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을 사는(purchase) 방법

  • 등록 2019.09.26 21: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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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회적 경제는 국가나 기관마다 다양한 관점으로 해석되고 정의된다.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은 ‘사회적 가치를 우위에 두는 경제활동’이다. 이윤과 효용이 중심인 시장경제에서 파생된 여러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대안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소득 양극화, 사회적 불평등 및 환경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상호 협력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기업이 바로 ‘사회적 경제 조직’ 즉 ‘사회적 기업’이다. 

그렇다면 사회적 경제는 무엇으로 구성돼있을까? 사회적 경제의 주체는 크게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사회적 협동조합, 자활기업 및 마을기업 등이 있다. 그중 한림대학교 부근에 위치한 ‘사회적 기업’, ‘자활기업’ 그리고 ‘사회적 협동조합’을 중점으로 소개하며 사회적 경제를 구성하는 여러 형태에 관해 설명하려 한다.

무분별한 소비? 분별력 있는 착한 소비!

유행에 민감한 현대 사회에서 이에 발맞추지 못하는 사람은 뒤처진 사람으로 낙인(Stigma)찍히기 십상이다. 하지만 최신 유행하는 옷, 최첨단 가전제품을 구매하기 전, 정말로 그것이 나에게 필요한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최신 동향을 이끄는 명품 브랜드 중 한 브랜드는 자신들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 일명 ‘남은 재고 태우기’를 시행하다 적발됐다. 환경 문제가 중대한 사안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이 같은 사건이 알려지자 대량생산으로 인한 희소자원 낭비 및 환경오염에 대한 국제적 우려와 비난이 쏟아졌다. 위상(位相)을 지키려다 위엄(威嚴)을 잃은 셈이다. 이렇게 우리의 소비는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일본의 환경단체 아사히글라스 재단(The Asahi Glass Foundation)이 제공한 환경멸망시계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환경파괴가 지속될 경우 지구에 남은 시간은 단 3시간뿐이라고 발표했다.

이 시간을 늦추기 위해 환경보호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으로 팔호광장 부근에 위치한 ‘아름다운가게 춘천점’이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지역주민들의 기증품으로 운영되며 무분별한 소비로 인해 버려지는 옷가지들이나 물품의 선순환을 도모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아름다운가게 강원본부의 본부장이자 춘천점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이민우 씨는 “아름다운가게에서 만들고자 하는 아름다운 세상은 시민들이 ‘함께’ 나눔과 물건의 선순환에 참여하는 세상”이라며 사업에서 얻은 수익금의 일부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 노인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참여 방법으로는 크게 물건 기증, 물건 구매, 그리고 ‘활동 천사’로써 자원봉사활동이 있다. 또한 한림대학교 ‘사회봉사활동 2분반’수강 시 아름다운가게를 선택하면 학기 중에 활동천사로 활동하며 1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한림대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 이민우씨는 “매니저인 저 자신조차도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그렇지만 물건을 사기 전 정말 필요한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분명히 무분별한 소비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기보다는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환경보호에 참여하고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것을 부탁했다.

 

복지의 순기능,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실현하는 ‘자활기업’

‘자활기업’이란 1인 이상의 저소득층을 고용하는 것을 의무로 하며 근로 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사회적 자립을 돕는 기업이다. 복지의 덫에 노출되는 위험을 낮추고 자주적 경제활동을 통해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 지속가능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참된 복지의 순기능이다. 자활기업은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한 부모 가정 및 경력단절을 대상으로 자활센터에서 직업교육 및 훈련받은 사람을 고용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림대학교 부근 직원협동조합으로는 구 정문에 위치한 샌드위치 전문점 ‘빅샌(Bigsand)’과 음식점 ‘함께밥상’이 있다.

빅샌은 취약계층을 지속해서 고용하고 이들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는 자활기업으로 한림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늦게 가면 못 먹는 수제 샌드위치 집’으로 유명하다. 빅샌의 사장 김희순 씨 또한 자활센터를 통해 직업교육을 받고 전문 제빵 및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 후 자립한 자활복지의 결실이다. 앞으로 빅샌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김희순 씨는 “현재 고용된 직원들이 추후 사회로 나가 또 다른 빅샌을 세우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저소득층의 경제적 자립을 이끌어 이들이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도록 지원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빅샌 건너편에 위치한 함께밥상 역시 자활기업이다. 함께밥상은 자율적으로 음식을 배식받도록 하여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서고 저소득층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경력단절 및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가격 대비 푸짐하고 맛 좋은 음식을 제공하며 한림대학교 학생들에게 가성비(價性比)가 좋은 식당으로 알려져 있다. 

 

누구나 교육을 통해 자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협동조합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과 비슷하지만, 가치실현에 있어 공익적인 가치와 책임이 따르는 기업이다. 취약계층에게 서비스 및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우리는 ‘직원협동조합’이라고 한다. 

춘천시청 2층에는 지적장애인들이 직업훈련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후 전문 바리스타로서 일하고 있는 '카페어우리'가 있다. 카페어우리는 ‘직원협동조합’으로 조합원의 권익향상 및 지역사회 공헌을 주(主) 목표로 하며 사업수익이 다시 사회로 환원되는 비영리 협동조합이다. 3번의 실패를 딛고 바리스타의 꿈을 이룬 박종희 씨는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시간을 꼽았다. 경제활동을 통해 전에 알지 못했던 ‘도움의 기쁨’을 깨달은 것이다. 카페어우리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이소명 씨 또한 “개인의 역량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누고 이 같은 행위가 누군가의 경제적 자립에 기여한다는 것이 뜻깊다”다며 나눔으로부터 오는 가치를 강조했다. 카페어울림이 어떤 카페로 기억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장애인들이 일하는 카페가 아닌 좋은 원두로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카페로서 부담 없이 편안하게 찾아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사회공헌의 첫걸음

자본주의의 제1의 가치는 이윤 창출이다. 최소한의 자본과 노동의 효율적 조합으로 최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 경제가 달성해야 할 목표인 것이다. 자본주의의 득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개인의 사유재산이 보호되고 노동에 합당한 임금을 받는다. 계절이 바뀌듯 경제의 형태도 시대를 반영해 변해간다. 현재 우리는 정당한 분배가 이뤄지는 진정한 자본주의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 위에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과정에는 시행착오가 따르는 법이다. 그렇기에 그 속에서 파생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 대상이 되는 주체가 힘을 모아 만든 신(新)경제 형태가 바로 ‘사회적 경제’이다.

사회공헌이 왜 이뤄져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체득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꼭 경험적 학습을 통해서만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사회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간접경험을 통해 사회공헌의 분명한 필요성을 지각하고 있을 것이다.가치 있는 소비를 지향하다 보면 어느덧 우리는 개인의 권리가 존중받고, 노력에 합당한 댓가를 받는 ‘정당한 사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경제의 시작에는 소비가 있다. 소비는 경제활성화를 낳고 경제가 활성화 되면 다시 소비는 기회가 되어 돌아온다. 프랑스 철학자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는 하나의 물건을 갖게 되면 그것에 어울리는 다른 물건을 계속 사게 되는 현상을 ‘디드로 효과’라 칭했다. 예를 들어 새로 산 티와 어울리는 바지가 없어 추가로 그에 어울리는 바지를 구매하는 것이 ‘디드로 효과’에 빠진 소비패턴이라 할 수 있다.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열정의 기름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욕망의 불꽃이 되기도 한다. 심리적 속임수에 빠져 소비에 이끌리거나 주체적 소비, 즉 자각을 통한 소비를 실현하며 점진적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모두 당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소비를 통해 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소외계층의 완전한 자립 및 환경발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가? 더 나은 세상을 사는(purchase) 첫걸음을 아래 제시한 ‘가치 있는 소비 1일 루트’를 통해 내딛어보길 권장한다.

 

한림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가치 있는 소비’ 1일 루트

1. 빅샌

2. 함께밥상

브런치 스타일의 영양만점 수제샌드위치가 생각난다면 ‘빅샌’, 건강한 한식이 먹고 싶다면 ‘함께밥상’에 들러 배를 채워보자.

3. 카페 어우리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시청 2층에 위치한 ‘카페 어울림’에서 향긋한 커피를 즐기며 친구, 연인 및 가족들과 한 주간의 이야기를 나눌 것을 추천한다.

4. 아름다운가게 춘천점

배도 분위기도 든든하게 채웠다면 다음 코스는 당연 쇼핑! 팔호광장 하나은행 옆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에서 다양한 옷과 잡화를 구경해 보자. 평소 필요로 하던 물건이 눈에 띈다면 누군가의 눈에 들기 전 미리 찜해놓기는 필수! 매장 한편에는 ‘공정무역’상품도 진열되어 있으니 한 번 쯤 가서 구경해보길 권한다.

 

 

- 주소 및 연락처

빅샌: 춘천시 봉의산길 22 (봉의동)/ 033-251-2727

함께밥상: 춘천시 봉의산길 22번길 30-2 (옥천동)/ 033-241-4575

카페어우리: 춘천시 시청길 11 춘천시청 2층 (옥천동)/ 033-817-4007

아름다운가게 춘천점: 춘천시 춘천로 174 (운교동)/033-243-0050

 

황서영 기자 hwangseoyoung02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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