직접 기획한 콘텐츠가 있어요. 편집국장, 부장처럼 <이대학보>의 구성원과 대학생인 개인을 구분해 각 기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는 게시물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자가 어딘가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거나, 원래 알고 있던 기자들을 보면 친근한 마음에 그 사람의 기사를 찾아보기도 하거든요. 주변에서도 이 콘텐츠를 보고 <이대학보> 기자들과 친해진 느낌이라고 많이 이야기했는데, 기자뿐만 아니라 독자 입장에서도 너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노 : 저는 학보 소속이다 보니까 기자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잖아요. 그럴 때마다 매력적인 분들이라고 생각을 많이 해요. 또 <이대학보>는 교수부터 졸업생까지 다양한 분들이 보지만 아무래도 메인 독자는 학생들이잖아요. 이 점을 고려해 <이대학보> 기자들도 결국 이화여대 학생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고자 했습니다. 학보 소속 기자님들의 이야기를 기자로서의 삶, 이화여대 학생으로서의 삶, 이렇게 나누어서 소개해 보면 좋겠다는 취지로 기획했어요.
Q. 콘텐츠 기획 과정에서 중시하는 부분이 있는지.
노 : 저희가 기획하는 모든 콘텐츠의 핵심은 학생들이 기사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친근하게 읽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입니다. 신문을 ‘어렵고 딱딱한 것’, 기사를 ‘나와는 상관없는 글’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거리를 다시 좁히는 건 어려워요. 그런데 사실 잘 들여다보면, 대학언론은 모든 학생 하나하나와 너무나도 밀접한 이야기들만 골라서 다루는 거잖아요. <이대학보>를 억지로 찾아보지 않아도 일상의 한 부분처럼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가 가장 중시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죠. 앞서 이야기한 ‘요즘 방식으로’ 기자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같은 취지고요.
강 : 지금 개편된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각 학보 기사 소개 게시물을 보면, 1면에 있는 기사보다는 학생들이 가장 흥미로워할 주제를 담거든요. 아무래도 뒷면에 있는 기사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어려우니까요. 대표적으로 최근에 올라간 1707호를 보면 뒷면에 있던 싱크홀 관련 기사가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메인으로 올라갔죠. 당시 서울 전역에서 싱크홀이 발생하던 시기였거든요. 학생들이 관심 가질 주제에 가장 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기획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인터렉티브 기사나 해외 취재도 눈에 띄었다.
강 : 인터렉티브 기사는 취재미디어부의 시도에요. 취재미디어부에서 ‘정신병’이 밈처럼 활용되는 실태에 대해 작성한 기사가 있었거든요. 내용이 좋다 보니 글 기사로만 내기에는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이런 밈이 많이 도는 X(구 트위터)의 형식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기사 이야기가 나온 거죠. 마침 취재미디어부에서 관련 제작을 할 줄 아는 분이 있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노 : 앞서 이야기했듯 취재미디어부는 뉴미디어부가 개편되며 생긴 부서거든요. 처음에는 취재와 콘텐츠 제작을 병행하는 1차 콘텐츠 생산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기성 언론들도 ‘스브스뉴스’나 ‘크랩’처럼 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독자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잖아요. 그런 부분들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다들 의지가 엄청 넘치죠.
강 : 해외 취재는 한 학기마다 이화미디어센터(이대학보, 이화여자대학교 영자신문 Ewha Voice, 이화여자대학교 방송국 EUBS)에서 각각 한 팀을 뽑습니다. 각 팀이 원하는 지역, 원하는 내용의 기획안을 제출하면 각 언론사마다 한 팀을 선정해 인당 30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지원해 주죠. 최근에는 세계에서 이화여대의 리더십을 빛내거나, 특별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이화는 흐른다’로 해외 취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이화여대는 대학언론인에 대한 지원이나, 대학언론의 자율권 보장이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강 : 좋은 편이라고 들었어요. 매년 학교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에서 중요도 1순위로 학내 언론이 꼽히거든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 주시죠. 또 <이대학보>는 총장 직속 기관이거든요. 다른 학교 부서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거죠. 게다가 <이대학보>도 어느덧 70주년이 넘었는데, 선배들의 애정이 여전합니다. 지금 인터뷰를 진행하는 여기도 70주년 기념으로 선배들이 지원해 주셔서 리모델링한 공간이에요.
편집권도 마찬가지죠. 최근에 다른 대학언론 편집국장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본 경험이 있었는데, 다른 대학에는 주간교수나 담당 선생님이 기사 주제나 내용을 검토하는 절차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대학보>의 주간교수님은 기사 주제 선정이나 작성 자체에 제한을 두시기보다는 피드백해주시고, 도움을 요청드리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이대학보>는 국내 최초로, 기성 언론보다도 이른 2005년부터 FCD(Fact Checking Desk, 팩트체킹데스크)를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취재원으로부터 자료를 받거나 인터뷰를 하면, 기사가 나가기 전에 “본인이 제공하거나 인터뷰한 내용이 이렇게 나가는데,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 맞느냐”고 체크하는 거죠. 이외에도 기사 각 문장의 근거 자료 확보, 공식 기관과의 소통을 통한 날짜 및 수치 재확인, 기자들 간의 크로스 체크도 이루어져요. 그러면서도 규정에 근거해 지면 발행 이후에는 수정이 불가능하며, 오직 사실관계 오류가 있는 경우에만 수정할 수 있다는 원칙을 단호하게 안내드립니다.

Q. 위기에도 여전히 대학언론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강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대학언론은 시의성에 따라 당장 학우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과 현재를 기록하는 역할, 두 개를 동시에 수행해야 해요. 만약 한 명의 학생이라도 우리 학보에 관심을 가진다면 저는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성 언론이 하나의 대학에만 집중해서 그 대학의 세부적인 일들을 자세히 담을 수는 없으니까요. 바로 그 역할을 대학언론이 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언론은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 : 대학언론은 대학이라는 집단 내의 이야기를 가장 깊이 다룰 수 있는 매체인 동시에, 대학과 대학 밖 사회를 연결할 수도 있어요. 기성 언론이 포착하기 어려운 대학의 이슈를 다루는 취재도 대학언론의 고유한 기능인 거죠. 결국 대학언론인의 노력이 있어야 거시적인 측면에서 대학의 존재가 지워지거나 옅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봐요.
사실 저는 언론이나 글 자체에도 관심이 많아서 기자로 지원할지 마케터로 지원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마케팅은 직접 해 보지 않으면 알린다, 홍보한다는 정도로만 생각이 드니까요. <이대학보>는 저도 구독자였던 입장에서, 제가 직접 쓰고 싶다는 생각보다, 이렇게 좋은 기사들을 주변에 더 많이 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던 거죠. 그래서 마케터로 처음 지원했고, 지금도 마케터로 대학언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강 : 흥미가 가는 주제의 기사들부터 천천히 관심을 가지길 시작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학보 1면에 올라간 기사가 아니더라도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메인으로 올리는 기사들이 대표적이죠. 원래 지면을 전부 읽지 않더라도 쓱 훑어보고, 관심 있는 기사부터 읽기 시작한다면 옆에 있는 기사들로 점점 확대되니까요.
노 : 학보를 너무 무겁게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대학보>도 학내외 이슈를 다채롭게 다루고, 학생들의 목소리를 많이 담으려고 노력하거든요. 디지털콘텐츠마케팅부도 어떻게 좋은 기사들을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여러 고민과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니, 스치듯 한 번씩 학보를 찾아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언론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독자는 줄어들고, 남은 독자들마저 대학언론을 ‘나와 상관없는 무언가’로 생각한다. 바로 그 지점을 뒤집기 위해 누군가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로, 누군가는 지금껏 보지 못한 형태의 글로, 누군가는 뉴스레터와 SNS로 독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대학언론인들의 새로운 시도와 노력이 이어질 때, ‘모든 학생 하나하나와 너무나도 밀접한 이야기들’은 결국 그들에게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