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피니언] AI의 등장, 예술계의 반응은?: 후배 예술인들과의 만남

  • 등록 2024.09.06 14:58:47
크게보기

“AI는 이미 주류라고 생각해”...“윤리 교육이 중요"
“오히려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없어”...“도움을 주는 도구로써는 이미 최고"

 

AI가 대중화 되기 이전, 사람들이 예측한 대체 불가능 직업은 무엇이었을까? 2016년 기사를 보면 대중은 화가 및 조각가, 작곡가, 애니메이터와 만화가와 같은 예체능 계열로 생각했다.

 

예술은 인간 이외의 것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이 추상표현주의의 길을 개척했을 때도, 앤디 워홀(Andy Warhol)이 예술을 상업계로 끌고 내려왔을 뿐만 아니라,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가 길거리 예술을 주창했을 때에도 언제나 인간의 전유물이었다.

 

사람들은 인간 이외의 예술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없었으며, 반려 동물이 그림을 그린다는 소식에도 ‘신선한 시도' 그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현재 2024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아트구루(Artguru AI)’, ‘미드저니(Midjourney)’, ‘레오나르도(Leonardo.AI)’, ‘Zmo’, ‘달리(Dali)’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나온 ‘AI 그림(Aigreem)’까지, 이보다 더 많은 다양한 AI가 이미 아마추어 수준을 넘은 수준의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회화를 넘어, ‘Udio’, ‘Suno’, ‘AIVA’, ‘Music star ai’ 등의 프로그램은 작곡과 작사까지 제공하고 있다. 특히 ‘Suno’는 키워드를 입력한 후 원하는 작곡 방향성을 명령하면 알맞는 멜로디와 작사, 그리고 앨범 커버 또한 제작해 제공한다.

 

예술은 정말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예술과 AI는 어떤 방향성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일까? 외대알리는 후배 예술인들을 만나, 그들의 미래에 대해 함께 논해보았다.

 

 

 


“AI가 감독을 대신하지는 않을 듯”... 강지호 감독의 이야기


 

단편 영화 ‘무더기'로 제10회 서울 국제 웹페스트에서 베스트 컨셉상을 받은 ‘강지호' 신인 감독은 아마추어 영화계에서 AI 사용에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강 감독은 자신의 영화 ‘무더기'에서도 오디오 믹스등과 같은 부분에서는 AI로 작업했다며, “오히려 현장에서 사람간의 갈등으로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AI와 작업할 때 “인간 관계에서 비롯되는 것과 같은 스트레스는 없었다"라고 밝혔다.

 

강 감독은 아마추어 영화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아무래도 지원을 넉넉하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많은 부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저예산으로도 좋은 퀄리티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이에 더해 강감독은 “AI 사용으로 전체적인 아마추어 영화계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상향평준화가 된다면, 정말 영화를 잘만드는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이때 중요한 것은 ‘나'의 것"이라고 답했다.

 

강 감독이 중요시하는 ‘나'는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자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는 것과 같은 개인의 독창성을 뜻한다. 강 감독은 “AI 덕에 다른 작업들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각본 수정등 필요한 부분에 더욱 집중 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이런 AI의 편리함을 인정하면서도, 감독이라는 직업 자체에 가해지는 위협은 적을 것이라고 보았다. “감독은 전체적인 조율을 하는 배의 선장 같은 사람”이라며, “AI의 지시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을 적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촬영 환경 수색 및 통제, 작가, 카메라, 조명 팀간의 원활하고 유기적인 협동을 이끌어내야 하는 감독의 역할을 현재의 AI는 수행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AI는 감독의 역할을 보조해주는 도구 내지는 조력자이지, 경쟁자로서 여겨지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AI로 인해 영화계는 더욱 상향평준화되어 좋은 퀄리티의 영화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강지호 감독의 생각이었다. 한편 강지호 감독의 작품은 유튜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능력이 좋은 쪽이 예술계를 차지할 것”... 문화예술도전집단 ‘개화’와의 만남


 

 

랩퍼 BV Hai-M(하이엠, 본명 연제후) 아티스트와 이현강, 오승준 아티스트는 문화예술도전집단 ‘개화’에서 올해 8월 ‘설계도'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하이엠 아티스트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한 이현강 아티스트와 더불어 오승준 아티스트가 기획한 본 행사는 청년 아티스트들의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외대알리는 이들에게 AI와 관련한 생각을 물었다. 

 

Q1. 작업을 하는 중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하이엠(이하 하): gpt같은 오픈형 AI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녹음하는 과정에서 노이즈를 잡는 AI같은 경우는 사용했어요. 녹음 과정에서 아이디어 구상을 제외하면, 파일 정리 같은 작업이 가장 오래 걸리는데, 수작업으로 진행하면 너무 고된 일이죠. 더블링(다중녹음)같은 경우 몇초차이로 결과물이 달라지는데, 이럴 때는 AI를 사용하기도 해요. 물론 아직 결과물 확인을 해야되긴 하지만요. 필요한 시간이 많이 줄죠. 굴포스 플러그인(Soundtheory Gullfoss)같은 경우는 현직 가수들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이현강(이하 이): 이번 작업(설계도)에서는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한 의문이 남죠. AI 를 사용하는 것 자체에는 거부감이 없지만,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근원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교수님이 가르쳐주신 내용, 책에서 찾아보고 있는 내용과 다른 답변들도 있었고요. 정보 요약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모르는 정보를 제공 받기 이전의 일차정보와 이차정보 가공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오승준(이하 오): AI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분야에서 사용하는지와 관계없이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 것 같아요.

 

Q2. AI가 예술인들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하: 저에게 있어서 예술은 도구적인 가치보다 없는 가치를 부여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코로나 이후 공연문화가 사라지면서 많은 예술이 존폐의 위기를 겪었죠. 저는 오프라인에서 사람들 간의 교감이 예술적 가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아도 사람이 만들었다면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고, 또 기술적으로 완벽한 음악이어도 컴퓨터가 만든게 밝혀지면 감명받지 못할 것 같아요.

 

하이엠 아티스트는  마치 위작을 그려 그림을 팔던 작가가, 위작임이 밝혀지고 출처가 남겨지자마자 가치를 잃은 것처, 출처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며, 그 출처가 컴퓨터, AI일 경우 사람간의 교감이 이루어진 것처럼의 감동이 온전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표했다.

 

 

이: 아직은 AI가 인간을 모방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AI가 자리를 위협한다고 해도,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는 것이죠. 하지만 다원주 ,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주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다양해졌고 하나의 절대적인 진리가 부정된 현시대에서 만약에 자리가 위협받을 정도로 AI가 능력이 좋으면, 능력이 좋은 쪽이 예술계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위협받으면 분발하고 노력해야겠죠.

 

이현강 아티스트는 버츄얼(Virtual) 유튜버나, 보컬로이드를 예로 들며, 이미 인간과의 교감은 희석됐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이슨 M.앨런의 작품이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2023 대한민국 공익광고제’ 대상(대통령상)으로 선정한 포스터,  ‘멸종위기 1급 대한민국’이 AI를  활용해 만든 작품임이 잇달아 밝혀지면서, 주류에 올라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오: 경쟁자라고 하는 것도 AI를 사용하는 다른 인간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사람을 좋아하고 숭배하는 것 같기 때문에 AI로의 전환, 아예 판도가 뒤집히는 것을 막으려고 할 것 같아요.

또한 릭 루빈(Rick rubin)이 ‘자신(아티스트)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좋아하지 않은 것만을 안다. 좋아하는 것만을 할 뿐이다’라고 밝힌 의견에 대해 “이러한 의견은 AI가 일상화 되기전에 한 우려점이지만, AI가 일상화되고 진화하는 현 시점에서도 같은 물음이 나오는 것 자체가 ai가 등장했다는 것이 인간의 자리를 해칠 수 있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오승준 아티스트는 ‘홍찬희' 그래픽 디자이너의 예시들 들며, AI가 예술인의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찬희 디자이너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비주얼 아트 작업을 지속해 왔다. 예술 분야와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에 부정적 견해를 갖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홍찬희 디자이너는 이를 작업의 한 수단으로써 적극 활용하여 기존의 통념과는 사뭇 다른 방식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Q3. AI가 예술계에 이용되면서 어떤 가치들이 중요해진다고 생각하나요?

 

하: '하는 척 태도'를 넘어서 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잠을 못잘 정도로 설렜는데, 15년전부터 머릿속에 체계화하고, 구현이 되며, 대중들에게 설득이 되는 과정이 인상깊었거든요.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끝까지 노력하며 따라가는 능력이 예쑬계에 가장 큰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이: 인간의 감성이 뭔지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좋아하는게 무엇인지를 쫓아가는게 중요하겠죠. AI와 관련해서 말하자면 윤리교육이 선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AI를 썼으면 AI를 썼다고 밝혀야 하겠죠. 또한 AI는 프롬프트로 움직이는 도구잖아요? 작문 능력을 똑바로 기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글을 독해하는 능력도 희귀해지는 시점에서 작문 능력까지 부족해진다면, 오히려 AI는 소수만이 누리는 특권으로 변질 될 위험이 있을 것 같네요.

 

이현강 아티스트는 이와 함께 이중 확인 능력이 중요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능력이 전문성이 없는 일반인이 AI로 작업을 했을때 부재하는 능력이 될 것 같다고 이유를 말했다.

 

 

오: 회화과 학생이 붓쓰는 방식을 배우듯, 도구를 사용하는 느낌으로 AI를 배워야한다고 생각해요. 예술 교육에 국한 될 필요가 없이 다른 학문에서도 배움이 있어야겠죠. 인간의 감성이 중요해지는지 모르겠어요. 다만 확실한 것은 AI에게 모든 것을 의탁해버리는 것은 옳은 방향은 아니겠지요.

 

오승준 아티스트는 노상호 작가의 작업 방식을 예시로 들었다. 노상호 작가는 회화를 위주로 작업을 하는데,  도상같은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ai한테 입력감을 주고 왜곡같은 것을 그대로 화폭에 옮긴다. AI를 예술가의 도구로 잘 사용한 예시라는 것이다.

 

세 아티스트는 인터뷰에서 거듭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기', 그리고 ‘그것을 끝까지 노력하기'를 강조했다. 이와 같은 지적은 사실 AI의 도래 이전부터 예술계에서 강조되었던 지점이다. 사실 예술계에서 Ai의 발전은 마치 ‘붓과 연필에서 튜브식 물감, 그리고 디지털 태블릿' 정도의 변화가 아닐까. 결국 예술에서 중요한 가치와 본질은 여전히 위협받지 않은 숭고한 채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창의성과 공감능력” 그리고 “디테일”... 일러스트레이터와의 대담


 

 

영화, 음악, 큐레이션까지. 외대알리가 만난 예술인들의 분야는 AI의 영향을 받은 예술계라고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 회화의 분야만큼 직접적이고 지금 당장 직면한 문제로 다가오는 분야가 있을까. 실제로 수준급의 AI 도구들이 생기며, 웹툰 작가들이 AI를 사용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아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AI로 후보정 작업한 웹툰에 쏟아진 별점 테러로 그림, 만화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연 그림계에서는 AI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외대알리는 현직 일러스트레이터 A씨를 만나봤다.

 

Q1. AI 시대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자신의 작품을 차별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A1. 디테일한 부분을 잘 살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이 다들 AI를 구분할 때 유심히 보는 것이 있는데 바로 디테일함입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ai 작품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디테일할 부분들이 뭉개지거나, 어색한 형태로 남아있더라고요. 물론 그렇다고 그런 작품들을 ai 작품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차별화를 중점으로 하자면, 디테일적인 부분에 있다고 생각해요.

 

Q2. AI와 인간의 협업이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고 보시나요?

A2. 인공지능을 잘 학습시킨다면 작품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수월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자신에게 맞도록 학습시켜 어떤 방향으로 창작물을 만들지 AI와 같이 토론하기도 하고 소재를 찾아주는 등의 역할을 해준다면 능률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A씨는 AI 틸다와 박윤희 디자이너가 서로 협업하여 의상을 제작한 것이 우수작품으로 당선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틸다는 박윤희 디자이너와 함께 '금성에서 핀 꽃'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의상들을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였다. 

 

틸다는 '무엇을 그리고 싶니?', '금성에 꽃이 핀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에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에 영감을 받은 박 디자이너가 디테일을 더해 의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윤희 디자이너는 "뉴욕 패션위크와 같은 큰 무대에 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라며 "새로운 디자인과 영감을 찾기 위해서 몇 달 전부터 수십 명의 디자이너와 컬렉션을 준비해야 했는데, 이번에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한 달 반 만에 모든 준비를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Q3. 클라이언트들의 요구사항이 AI의 등장으로 인해 어떻게 변화했나요? 이에 대응하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A3. 아직 변화가 느껴질 정도의 요구사항은 없었기에 애매하지만, 캐릭터 일러스트를 그리는 제 쪽에서는 디테일에 관한 요청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쪽 업계에선 작가든 소비자든 대부분 AI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다 보니 AI를 사용하기 싫어 의뢰하는 것이기도 있는 것 같지만 분위기, 포즈, 행동, 표정, 소품, 그 외 기타적인 부분까지 완벽히 담아내는 데에는 아직 어려워 추후 리터치를 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디테일하게 자주 요구사항을 받았던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SNS에 노출이 자주 되는 AI 작업물들은 대부분 큰 업계가 아닌 그저 개인이 만든 뒤 게시하는 경우가 큽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주변 작가님들도 디테일한 부분을 채우려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Q4. AI가 창작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윤리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4. 작가들 사이에서 AI가 부정적으로 비친 이유는 AI의 문제점은 원작과 유사한 작품이 나온다는 이유에서였죠. 작품에서 드러나는 개성은 그 작가만의 노하우이기도 합니다. 이 업계에서 자신의 개성을 어떤 누군가가 따라 하며 작업물을 게시하게 되면 파쿠리라고 칭하기도 하듯이 매우 민감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잘만 학습시키면 금방 양산형으로의 데이터로 바꿀 수 있다는 것에서 아직도 AI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5. 미래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I 시대에 맞춰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A5. 미래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겐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자료조사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I는 결국 학습을 시키고 그것을 사용하는 형식이고, 앞으로는 AI와의 협업이 많아질 것 같아. 일러스트레이터의 작업물은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진 않지만, 작품에 담긴 의미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커야 이 또한 작품에 묻어날 거로 생각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대부분의 일러스트는 자료 응용하여 탄생한다고 보는데 저는 이 과정에서 알맞은 자료를 골라내는 것도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6. AI와의 상호작용이 귀하의 창작 과정에 어떤 영감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했나요?

A6. 저도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AI와 어떤 주제로 작업을 할지 대화해 본 적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주제를 던져주고 어떤 식으로 그려보는 것이 좋을지 조언도 해주죠.

 

어떻게 그리라고 완전히 방향을 잡아주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영감이 돋는 거 같습니다. 주제에 대해 생각하면서 점점 이미지화하게 되거든요.

 

저 같은 경우엔 작품에서 빛을 되게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라 항상 빛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먼저 말을 하고 빛을 어떻게 사용하는 게 좋을지 대화해보았더니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주더군요. 이러한 것처럼 특정 부분에서 막혔을 때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Q7. AI 시대에 인간 일러스트레이터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시나요?

A7. 일러스트레이터는 사회적 문제를 시각화해서 대중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사회적 문제 같은 경우엔 그만큼 민감하다 보니 신중하게 작업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정확한 정보가 들어가야겠죠. 시각화하기 전 자료수집 과정에서 AI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사회의 어떤 문제점을 다룰지도 의견을 받아볼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어떻게 골라 시각화를 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근엔 인터넷에 정보 흘리면 순식간에 확산되다보니 그만큼 책임은 더 무거워질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꾸준히 늘어나는 ‘수작업물'의 선호…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로고는 AI 작업물에 관해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수작업임을 증명하는 마크이다. 

 

사실 우리 주위에서 AI 작업물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AI로 인한 소위 말하는 ‘양산형' 그림체, 광고 스타일, 음악은 여전히 우리의 알고리즘을 장악하고 있지만서도, 불쾌감 표출은 여전하다. 

 

특히 사람들은 예술에 있어서 적절한 신선함과 익숙함의 조합을 원하지, 계속 같은 컨텐츠만 소비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촌스럽다는 평을 받았을지도 모르는 수작업 공예품, 예술작품들은 오히려 AI의 등장으로 인간성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수작업에 대한 사람들의 요청과 선호에 일러스트레이터 A씨와 대화를 나눴다.

 

Q1.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마크라고, 사람이 직접 만든 작품임을 인증하는 마크가 등장했는데, 이에 대한 소식을 접하셨나요? 알고 계신다면 혹시, 일러스트레이션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하시나요?

A1. 사실 이 인터뷰에 응하기 전까지는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마크에 대해 알지 못했으나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관심을 가져 따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창작물이 인터넷에 노출되어 사람들의 눈에 들어가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지만,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많게 생각하고 그것을 시각화하여 창작물을 만듭니다. 반면 ai는 인간과 다르게 인간만 할 수 있는 창의성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사용하여 다른 창의성이 뛰어난 작가의 작품을 섞어 결과물을 산출한다 해도 그 작품의 의도를 전혀 표현해 내지 못한다고 보거든요. 마크에 새겨져 있는 문구인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마크 자체가 AI와 인간의 창의성에 대해 차별화를 둔다고 느껴졌습니다. 그 때문에 대중들이 창작물을 소비할 때 보이는 것만 보고 넘기기보다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작가의 창의성과 함께 창작물의 가치를 높게 사 작업물을 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Q2.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마크가 작품의 상업적 가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2. 요즘 같은 때에는 작가들도 AI와 사람이 다룬 창작물을 쉽게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림에 대해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도 이를 헷갈려하는데 그저 보는 사람들은 더욱 판별하기가 어렵겠죠. 하지만 AI가 만들어낸 그림과 사람이 손수 그린 작업의 가치는 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들어 친구가 예쁜 그릇을 하나 가져와서 자랑했을 때 그냥 샀다고 하면 예쁘다 하고 넘어갔겠지만, 본인이 만들었다고 전해 듣는다면 그 친구가 그릇에 어떤 무늬를 넣을지, 두께는 어떠한 두께로 제작할지 생각하고 그것을 기획하여 만들어낸 그 사람 자체로서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처럼요.

 

몇몇 제품을 판매할 때에도 핸드메이드라는 걸 과시하여 가치를 높게 사 팔기도 하죠. 대부분 기계가 아닌 사람이 직접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이는 그림과 같은 창작물에도 해당이 되어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마크가 들어감으로써 상업적 가치가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Q3.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 마크가 작품의 저작권 보호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3. AI의 등장으로 가장 우려가 되었던 점이기도 한데요. 데이터로 들어갔던 원작과의 유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저작권에 대해 말이 많았었죠

 

사실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는 따로 찾아보니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기존에 있던 Created with human intelligence로고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녹여 올리는 캠패인 같은 걸로 보기만 하고 직접 작업물에 붙이는 용도인 건지 잘 모르겠지만 작업물에 붙이는 거라면 작가들에게도 꽤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작하여 사용하다 보니 다들 개성을 살려서 마크를 제작하더군요. 작가들은 개성이 강한 사람들의 창작물을 보고 그 작가를 바로 알아볼 수 있을 때 이 작가의 작업물은 마치 작가의 지문 같다는 표현을 씁니다. 자신의 개성을 담은 마크를 사용함으로써 작품에 지문을 새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4.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인 수작업 기법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A4. 수작업의 기법은 정말 방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요새는 종이의 질감이나 물감의 질감 정도는 디지털에서 쉽게 표현이 가능합니다. 실물로 뽑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질감을 흉내 낼 뿐 그것을 느낄 수는 없죠.

 

물감을 덧대 그리면 느껴지는 두께감과 입체감, 종이 질감을 실제로 감상할 수는 없듯이요. 작가마다 붓을 어떻게 쓰는지도 달라서 붓 터치 또한 모두 다르고. 그려낼 종이들도 질감이 모두 다릅니다. 그렇기에 더 특별하죠.

 

옛날에는 손으로만 그려낼 수 있기에 손으로 그렸고 점점 산업화하여 디지털 시대가 되었죠. 현재는 디지털 시대이며 점점 AI의 발전은 끊임없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5. "인간의 감성"을 작품에 담아내는 것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A5. 감성이란 건 사람이 살아오면서 느껴왔던 추억과 그간 느껴왔던 감정들이 다시 자극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작품을 보고 자극이 된다는 건 서로 공감했기 때문에 자극이 되는 것이고요. 하지만 ai는 이를 데이터로써 표현할 뿐 직접 경험해보지도 못하였으니 그 느낌을 완벽히 재현해 내지 못한다고 생각하죠. 일러스트레이터의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이유도 인간의 감성으로 인해 시작되었습니다. 

 

작품으로 사람의 감정을 건드린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공감해 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가끔 개인 시간에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분석하려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예술과 AI의 관계… 방향성은 어디로?


 

여전히 AI는 예술계의 큰 화두이다. 절대 AI로 대체되지 못할 작업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오히려 가장 먼저 AI의 위협을 받게 되면서, 기존의 예술에 대해서도 재고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AI는 예술계의 큰 위협일까? 아니면 예술인들의 도구일까. 혹은 이들을 넘어서는 새로운 예술작품의 도래일까?

AI로 인한 변화기 한 가운데 서있는 현시대 예술가는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이제 나머지 소명들은 온전히 후배 예술가들에게 넘어와 있다.

 

그들조차 섣불리 AI에 대해 속단하는 것은 위험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도구로써 AI에 적응하고 있든, 좋은 조력자로써 협업하고 있든, 혹은 위협하고 있는 경쟁자로써 바라보고 자신의 능력을 키우고 있든지 간에 상관없이 후배 예술인은 피할 수 없는 AI라는 시대의 흐름에 이미 올라와 있다.

 

이제 대중으로써 우리는 후배 예술인들의 발걸음을 지켜보고 그들의 노력을 응원해야하지 않을까.

 

 

박찬빈 기자(chan.b2an@gmail.com)

박찬빈 기자 chan.b2an@gmail.com
<저작권자 ⓒ 대학알리 (http://www.univall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