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대 총장선거 특집] 알리가 돌아본 박정운 총장 4년

  • 등록 2025.09.14 09: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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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돌아본 박정운 체제 4년
학생이 뽑은 첫 총장, 4년의 공과(功過)
12%의 권리, 책임으로 답할 때

*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40호: 비틀어 보자'에 실린 기사로, 2025년 8월에 작성되었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29일, 한국외대(이하 외대) 제12대 총장 선거가 열렸다. 당시 선거는 외대 학생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녔다. 8년간 ‘불통 행정’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김인철 총장 체제 종식을 알리는 동시에, 오랜 항쟁 끝에 교수·학생·직원이 모두 참여하는 ‘학내 3주체 선거’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총장 교체를 넘어 학내 민주주의의 지형이 바뀌는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3주체 선거의 기반은 총장 후보 선출 규정의 개정이었다. 이전까지는 교수 협의회 회원만이 총장 선출에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다. 총장 후보자 2인을 교수 협의회가 선출하면, 이사회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총장으로 임명되는 방식이었다. 

 

이로 인해 후보자들은 실질적 공약 수혜자인 학내 전체 구성원의 이익보다는 교수 집단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실례로 김인철 전 총장은 교수 협의회 결선 투표에서 55.7%를 얻어 당선됐지만, 당시 학생회에서 진행한 모의 투표에서는 8명 중 7위에 그쳤다.

 

학생들은 이러한 선거 구조가 학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오랜 시간 동안 선거권 확대를 요구해 왔다. 그 결과 제12대 총장 선거부터는 개정된 총장 선출 규정에 따라, 교수 협의회 회원 90%, 직원 5%, 학생 5%의 투표 반영 비율이 적용됐다.

 

그리고 마침내, 학내 3주체의 손으로 직접 뽑은 총장이 탄생했다.

 

 


'12%’로 돌아온 우리의 총장선거


 

작년 7월, 이사회는 총장 간선제 도입을 시도했다. 이에 학내 3주체는 강력히 반발했고, 권리 보전과 확대를 위해 뜻을 모았다. 그 결과 법인은 간선제 도입 시도를 잠정 중단하겠다 약속했고, 총장 후보 선출 규정 개정을 통해 투표 반영 비율이 새롭게 조정됐다. 교수 76%, 교직원 12%, 학생 12%. 여전히 적지만 분명히 확보한 권리다. 이제 그만큼 책임 있는 참여와 비판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위해선 먼저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지난 4년간 외대를 이끈 박정운 총장은 12대 총장 선거 당시 ‘고유 역량을 통한 학생 성공’을 외치며 교육·재정·시설·소통 등 전방위적 혁신을 약속했다. 

 

외대알리는 이번 기사를 통해 지난 4년간 박 총장이 어떤 정책을 시행했고, 어떤 부분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는지 되짚어본다. 이는 차기 총장에게 요구될 리더십의 기준을 고민하고, 우리가 이번 선거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지 함께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학생 성공을 위한 변화’ 어디까지 왔나 - 학제 개편


1. 성적 평가 방식 개선

 

지난 10여 년간 외대의 성적 평가 제도, 특히 상대평가 제도는 학생 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다. 그 시작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교 본부는 수강생이 20명 미만이거나 원어 강의에 한해 절대평가를 적용하던 기존 방침을 철회하고, 모든 강의에 일괄적으로 상대평가를 적용하는 이른바 ‘상평통보’를 시행했다. 이는 2015년 교육부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앞둔 시기, ‘학점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삼아 기존 절대평가로 운영되던 수업들의 학점을 상대평가로 소급·전환하고 통보한 조치였다. 

 

 

이후 학생 사회는 절대평가 확대와 상대평가 기준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특히 기초 언어 과목, 회화 수업, 소규모 강의 등 성취 중심의 수업에 절대평가를 적용해 달라는 요구의 경우, 총학생회의 주요 공약으로도 반복됐다. 

 

박 총장 역시 선거 당시 기존 상대평가 제도를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하겠다는 학생 지원 공약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2022년 말 양 캠퍼스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제출한 성적 평가 방식 개선 요구안이 학교 본부에 의해 본격적으로 검토됐고, 마침내 2023년 1학기부터 일부 개선이 이뤄졌다. 

 

기존 ‘B 유형’에 해당하던 수강생 10명 이하, 교직·이공계 실험실습, Communicative English 진리반, 대학영어 진리반 등 강의는 전면 자율평가(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는 교수가 수강생 모두를 재량 평가하는 방식이다.

 

10명 초과 원어 강의 역시 기존보다 완화된 A 등급 상한 40%의 상대평가 기준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는 기존 B 유형 강의에서 적용됐던 A 등급의 비율과 동일한 수치지만, 수강생 수가 10명 초과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보였다. 이전까지 10명 초과 원어 강의는 모두 A 유형(A 등급 35% 이내, B 등급 70% 이내)에 포함되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A 등급 비율이 늘어나 원어 강의 수강생들이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2. 마이크로 디그리 도입 및 융합전공 신설

 

박 총장은 후보 시절 ‘융복합 인재 양성’을 주요 비전으로 내세웠다. 그는 AI 시대, 언어 자동화의 진전에 따라 외대의 고유 가치였던 ‘외국어’가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 융합전공 운영의 내실화를 약속했다.

 

 

그 일환으로 도입된 것이 바로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제도다.

 

마이크로 디그리란, 기존 학위과정과는 별도로 학과(부) 및 전공, 미네르바교양대학, 부서 또는 학제간 지정된 최소 12~15학점을 이수하면 별도 학위를 인정해 주는  모듈형 교육 과정이다. 학생들은 최대 3개까지 마이크로 디그리를 이수할 수 있으며, 이수 내역은 졸업증서에 함께 기재된다. 이는 최대 3개까지 이수 가능하며, 이수한 학위는 졸업증서에 표기된다.

 

해당 제도는 2024년 1학기부터 시범 도입됐으며, 현재(2025년 2학기 기준) 총 34개 과정까지 확대된 상태다. 

 

 

더불어 박 총장은 사회적 수요 및 학생 요구를 고려한 융합전공을 신설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23년 2학기부터 상담·UX 심리 전공이 새롭게 개설되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융합전공 운영에는 여전히 여러 문제가 지적된다. 개설 강의 수 부족, 부실한 커리큘럼, 낮은 이수 편의성 등 운영 전반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춘 새로운 전공의 개설도 중요하지만, 기존 융합 전공의 실효성과 내실 역시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시점이다.

 

 

3. 학과 통폐합, 그리고 신설 학부 개설

 

2022년 4월 20일, 학칙 개정(안)이 공고됐다. 개정 내용은 바로 ‘외국어계열 유사학과(부) 일부를 서울캠퍼스로 통합’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즉 중복학과(부) 통폐합을 의미한다. 

 

박 총장은 총장 임기 시작 직후부터 학제 개편에 착수했다. 중복·유사학과 문제는 지난 2014년 당시 분교였던 용인캠퍼스(現 글로벌캠퍼스)를 본교로 통합한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본·분교 인식 문제, 커리큘럼 혼동 등이 주요 이유였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2023년 내에 학제 개편을 완성해 ‘하나의 외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 총장 취임 직후인 3월부터 글로벌캠퍼스에 위치한 통번역대학(전체 8개 학과)과 국제지역대학(프랑스학과, 인도학과, 러시아학과, 브라질학과 등 4개 학과) 등 총 12개 학과가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서울캠퍼스의 해당 전공으로 통합되는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학교 측은 유사 전공 간 중복 해소, 캠퍼스 간 정체성 확립, 교육 자원의 효율화를 위해 이번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1. 재적생의 졸업 시까지 강의 및 학사 운영을 지원하고 폐강 기준의 완화 등을 통해 수업권을 보장한다.

2. 신입생의 모집 중단 이후에도 학과장의 보직을 유지하며 소속 재적생(유학생 포함)과 이중 전공생의 규모를 고려하여 장학금 지원 및 조교 배정, 진로취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3. 2개 이상 전공 취득 시, 학위증과 졸업 증명서에 명기할 전공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4. 구조조정 해당 학과의 재적생 0명이 되는 시점 이후 졸업 증명서는 서울캠퍼스 해당 학과명으로 발급한다.

5. 부전공 및 이중 전공 이수자가 추가 학점(총 54학점)을 취득할 경우, 또 하나의 제1전공으로 인정한다.

6. 4학기 수료 예정자에게도 전과 기회를 추가 1회 부여한다.

7. 구조조정 해당 학과는 2023학년도 이후 본 대학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과, 이중 전공 및 부전공 모집에서 제외한다.

8. 위 사항은 현 아랍어통번역학과 학생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 박 총장이 처음 제시한 구조조정안 주요 내용 (내용 출처=외대알리)

 

하지만 개편안 발표 직후 학생 사회의 반발이 시작됐다. 그동안 유사중복학과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해 온 학생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학교가 제시한 구조조정안의 구체적 내용과 절차였다. 

 

특히 학위증과 졸업 증명서에 명기할 전공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과 서울캠퍼스 학과명으로 졸업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한 조항이 논란이 됐다. 이는 학생들의 요구가 아닌 학교 측의 독단적 결정이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개정안은 갈등만을 낳았다.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은 하루아침에 소속 학과를 잃는다는 당혹감을 표했고,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형평성과 수업권 보장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다. 실제로 당시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양 캠퍼스 학생 간 갈등이 이어졌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개정안에 대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수업권 보장을 촉구하는 학생 약 2,300명의 연서명을 총장실에 전달했다. 또 학교 측의 독단적인 학칙 개정안 심의 및 의결을 막기 위해 노숙농성, 대학평의원회 개회 저지를 위한 회의실 및 총장실 복도 점거 등 집단행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규정안 철회에는 이르지 못했다. 결국 학칙 개정안은 최종 가결됐다.

 

 

이처럼 정책 방향 자체에는 일정 부분 공감이 있었으나, 절차와 소통 부족이 갈등을 키웠다. 또 이러한 무리한 구조조정 추진은 겨우 ‘불통행정’을 극복한 학생들에게 새로운 상처를 안겼다.

 

해당 개편안은 2023년까지 마무리됐고, 그동안 해묵은 과제였던 유사중복학과 개편은 종결됐다. 통폐합으로 확보된 입학 정원은 인공지능, 디지털인문학 등 미래지향적 학문 분야를 포괄하는 첨단융합학부 신설에 재배치됐으며, 실제로 2024년 AI융합대학과 Culture&Technology융합대학, 기후변화융합학부 등이 신설됐다. 

 

 

 

4. 무전공 도입

 

2024년 박 총장은 교육부 대학 혁신지원 사업의 흐름 속에서 ‘무전공 전형’을 도입했다. 신입생이 전공 구분 없이 입학해 2학년 이후에 전공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공 선택의 유연성을 높이고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것이 정책의 취지다. 

 

당시 교육부는 신입생을 일정 비율 이상 전공 구분 없이 선발하는 대학에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제시한 모집 유형은 두 가지로,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 뒤 대학 내 모든 전공(보건 의료·사범 제외)을 선택하는 방식(유형 1)과 ▲인문·자연 등 계열 또는 단과대별로 모집한 뒤 해당 범위 내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유형 2)이다.

 

외대는 자유전공학부를 중심으로 이 제도를 적용해, 2025학년도 전체 모집 인원의 약 26%인 835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했다. 같은 해 서울·글로벌 양 캠퍼스 자유전공학부 정원을 총 324명(10.11%) 규모로 확대했다. 또한 전공 탐색 후 정원 제한 없이 희망 전공을 배정하는 권역별·계열별 통합 모집 단위를 도입했으며, 선발 규모는 입학 정원의 15.94%로 총 511명이었다. 외국어 계열은 언어·권역별 특성에 따라, 비 외국어 계열은 단과대학 형태로 광역 모집했다.

 

당해 초에 발표된 제도를 5월 모집 요강에 반영해 곧바로 신입생 모집에 적용했기에, 재학생들에게는 사실상 ‘통보’에 가까웠다.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도 무전공 모집에 대한 요구안을 학교 측에 전달하며, 기존 학생과 무전공 신입생 모두의 학습권 보장을 촉구했다.

 

 

시행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 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한 후속 관리가 필수적이다. 무전공이 진정한 선택권 보장의 도구가 되려면, 입학 전형 변화에 걸맞은 행정·교수·커리큘럼의 ‘3박자’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촉박하게 입시 전형을 조정한 만큼 세밀하고 지속적인 사후 관리 강화는 필수적이다. 교육부 인센티브 논리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외대 스스로 최적의 학습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 성공을 위한 변화’ 어디까지 왔나 - 인프라 개선


 

1. 양 캠퍼스 건물 엘리베이터 설치

 

 

2019년까지 서울캠퍼스 내에서 엘리베이터를 보유한 건물은 본관과 사이버관뿐이었다. 글로벌캠퍼스 역시 2023년까지 백년관과 공학관을 제외한 모든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았다.

 

2018년부터 교내 배리어 프리 인프라 부족에 대한 본격적인 지적이 이어지면서 엘리베이터 설치가 적극적 추진됐다. 서울캠퍼스에서는 2019년 인문과학관을 시작으로, 2021년 사회과학관, 2023년 대학원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다. 글로벌캠퍼스도 2023년 교양관 건물 외벽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다만 박 총장이 내세운 모든 건물 엘리베이터 설치 공약이 아직 완전히 실현된 것은 아니다. 모든 학생들의 학습권 및 이동권 보장을 위해 향후 추가 설치 계획이 필요하다.

 

 

2. 양 캠퍼스 무선 인터넷(Wi-Fi) 환경 개선

 

양 캠퍼스의 무선 인터넷(Wi-Fi) 문제는 오랫동안 학생들의 일상적인 불편 사항이었다. 온라인 시험 도중 연결이 끊기고, 이클래스에서 강의 자료를 내려받는 데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는 ‘총학 와이파이 제발’, ‘와이파이’ 등 제목의 글이 매일같이 올라왔으며, “학교생활 필수품은 핫스팟을 켜기 위한 무제한 데이터”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자주 오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24년 여름, 서울캠퍼스가 먼저 무선 인터넷(Wi-Fi) 환경 개선 공사에 착수했고 같은 해 2학기 개강 전 마무리됐다. 글로벌캠퍼스도 뒤이어 같은 공사에 들어갔으며, 8월 15일 완료를 앞두고 있다.

 

 

 

3. 글로벌캠퍼스 도서관 리모델링 중단

 

양 캠퍼스 도서관 리모델링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오랫동안 지속된 끝에, 서울캠퍼스는 지난 2018년 도서관 리모델링 확장 공사에 착수해 2020년 3월 준공됐다. 그러나 글로벌캠퍼스 도서관 리모델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2021년 학교 홈페이지에 리모델링 설계 공모가 게시됐고,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 결정과 조감도 발표까지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공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인프라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설계다. 강의실, 도서관, 기숙사, 이동 편의 시설은 학문적 성취와 캠퍼스 생활의 토대이자 학생들이 매일 마주하는 생활 그 자체다. 박 총장 역시 후보 시절 다양한 인프라 확충 공약을 제시하며 노후 시설 개선과 접근성 향상을 약속했다. 그러나 임기 4년을 돌아보면, 상당수가 실행되지 못했다.

 

양 캠퍼스 건물 엘리베이터 설치, 글로벌캠퍼스 도서관 신축 등 몇몇 과제는 오랜 기간 요구가 이어져 왔음에도 여전히 완전한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예산과 행정 절차의 문제를 넘어,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의 부재를 보여준다. 어쩌면, 학생들을 위하는 의지의 부족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선택이 좌우할 새로운 ‘4년’

 

박정운 총장은 학생의 손으로 처음으로 직접 뽑은 총장이다. 그는 후보 시절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공약을 내걸었고, 일부는 실제 정책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4년은 동시에, 산적한 과제들을 여실히 드러낸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올해 초, 학생들에게 통보된 등록금 인상 문제는 학생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상호 불신은 더욱 심화됐다.

 

이제 바통은 제13대 총장에게 넘어간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총장 선출을 넘어, 우리가 어떤 대학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학생이 직접 총장을 뽑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치러지는 두 번째 선거다. 올해부터 교수 76%, 직원 12%, 학생 12%의 투표 반영 비율이 적용되면서, 학생들의 한 표가 지난 선거보다 더 큰 힘을 가지게 됐다. 

 

지난 4년의 성과와 한계를 성찰하며, 다음 4년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총장을 선택하는 일. 그리고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일 - 이것이 이번 선거에서 학생들이 가져야 할 태도일 것이다.

 

 

이은진 기자 (dldmswls0292@gmail.com)

이은진 기자 dldmswls02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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