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주년’ 한국외대의 부끄러운 민낯 [2편]

  • 등록 2024.09.20 19: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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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뤄진 캠퍼스 공사, 결과는 막대한 세금 지출
26년 개교 목표.. 예정대로 개교 가능할까

 

한국외대 송도캠퍼스는 학교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지난 2011년 법인은 인천광역시로부터 송도캠퍼스 건설을 위한 토지 매매 목적으로 약 200억 원을 투입해 송도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나 매입 이후 오랜 기간 동안 교육용 건물을 짓지 않았다. 그 결과 2021년 5월 인천광역시 연수구는 학교 교육용 부지를 취득하고도 공사를 지연했다는 사유로 한국외대 측에 면제해줬던 2017~18년도 재산세와 지방교육세 9억 7,000만 원을 추징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학교는 송도캠퍼스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 1월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1차 회의록 열람을 통해 학교 측에서 세금을 계속 납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사회가 송도 부지를 방치하며 내건 여러 사유 중 하나는 예산 부족이었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사를 중단한 결과, 역설적으로 ‘세금 폭탄’을 맞게 됐다. 

 

송도캠퍼스 세금과 관련한 사안은 등심위에서 논의된다. 이에 현재 등심위에 학생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단에 질의한 결과,  지난해 납부된 송도캠퍼스 세금만 약 80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송도캠퍼스 재산세를 ‘교비회계’를 통해 납부했다는 사실이다. 특례 규칙 설명서에 따르면 교비회계는 학교의 수입, 지출을 보고하는 보고 단위로서 학생들로부터 수령한 등록금이 주 재원이다. 2024 등심위 제2차 회의록에도 해당 문제가 언급됐다. 한 참석 위원은 학교가 송도캠퍼스 재산세를 교비회계로 납부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에 대해 재무회계팀장은 송도캠퍼스는 학교 교육용 기본재산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재무팀장은 법적인 문제가 없음을 밝혔지만, 결국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학교 측의 잘못된 운영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세금 납부에 이용되는 상황이다.

 

 

'2026년 개교 목표' 송도캠퍼스...교육부 심의 통과 여부는 '오리무중'

 

지난 6월 27일, 드디어 한국외대 송도부지 2단계 개발 공사 기공식이 열렸다. 학교는 2단계 공사를 통해 지상 5층 규모의 강의동에 강당, 열람실, 학생자치공간과 운동장 등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교는 인천경제청에 2026년 3월 송도캠퍼스를 개교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그러나 현재까지 교육부 설립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심의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설립 허가를 받아야 신입생 모집이 이뤄질 수 있음을 감안하면 송도캠퍼스 운영은 아직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개교 목표 시기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시기다. 현 상황에서 심의가 통과되더라도 학교는 늦장 행정 운영에 대한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송도캠퍼스 둘러싼 여러 논란들..학교 측의 입장은?

 

한국외대 송도캠퍼스 개교는 26년 예정에 있다.  그러나 계획대로 캠퍼스가 조성돼 학교가 문을 열 수 있을 지는 여러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송도캠퍼스에 관한 여러 논란과 우려 지점에 대해 학교 측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Q) 교육부 심의 통과가 미뤄진다면 개교를 목표로 했던 26년도에서 개교 시기가 더 미뤄질 가능성은 없는가?

 

A) 학교는 송도캠퍼스가 우리 대학의 중장기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교육부의 보완 요청사항 뿐만 아니라 외국인유학생 유치 확대, 산학협력 강화, 외부투자 유치 등 여러 문제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로부터 위치변경계획 승인을 얻게 된다면 공사 일정에 따라 개교를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Q) 송도캠퍼스는 26년 개교 목표지만 최근에야 2단계 기공식이 열렸다. 공사가 빨리 진행되지 못해 개교가 미뤄지거나 할 가능성은 없는가?

 

A) 2단계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하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며, 공사로 인해 개교가 미뤄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Q) 26년 개교 예정이라면 신입생 모집 계획(전형 절차), 지도 교수 모집 등 구체적인 학교 운영 계획은 잡힌 상태인가?

 

A) 아직 교육부로부터 위치변경계획을 승인받지 못한 상황에서 자세한 사항을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위 답변을 통해 언급했듯이 학교에서는 송도캠퍼스 개교를 통해 대학 전체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학생 모집, 교원 충원 등을 포함한 교육여건 조성을 심도있게 논의하며 준비하고 있다.

 

Q) 송도캠퍼스 재산세를 교비 회계로 납부한 것으로 확인했다. 학교 운영진 측의 책임으로 내게된 송도캠퍼스 재산세를 교비회계로 납부한 것이 맞는지 의문점이 생긴다. 그 비용을 아껴 학교를 위한 다른 곳에 지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가?

 

A) 송도캠퍼스 부지 관련한 세금은 캠퍼스를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캠퍼스 교지 확보율 문제로 인한 캠퍼스 설립 규제*로 송도캠퍼스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행히도 지난 2022년과 2023년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으로 해당 규제가 단계적으로 해제되어 학교에서는 본격적으로 송도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2022년 8월 교육부에서 대학설립운영규정을 개정하여 교육부에서 지정한 첨단분야의 학과를 신설할 경우 해당 규제를 적용하지 않게 됐다. 이에 학교에서는 2022~23년의 언어관련학과 구조조정과 연계하여 첨단분야 학부를 송도캠퍼스로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2023년 송도캠퍼스 위치변경계획 승인을 교육부에 요청하게 됐다.

이후 교육부에서는 심의를 통해 계획서 내용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으며, 학교는 이를 면밀하게 검토한 후 자료를 보완하고 있다.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학교의 재무여건 악화 및 교지 관련 규제 등으로 송도캠퍼스 조성이 다소 지연됐다.  이에 어려운 재정여건에 세금부담까지 늘어난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조속한 사업 추진으로 송도캠퍼스가 글로벌 교육연구의 전초기지로 활용되어 한국외대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Q)캠퍼스 개교가 완료될 때까지 남은 과제는 무엇이며, 이에 대한 학교 계획은 어떻게 될까?

 

A) 2단계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내년 하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며, 공사로 인해 개교가 미뤄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교육부에 제출한 위치변경계획이 승인되어 본격적인 개교 준비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다.

 

*지난 2022년 8월 교육부에서 대학설립운영규정을 개정하기 이전까지는 캠퍼스를 신설할 경우 기존 캠퍼스를 포함한 모든 캠퍼스가 교지를 법정 기준 이상 확보해야 했다. 한국외대는 글로벌캠퍼스와 달리 서울캠퍼스의 교지 확보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제재를 받은 것이다.

 

학교의 현재이자 미래인 송도캠퍼스…무사 개교 가능할까?

 

한국외대 송도캠퍼스는 학교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성공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학교 또한 송도캠퍼스 개교가 학교의 중장기적 발전을 이끌 방안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여러 차례 2026년 3월 개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이제서야 2단계 공사가 착공됐을 뿐더러 아직 교육부 설립심사위원회의 심의는 통과받지 못한 상태다. 송도캠퍼스 부지 매입 이후 이를 교육용으로 활용하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지출도 매년 발생했다. 더욱이 송도캠퍼스에 부과된 재산세를 교비회계로 납부한 것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외대알리의 문제제기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내놓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학교가 원만한 행정적 절차를 밟아 제 때 공사를 진행했다면 송도캠퍼스 개교 여부는 우려할 사안이 아니었다. 하지만 남은 시간을 감안하면 이 모든 절차를 통과해 무사 개교하기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 캠퍼스의 운명은 아직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다.


 

박진우 기자(ggj05398@naver.com)

박찬빈 기자(chan.b2an@gmail.com)

정현채 기자(good3055@naver.com)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9호 : 외대의 '명'과 '암을 알리다에 실린 기사로, 2024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 

박찬빈 기자 chan.b2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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