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말했다 "정치에 관심 없는 이유? '이것' 없어서"

  • 등록 2024.04.10 16: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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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필요한 청년정책은 없고, 허울뿐인 정책 뿐.”
청년들, "정치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청년정책’이 필요"

 

 

오는 10일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관건은 청년들의 표심이다. 어떠한 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른바 ‘스윙보터’로 분류되는 2030 청년들의 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청년 무당층 비율은 20대 10명 중 4명, 30대 10명 중 3명꼴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 2030 청년들의 표심이 주목되는 이유다.

청년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여당과 야당, 제3지대의 신당들까지 애를 쓰고 있다. 지난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하며 “나라의 미래는 청년에게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전 중구 은행 선화동 투표장에서 카이스트 학생들과 사전투표를 하며 “젊은 과학도들을 위해,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 정당은 청년들의 표심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들 세대에게 구애를 이어갔지만, 청년들의 마음이 흔들릴지는 의문이다.

 

투표 의향이 가장 적은 세대는 2030세대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서 1511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회의원 선거 관심도 및 투표 참여 의향 항목에서 만 18세~29세의 연령층의 비율이 가장 낮았으며 30대가 다음으로 낮았다. 투표할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이유에 대해 만 18세~29세 유권자층은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가 47%로 가장 높았다. 30대 유권자층에서는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가 36%,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가 14.8% 순으로 높았다

 

 

정치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청년정책’이 필요

 

왜 만 18세~29세 연령층의 유권자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을까.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았다.

 

대학에서 경영정보학을 공부하고 있는 유모씨(24·남)는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에 대해 “뽑아도 체감되는 정책이 없어서 허울뿐이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외식경영을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 이모씨(23·여)는 청년정책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청년에게 도움되는 정책이 많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소재공학을 공부하는 대학생 김모씨(21·남)는 “내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봤자 어차피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 큰 관심을 안 둔다”고 대답했다.

 

이번 총선, 각 당이 내세우는 청년정책은?

 

 

20대 대학생들은 ‘현재 필요한 청년정책’이 적어서 정치에 관심을 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각 정당은 이번 총선에서 청년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청년층을 겨냥한 핵심 공약으로 ‘월 3만원 청년 패스’ 공약 및 ‘대학기숙사 5만호 공급’을 내세웠다. ‘월 3만원 청년패스’는 현행 수도권 광역 교통망에 포함된 전철과 버스를 추가 요금 없이 무제한으로 환승이 가능한 정액제 패스이다. 또 ‘대학기숙사 5만호 공급’ 공약은 공공건물과 폐교를 활용해 월 20만원 대 대학기숙사 5만호를 공급하는 정책이다.

 

국민의힘은 국가장학금 및 근로장학금의 수혜 범위를 확대하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 대출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선보였다.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모든 대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제공하는 방안으로, 중산층까지 국가장학금 지급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녹색정의당은 학자금대출 전액탕감, 청년 주거수당 지급, 전세 사기 피해자 구제 등을 청년 공약으로 내세웠다.

 

새로운미래는 청년생애첫든든통장, 기회금융통장 등 일하는 청년의 목돈 마련에 집중하였다. 청년생애첫든든통장은 연간 납입한도 600만원의 저축통장으로 이자가 5~6%, 2년 만기시 4% 저축장려금을 지급한다. 기존의 청년도약계좌는 만기가 5년이지만 청년생애첫든든통장은 만기가 2년으로 짧다는 것이 특징이다. 기회금융통장은 300만원 상당의 소액 대출 통장을 발급해 주는 정책이다. 단 혜택을 받기 위해선 금융 및 재무관리 교육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토익(TOEIC) 등 어학 시험 유효기간 5년 연장을 민간기업 채용에도 적용하고 한국사능력시험 등 자격증 시험 유효기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윤모씨(24·여)는 “국가장학금 및 근로장학금의 수혜 범위 확대와 같은 공약이 실현만 된다면 굉장히 뜻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씨(23·여)는 “여러 정당이 내세우는 공약 중에 청년 공약의 비중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 청년들을 생각하는 공약들이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모씨(24·남)는 “정당들이 청년정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청년층의 연결고리를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2030세대는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연령층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청년 세대들의 표심을 사로잡고 정치적 무관심을 줄이기 위해선 정치권이 청년을 생각하는 정책들을 많이 세워야 한다는 게 청년들의 의견이다.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을 줄이기 위해서 먼저 정치권의 '청년 무관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에 대해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해서 국회에서 청년들을 위해 신경도 안 써주면 자업자득이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파는 게 삶의 이치다. 정치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신경 써야 할 문제는 많다. 지금의 청년 문제는 그 뒷순위에 있는 듯 보인다. 청년들은 그 우선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청년층이 먼저 정치에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정치권과 청년의 연결고리가 지금보다 강해지기 위해서 말이다.

장채린 기자 lynn3431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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