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사이비 종교단체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 방영 이후 주춤했던 사이비 종교 포교가 최근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특히 대학가의 종교와 무관한 동아리인 척 위장하여 수많은 대학교 학생을 사이비 종교에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들이 위장하는 수법 중 동아리와 설문조사는 학우들로 하여금 실제 사이비와 관련 없는 정상적인 동아리 모집이나 설문조사를 의심하게 하여 일반 동아리들과 연구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근처에 있는 역곡역 역시 다른 대학 근처의 지하철역처럼 사이비 포교의 중심지이다. 이에 따라 등하교하는 수많은 학생이 사이비 종교단체의 포교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것이 현실이다.
가대알리의 이번 <가알 저격>에서는 대학가 사이비 포교의 실태를 집중 취재하여 그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본다.
상담치료로 위장하는 그들
최근 사이비 종교의 대학생 포교는 더욱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그리스도교 계열 종교 단체로 위장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종교의 색채를 벗어던지고, 상담 치료로 위장하여 포교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가대알리로 재보된 사이비 종교 단체 탈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특히 봉사동아리나 심리상담동아리로 위장하여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상담 치료’로 위장하여 포교를 진행한다.
특히 이들 위장 상담 업체는 포교 대상자와의 1대1 매칭을 통해 나이대가 비슷하고, 심리적인 동질감 유도를 위해 같은 성별의 위장 상담사를 배치하기도 한다. 이후 배치된 위장 상담사는 포교 대상자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고 개인적인 연락과 만남을 지속하며 일기장을 공유하게 한다. 심지어 포교 대상자가 오늘 만난 지인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공유하게 한다.
더하여 이들은 포교 대상자들의 또래까지 상담을 명목으로 분석하여 철저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가대알리와의 인터뷰에서 “위의 상담 사례는 내담자의 자율성과 자기 결정권을 위반하는 행위며,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나 일종의 압박을 하는 것은 내담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라며, “이러한 상담 행위가 과연 비밀보장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위의 사례처럼 종교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다가 점차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 야금야금 접근하는 것은 일종의 ‘**행동형성(Shaping)’을 사용해 사이비 종교 단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목적으로 유도하는 것이다”며 주의를 요했다. 또 “현실적으로 대학생들은 ‘집단정체감(group identity)’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소속감과 안정감이 부족해 사이비 종교가 안정감을 채워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위장 상담업체들은 ‘마인드 컨트롤 연구소’, ‘마음 코칭’, ‘국제 심리 상담 연구소’ 등 공식적으로 인증된 기관인 것처럼 위장해 포교 대상자들에게 종교 단체가 아닌 것처럼 접근한다.
이들은 친밀도를 쌓기 위한 위장 심리 치료로 종교에 대한 거부감을 줄인뒤 ‘단체 후원자 강연’, ‘심리 치유 활동가 강연’, ‘심리 치유의 일환으로 종교를 소개하는 강연’ 등 사이비 종교 강사의 강의를 듣게하여 교묘히 포교를 진행한다.
또 포교 대상 대학생들에게 ‘계약서’와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해 부모나 지인들에게 상담을 받는 사실을 알리지 않게 한다. 나아가, 상담을 그만둘 시 법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처럼 압박을 가한다.

이같은 상담 포교를 피하기 위해서는 상담사가 소속된 단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활동사진이 올라와 있는지 확인해야한다. 또한, 보통의 사이비 종교 단체의 경우 중간 직책이 많아 조직도가 복잡할수록 의심해야 한다.
각종 문화·예술 활동으로 위장하는 그들

최근 SNS와 숏폼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대학생들이 자주 쓰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사이비 종교의 교묘한 포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일러스트를 이용하여 귀여운 그림을 그려 ‘그림묵상’이라는 콘텐츠로 개신교 게시물로 위장하기도 한다.
최근 한 사이비 종교단체는 근래 화제가 된 ‘러닝’ 문화에 맞추어 러닝크루를 만들고 관련한 유튜브 숏폼을 올리는 등 유행에 맞추어 젊은 층을 겨냥하여 활발한 포교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데이트 코스로 유행했던 ‘드로잉 카페’를 빙자하여 거리에서 카페 할인권을 주는 척 포교의 현장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더하여 카페 창립을 위한 이용자 조사라고 하면서 QR 코드를 이용하여 포교 대상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한다.
또 연예인기획사나 1인 크리에이터 기획사로 둔갑해 포교 대상자에게 “인플루언서를 만들어주겠다”며 접근하여 포교하기도 한다.
한 사이비 종교 단체 탈퇴자인 대학생 A씨는 포교를 당한 경로에 대해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사진동아리 계정과 연락이 닿아서 DM으로 1순위 사진을 골라달라고 말했다며”, “사진과 관련한 전시회를 할 계획인데 이에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사이비 종교 단체에 처음 접근한 경로를 말했다.
그는 “두 명의 여성이 미팅에 나와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한 테스트가 있는데 해보겠냐, 이 테스트를 확인하려면 다른 회사와의 연결을 통해 해설을 받을 수 있다”며 개인정보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후 사이비 종교 단체는 A씨에게 “저희는 앱을 개발하는 회사인데 마음 수업과 같은 자기계발 컨설팅을 하면서 데이터를 쌓고 있다”며 A씨에게 비밀유지서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A씨는 "서약서 작성 이후 수업(컨설팅)을 받게 되었는데, 종교를 강요하는 수업이 아닌 인문학 토론 강의라고 안내를 받아 수업을 듣기 시작해 한 달 반 조금 넘게 수업을 들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제 고등학교 동창과 최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가 당했던 것과 같은 인문학 수업을 듣게 되었다고 해 놀란 적이 있다. (사이비 종교 단체의) 센터는 제가 듣던 센터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저와 마찬가지로 컨설팅 수업을 받다가 연결받은 수업이라고 말해 놀랬다”며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수법에 대해 경고했다.
정상 종교로 보이도록 속이는 그들
개신교 계열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는 최근 자신들의 건물에 ‘(사이비 종교단체 이름) OUT’과 같은 문구를 써 정상적인 교회로 보이는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사이비 종교 단체의 경우 포교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종교를 부정하는 말을 해도 된다는 내부 방침까지 세워 더욱 구별하기 어려워졌다.
따라서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당 유사 종교 시설의 교리가 정식 종교들의 교리와 다른 경우 의심해야 한다.
안소영 바이블백신센터 전도사는 “개신교 계열 사이비 종교 단체의 경우 성령을 ‘사람’이라 표현해 그 의미를 훼손하거나, 현실 세계의 사람을 구원자나 ‘신’과 동등한 존재로 묘사하는 교리를 가진다”며, “이런 내용을 들었을 시 즉시 사이비로 의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정민 가톨릭대 교목실장 신부는 “보통의 사이비 종교 단체는 개인정보 수집이 실적이기에 상세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더하여 “사이비 종교 단체는 인간관계 형성을 중요시하고, 포교를 위해 ‘성경공부’를 하게 만든다”며, “권유를 받았을 때 정식 종교에서 인증된 ‘성경공부’인지 인증된 주변 천주교 성당이나 개신교 교회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대처법을 전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
상대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종하는 현상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이다.
** 행동형성(Shaping)
복잡한 행동이나 기술을 학습시키는 데 유용한 방법으로, 기대하는 반응이나 행동을 학습할 수 있도록 목표로 삼는 바람직한 행동에 대해 강화하여 점진적으로 행동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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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말]
가대알리의 ‘가알저격’은 시사 문제에 대한 집중 취재를 통해 깊이 있는 보도를 전하는 새로운 코너입니다. 이번 가알저격에서는 새학기를 맞아 사이비 종교 단체의 포교 방식과 이를 피하는 방법, 그리고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나온 분들을 대하는 태도에 관해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이어지는 특집 기사에는 사이비 종교 단체의 포교를 피할 수 있는 상세한 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조우진 기자 (nicecwj1129@gmail.com)
권민제 기자 (writming0314@gmail.com)
김동현 기자 (mvp2450@naver.com)
고민정 기자 (nymos4869@gmail.com)
김나영 기자 (1219kny@gmail.com)
이서은 기자 (leesueeun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