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못 주제에] 한숨만 나오는 집 값, ‘대학가 자취방’ 구하기 [서울에서 살아남기 2편]

  • 등록 2025.01.20 17: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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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매물은 어디에서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은 취급 안 하는 대학가 은행
서울서 거주 비용 줄이기는 ‘하늘의 별 따기’?


*[알못 주제에]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섣불리 기사를 쓰지 말자는 마음에서 기획했습니다. 저희는 어설픈 ‘잘알’보다는 ‘알못’이 되기로 했습니다. 한 번의 경험에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한 번의 취재로도 당사자와 외부인의 어려움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알못 주제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놓쳤던 것들을 만나고 체험합니다. 이 기사를 통해 지금까지는 몰랐지만 조금이나마 알아가며 공감할 수 있도록 저희가 느낀 현장 그대로를 전달하겠습니다.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위한 매물 찾기


▲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 대출 이용 절차 안내. 사진=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대출이 가능한 전세 매물을 찾기 시작했다. 해당 대출이 대상으로 하는 주택 요건은 크게 임차 전용면적과 임차 보증금 두 가지였다. 임차 전용면적의 경우, 85㎡ 이하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포함) 및 채권양도협약기관 소유의 기숙사(호수가 구분되어 있고 전입신고가 가능한 경우에 한함) (단, 만 25세 미만 단독세대주인 경우 60㎡ 이하 주택)이며, 임차 보증금은 3억 원 이하면 충족한다. 이에 근거하여 만족하는 매물을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인 ‘직방’과 ‘다방’, 그리고 ‘네이버 부동산’으로 살펴보았다.

 

▲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 직방의 인터페이스 화면. 사진=김민기 기자

 

예산대와 구조, 면적 등을 설정하고 검색하면 여러 매물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청년 버팀목 대출이 가능한 매물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진 주택 중, 전세 보증금 1억 7천만 원에 방 컨디션이 좋은 한 곳을 특정했다.

 

현재 거주 중인 자취방의 계약이 2월 말에 만료되는 것과 대출 시행에 걸리는 시간, 전세 매물이 풀리는 기간 등을 고려하여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광고를 올린 부동산에 직접 방문하여 상담을 진행했다.

 

▲ 부동산 사장님과의 문자 내용 1. 사진=김민기 기자

 

동일한 전세 보증금과 구조를 가진 두 매물이 있는데, 1**7호는 하*은행에 저당이 잡혀 있어, 해당 은행을 통해서만 대출이 가능하고, 1**8호는 상환을 완료하여 타 은행에서도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1**7호의 경우, 기자 본인의 주거래 은행이 해당 은행이 아니었기에 1**8호로 선택했다. 이후 부동산 사장님은 “요즘 청년 버팀목 대출 승인이 잘 안 나서, 취급해 주는 은행을 먼저 알아보는 게 나을 거야”라며, 해당 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을 알아볼 것을 권했다.

 

▲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 대출 대상 안내. 사진=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위해서 필요한 서류 중 하나가 임차보증금의 5% 이상을 지불한 계약서이기에, 기자 본인 또한 계약 이전에 해당 매물이 대출 가능한 주택인지 은행 측에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대출 가능 은행 찾기


▲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등기소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인터넷등기소 홈페이지

 

먼저 인터넷등기소에서 해당 주택의 등기를 발급받고,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근처 **은행에 방문했다. 대출 후기를 검색해 본 결과, 계약하고자 하는 매물 근처의 은행에 방문하는 것이 심사에 유리하다고 하기에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부정적이었다. 최근 재개발로 이문동 근처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일반 대출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여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받지 않고 있다는 이유였다.

 

▲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 업무취급은행 안내. 사진=주택도시기금 홈페이지

 

여러 후기를 통해 은행 지점마다 해당 대출 취급 여부는 상이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충격이었다. 해당 은행원분께 취급하는 지점을 여쭤보았지만, 확인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이에 고려대 근처에 위치한 다른 은행에 방문했다. 하지만 은행원분께서는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에 대해 전혀 무지한 상황이었고, 되려 대출을 상담하러 간 기자 본인이 해당 상품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이런 대출 상품의 경우에는 매물 근처의 은행에 방문해야 한다며, 다시 외대 근처 은행에 방문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대출이 가능한지 한 번만 알아봐 달라고 사정을 설명 드린 후, 두 번째 은행 방문은 마무리되었다. 몇 시간이 지난 뒤, 오후 6시쯤 해당 지점에서 전화가 왔다. 학생인 관계로 소득이 없어, 대출 승인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은 개인의 신용도가 아닌 목적물에 대한 평가만 포함된다는 말에도,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해당 대출 상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청량리 수산시장 근처에 위치한 은행에 방문했다. 해당 매물이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 상품인지, 이 지점에서 대출 신청이 가능한지를 여쭤보았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 부정적이었다. 매물 근처에 있는 은행 지점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말과, 해당 매물의 등기에 저당이 말소 처리가 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평가가 불가하다는 말이었다.

 

직후에 부동산 사장님께 전화해 등기상 저당 말소에 대해 문의한 결과, 모두 상환하여 등기 신청만 하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게 해당 매물의 주인이 등기 말소 신청을 할 동안 타 은행들도 방문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은 얻을 수 없었다. 개인 사정으로 잠시 한국을 떠나야 했기에 부동산 사장님께 “은행만 찾는 대로, 해당 매물을 꼭 계약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말씀드리니, “걱정 말아요. 집주인한테 말해서 등기 처리해 놓고, 기다리고 있을게요.”라며 답변해 주셨다.


집주인의 변심과 실패


▲ 부동산 사장님과의 문자 내용 2. 사진=김민기 기자

 

그렇게 1주일 정도가 흐른 뒤, 한국에 돌아와서 들은 부동산 측의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집주인이 마음을 바꿔, 월세 계약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이었다. 해당 매물을 잡기 위해 발품을 파는 동안 전세 매물이 나오는 시기를 놓쳤고, 결국 타 매물을 잡지 못했다. 이미 대다수의 대학가 근처 전월세 매물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기존 학생들과 자취방을 구하는 신입생들에 의해 계약된 상황이었고, 결국 내년을 기약하며 급하게 오피스텔 원룸을 월세로 계약했다.


거주 비용 줄이기, 가능은 할까


계속 상승하는 거주 비용을 줄이기 위해 ‘LH 청년 매입임대주택’과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시도해 보았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고배를 마셨다.

 

‘LH 청년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한정된 주택에 대해 본인과 가족의 소득 자산 기준에 의거하여 공급 여부가 결정되기에, 조건에 따라 성공률이 천차만별이었다.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은 재개발 구역이라는 상황적 요인과 더불어 대출 상품에 대한 각 은행 지점의 낮은 이해도, 집주인의 변심이라는 변수로 실패했다.

 

이번 경험으로 ‘청년 주거’ 문제에 있어 여러 한계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앞서 1편에서 언급했듯, 서울 지역 원룸의 평균 월세는 4년 만에 46만 원에서 77만 원까지 상승했다. 학생이 아닌 사회초년생의 입장에서도 결코 가벼운 지출이 아니다. LH 매입임대주택 청약의 높은 경쟁률이 청년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입임대주택의 공급량은 수요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도 대학생과 같은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홍보하고 있음에도 대학가 은행지점 은행원이 해당 대출을 모르고 있고, 지역 상황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실행되는 등 청년 주거 문제의 문턱을 낮추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해당 기사를 보고 거주 비용 줄이기를 시도하는 독자분들께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네고 싶다.

 

첫 번째, ‘LH 청년 매입임대주택’을 신청할 경우 3, 6, 9, 12월마다 본인의 소득 자산 기준을 확인하고 공급 호수가 많은 건물을 선택할 것.

 

두 번째, ‘청년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알아볼 경우 다수의 매물을 동시에 상담하여 선택지를 늘리고, 계약서상에 ‘버팀목 대출 불가 시 계약 무효 및 계약금 반환’에 관련한 특약 사항을 넣어 은행을 찾기까지의 시간을 절약할 것.

 

세 번째, 본 기자가 시도한 방법 이외에도 각 지자체가 시행 중인 ‘월세 지원 사업’, ‘LH 청년전세자금대출’ 등 다른 프로그램들이 있으니, 시기를 확인하고 꾸준히 시도할 것.

 

주거 비용 절약에 성공하여 독자분들께 실질적 도움이 되고자 기사를 기획하고 준비했지만, 아쉽게도 실패했다. 비록 성공한 사례는 아니지만, 해당 기사가 주거를 준비하는 대학생 및 청년에게 하나의 교보재로 쓰이길 바라며 기사를 마친다.

 

 

김민기 기자(alsrlsky@naver.com)

김민기 기자 mkkimhuf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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