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 제13대 총장후보 선거의 열기가 뜨겁다. 이번 선거는 총장 선출 규정 개정으로 교직원과 학생의 투표 반영 비율이 각각 12%로 확대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학생과 교직원을 아우르는 정책 공약을 강화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외대알리는 각 후보가 제출한 공약집을 토대로 교육, 재정·인프라, 행정·복지 등 세 영역에서 제시된 핵심 공약과 대학 발전 구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대학의 경쟁력은 교육의 방향성에서 출발한다. 총장은 시대 변화에 맞는 학문 체계와 교육 철학을 제시해야 하며, 그것이 학교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특히 이공계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대 흐름 속에서 ‘외국어’라는 정체성을 가진 한국외대가 어떤 방식으로 혁신을 이뤄낼지는 중요한 과제다. 각 후보가 내놓은 교육 분야 공약은 무엇일지 함께 살펴보자.
기호 1번 장지호 후보는 전통적 외국어 교육의 강점을 AI와 결합한 미래형 교육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AI 융합 교육 확대와 글로벌 인재 양성 기반 강화를 교육 관련 공약의 중심에 두고 있다.
장 후보는 우선 AI교육혁신센터를 신설해 어문학과의 문화콘텐츠와 기술 등을 융합한 ‘한국외대 형 AI 교육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AI 리터러시 인증제를 도입해 전 재학생이 기본적인 AI 활용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초(超)개인화 외국어 교육 시스템과 AI를 결합해 언어 빅데이터를 이용한 AI 튜터링 시스템으로 24시간 학습 지원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외대의 교육 이념인 ‘진리·창조·평화’를 3대 핵심 역량으로 한 ‘미네르바 교양대학 HONORs+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모든 재학생은 핵심 역량 중 하나 이상을 선택해 미션을 수행하고 맞춤형 졸업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송도캠퍼스에는 해외 명문대와의 학점 인정 및 복수 학위 제도를 확대하고 산학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장 후보는 송도캠퍼스를 국제 학생 전용 외국어 특화 캠퍼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학부-대학원 연계 트랙 신설, 타 대학 교차 수강 확대, 언어정보학 협동과정 신설 등을 통해 대학원 경쟁력을 높이고, 절대평가 확대와 장학제도 개선, 24시간 학습공간 확충 등 학생 중심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장 후보의 공약들은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가중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되며, 특히 기존 외대의 교육 제도 개선이나 보완 방법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기호 2번 윤성우 후보는 “언어로 세계를 잇고, 데이터로 미래를 여는 대학”이라는 비전 아래, 교육 혁신과 연구력 고도화를 통한 미래형 글로벌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교육 경쟁력 제고를 위해 외국어 교육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지역학·언어 전문 고도화 등 3트랙 체계로 개편하고, 국가전략 언어 특수어 HUFS 3.0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요자 맞춤형 마이크로디그리 과정 확대, 해외 현장 학기 강화, 전공·이중전공 필수과목 좌석 보장 등 학사 운영의 실질적 개선을 약속했다.
또 학생 주도형 학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학생 참여형 연구 지원’을 확대하고, 이공계 대학원생 외국어 능력 향상 프로그램과 연구조교·교육 조교 제도 강화를 통해 학부와 대학원 모두의 연구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수진에게는 연구 생애주기별 지원체계를 도입하고, 5년 주기 연구년제와 신임 교원 연구집중학기 제도 운영을 약속했다. 또한 간접비의 최소 30%를 연구실 인건비 및 장비로 자동 환류하고, ‘연구년 Plus’ 과제 선후금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창업 융합 전공 신설, 창업 전담 정년트랙교수 임용, 창업 학기 및 장학금 제도 등을 포함한 창업 생태계 구축을 통해 교육·연구·산학이 연결되는 혁신적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윤 후보의 필수과목 좌석 보장 등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려는 구상은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겠으나, 교원 인력 및 강의실 여건 등 실질적인 부분을 함께 고려한 세부 실행 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기호 3번 최승필 후보는 “다시, 한국외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AI와 융합 교육을 주축으로 한 교육혁신 비전을 제시했다.
최 후보는 어문학 계열의 학점 자율화 및 유연화, AI 융합교육위원회 설치, 부전공·이중 전공 확대 등을 통해 학생 주도형 학사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70명 이상 대형 강의에는 조교를 지원하고, 외국인 학생 대상 수준별 클래스 도입, 절대평가제 확대 등으로 교육의 질 향상과 학습 부담 완화를 도모한다.
특히 ‘HUFS-Amazon(AWS) AI Campus 구축’을 핵심 공약으로, 교육·연구·행정 전반의 AI 전환을 추진한다. AWS 자격 인증 강좌 개설과 자동 행정 시스템, AI 연구 보조 도입을 통해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부문에서는 AI 벌크 사용 계약과 국제 학술지 게재 지원, 미네르바 연구석좌 교수제 신설을 통해 연구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동시에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임 교원에게는 연구 집중 여건을 보장하고, 이공계에는 연구실(lab) 구성 비용을 소급 적용한다. 또한 ‘국가미래전략원’을 설립해 공공외교·통상·국가 정책형 연구를 수행하고, 기관 회원 유치를 통한 연구의 수익화도 함께 추진한다.
다만 어문학 계열의 학점 유연화 방안에 대해서는 학습량이 많은 전공 특성상 실제로 필요한 조치인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또한 송도캠퍼스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 전략이 언급되지 않아, 캠퍼스 간 균형 발전 방안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호 4번 이상환 후보는 주요 교육 분야 공약으로 △AI 기반 융복합 혁신 교육을 통한 세계 경쟁력 확보 △수요자 중심 혁신과 맞춤형 지원체계로 학생 만족 실현 △진로지도 고도화 및 실무형 교육지원을 통한 글로벌 선도 모델 확립 등을 제시했다.
AI 기반 융복합 혁신 교육 실현을 위한 핵심 정책에는 외대의 고유 경쟁력인 외국어·지역학과 AI 등의 신성장 동력의 결합, VR·AR, AI 도구 개발 및 IT 인력 확충, 플립러닝, 블렌디드러닝, HUFS MOOC 구축 등 첨단 인프라 강화가 포함된다.
또 학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실습 교육과 실무 전문가 강좌를 확대하고, 국제 교류 프로그램과 전공 연계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3년간 각 강좌의 수강인원을 고려한 분반과 계절학기 강의를 확대하고, 특수 외국어 전공자 집중 지원과 사회적 소수자 학습 접근성 개선 등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제시했다.
연구 영역에서는 연구자이자 R&D 관련 전문가로서의 다양한 연구 활동 경력을 언급하며 연구 생태계 혁신과 교수의 연구 역량 강화를 비전으로 삼았다. 우선 상시 채용제를 통해 우수 교원을 확보하고, 교원 채용 과정 채용 투명성 보장을 위해 정량·정성 평가 기준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R&D 사업지원단’을 통한 각종 R&D 사업 수주의 획기적 확대(연구지원 플랫폼 구축, 국제 R&D 확대, 성과 사업화 연계 등)를 약속했다.
다만 분반 확대나 계절학기 확대 등의 방안은 전공별 수요와 교원 수급 상황이 상이해 일률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아쉬우나, 전반적으로 연구 분야 공약에 가장 큰 비중을 두며 연구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적이다.
기호 5번 임대근 후보는 ‘외대 구성원을 위한 100가지 약속’을 내걸었다. 학생을 위한 약속 중 교육 분야에서 학생의 자율성과 학습권 보장을 강조했다. 강의별 상대평가 자율화, 전공 학점 자율화, 자율 전공제 도입을 약속하고 또한 수강신청 제도 개선을 위해 수강 신청 사전 예약제 및 유학생 신청 기간 별도 설정 방안을 제시했다.
교수를 위한 약속에서는 △ (1회에 한하여) 2백만 원에서 1천만 원으로 연구 정착비 증액 △ (같은 조건으로) 1천만 원 연구 설계비 지원 △책임 시수 7.5시간에서 6시간으로 경감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 연구 활성화를 위한 HUFS 집단 연구 지원 사업을 신설하고, 국제 연구 역량 제고를 위해 외국인 연구교수 채용을 확대하고 연구 프로젝트 연계를 약속했다.
또한 멀티모달 세계시민 양성을 목표로 온라인·오프라인·현장 이론·실습 인센티브를 결합한 블렌디드 러닝을 다양한 모델로 운영하고, 참여 교원에게는 강의 가중치와 인센티브 부여, 멀티모달 수업 운영 연수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국외대-고려대-KAIST-경희대-서울시립대-한예종을 연결하는 육각형 교육 교류를 추진해 6개 대학의 전공·교양 학점 교류, 이중 학위, 학술·문화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문화예술·인문 분야 중심의 공약이 두드러지며, AI·IT 등 이공계 관련 비전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육각형 교류’ 구상은 대학 간 연계 강화를 위한 참신한 시도로 평가되지만, 서울캠퍼스 중심의 정책으로 캠퍼스 간 균형 있는 교류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호 6번 강기훈 후보는 이공계 전문가로서 AI 융합교육과 외국어 교육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또 제시한 핵심 4대 공약 중 세 가지를 교육 분야로 설정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공약은 ‘AI 캠퍼스’ 구축이다. 강 후보는 ‘인문학의 깊이에 AI를 입히다’라는 비전 아래 교육·연구·행정·산학협력을 통합하는 AI 융합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고, 전공과 AI를 결합한 마이크로디그리 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NAVER 클라우드 계약학과와 LG CNS 계약학과 산업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고, HUFS–NAVER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해 다국어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연구를 추진한다. 다만 이러한 AI 캠퍼스 구상이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확보와 운영 주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글로벌 싱크탱크 설립’을 통해 국제 연구 허브로서의 위상 회복을 목표로 한다. 외교·안보·통상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외교안보통상전략연구원(IGDSTS)과 문화·산업·콘텐츠 분야를 담당할 글로벌문화콘텐츠&트렌드연구원(IGCCT)을 신설해, 학문과 산업을 연결하는 융합 연구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QS 국내 10위 진입’을 목표로 교수 연구 성과의 질적 제고와 국제 공동연구 확대를 추진한다. 교수당 피인용도와 학문 평판도 개선, 산업계 평가 강화 등을 통해 외대의 교육·연구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외국어 교육은 ‘첨단 외국학’을 중심으로 재편한다. 표준화된 교육체계와 저학년 몰입형 교육을 강화하고, AI 튜터와 AR/VR 기술을 활용한 학습환경을 구축한다. 학과별 특성을 고려한 폐강 기준 조정, 학생 수요 기반 수업 개설, 교수 충원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학부–대학원 연계 트랙 신설, 방학 집중형 마이크로디그리 운영, 송도캠퍼스 내 글로벌국가전략대학원 설립 등을 통해 융합형 교육 기반을 확장한다.
기호 7번 박흥선 후보는 ‘HUFS again’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멀티캠퍼스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연구 혁신을 약속했다.
서울·글로벌캠퍼스의 특성을 살린 교차 수강 시스템을 구축하고, 셔틀버스를 하루 7회 운행해 두 캠퍼스 간 이동을 지원한다. 서울캠퍼스에는 이공계 중심의 이중전공을, 글로벌캠퍼스에는 인문·사회 계열 이중전공을 활성화해 학문 간 장벽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전공 필수 과목 중 1개는 영어(원어) 수업을 도입해 국제화를 위한 교육 환경을 마련한다.
또 인문학적 교양을 강조했다. 철학, 세계사, 기초회계학, 교양한문 등 인문 교양 과목 중 두 과목 이상을 필수 이수하도록 해 학문적 사고력과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연구 환경 개선도 주요 과제다. 박 후보는 외대 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연구 문화 정착을 추진하며, 중점 연구소에 특임교수를 채용하고 논문집의 학진 등재를 유도한다. 교내 AI 연구 인력을 결집해 외국어 자연어처리 등 외대 특성을 살린 AI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서울·글로벌캠퍼스 간 이중전공 활성화나 인문 필수 교양 강화 방안이 실제 학생들의 수요와 학문적 여건을 충분히 반영한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세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기호 8번 유달승 후보는 ‘교육 콘텐츠 혁신’과 ‘온오프라인 융합 학습 체계’를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유 후보는 고품질 멀티미디어 콘텐츠 대폭 확대, AI 기반의 학습 데이터 분석, 맞춤형 커리큘럼 설계 및 학습자 중심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 학습 플랫폼과 오프라인 실습, 세미나를 결합한 연계 학습 체계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공 필수 학점의 다양화 및 탄력적 운영 체계 도입, 학점 지우개 제도 및 S/U 제도 도입, 계절학기 수강 가능 학점 확대, 수강 신청 서버 확충 및 마일리지 입찰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또 장학금 지원 확대 등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완화하고 학습권을 더 두텁게 보장할 계획이다.
또한 취업 교육과 고시 및 전문 자격시험 지원 확대 공약도 제시했다. 유 후보는 동문멘토링과 취업 박람회를 확대하여 취업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시반 역시 수용 인원과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CFA, 관세사, 세무사, 공인노무사 등에 대한 맞춤 지원을 강화한다.
교수 연구 환경도 개선한다. 무강의 연구 학기제 도입, 연구자용 AI 도구(ChatGPT, Gemini 등) 라이선스 제공, 연구비 사용 서류 간소화를 추진한다. 또한 현재 15학점인 교수의 기본 강의시수 역시 14학점으로 하향 조정하고, 학과장과 전공 주임의 강의시수 감면도 확대한다.
특히 유 후보는 특수외국어학과 교수답게 ‘외국어 학과 무전공 제도 폐지’도 제시했다. 외국어 학과의 정체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무전공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세계 최고의 다언어·다문화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다만 현재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연계해 전체 모집인원의 일정 비율(25%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하도록 사실상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어학과의 무전공 제도를 폐지할 경우, 비외국어학과들에만 무전공 선발이 집중되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외국어학과 무전공 폐지는 비선호 학과의 모집단위 축소·선발 인원 조정에 따른 입결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비선호 학과의 무전공 선발을 통해 입결 상승 효과를 거두고 있는 타 경쟁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외대의 배치표상 순위가 상대적으로 하락할 우려가 있다.

기호 9번 박흥수 후보는 △ 글로벌 현지 직결 교육 강화 △ 학제 개편 △ AI·데이터 교육 역량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먼저 해외교류프로그램(7+1 파견, 교환학생, 해외 인턴십 등) 대상자를 확대하고 MOOC(K-MOOC·Coursera·edX 등) 강좌 수강 시 학점 인정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캠퍼스의 국가전략언어대학을 서울캠퍼스로 단계적 통합해 서울캠퍼스 전략언어학과들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공학·자연과학 학과 정원을 확대한다. 글로벌 캠퍼스에는 버클리 음대 유치를 추진해 관련 교과 과정을 운영하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또한 글로벌캠퍼스에 SAM 병원 유치를 추진해 장기적으로 한국외대-SAM 병원- 헝가리의대-용인시가 협력하는 의과대학 설립 구상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구성원 대상 AI·데이터 기초교육 확대, 45개 언어별 특화 AI·데이터 교육과정 개발, 전공별 AI·데이터 융합 교육 확산 등을 통해 외대의 AI·데이터 교육 역량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후보의 공약 중 ‘글로벌캠퍼스 국가전략언어대학의 서울캠퍼스 통합’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 박정운 총장 재임 시기 추진한 ‘서울·글로벌캠퍼스 중복학과 통폐합’으로 인한 학내 갈등이 매우 컸고, 그 여파로 인한 상처가 여전히 구성원들 사이에 남아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중복학과도 아닌 국가전략언어대학의 서울캠퍼스 통합은 더욱 큰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의과대학 설립의 경우, 우리 대학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수도권 의대 정원 확대에 부정적인 교육부 기조와 지난 수십 년간 신규 의대가 설립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해당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의 교육 분야 공약은 대체로 AI와 스마트캠퍼스 등 미래지향적 비전을 중심으로 구상됐다. 다수 후보가 ‘AI’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전통 외국어 교육과 융합한 혁신 모델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포부에 비해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이를 실질화할지에 대한 구체적 설계는 다소 부족하다. ‘혁신’ 자체에만 초점 맞춘 공약이 학생들의 실제 체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또 외대의 고유 정체성을 시대적 흐름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풀어낼지는 앞으로 더 깊이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주 기자 (math.sang.ju@gmail.com)
윤혜림 기자 (limsself1151@gmail.com)
이루원 기자 (cruwxn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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