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민주주의를 학습하는 공간이다. 우리는 강의실에서 토론하고, 손을 들고 발언하고, 학내 자치 활동 등을 통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법을 배운다. 민주주의는 단지 교과서 속 개념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태도이자 원리로 설명된다. 그러나 강의실 문을 나서는 순간, 이 민주주의는 이상하리만큼 멈춰 선다.
등록금이 인상될 때 학생은 어떤 위치에 놓이는가. 대부분의 경우 학생은 논의의 주체가 아니라 결과를 통보받는 대상이다. 인상률은 ‘법정 한도 내’라는 말로 정당화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의 동의나 실질적인 참여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칙 개정, 예산 사용, 시설 운영 역시 마찬가지다. 공지는 있지만 토론은 없고, 설명은 있지만 선택지는 없다.
물론 대학에는 학생대표가 참여하는 위원회와 기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참여는 형식에 그친다. 결정권은 제한적이고, 의견은 참고사항으로만 남는다. 학생은 회의에 참석하지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다. 이는 참여의 문제라기보다 권한의 문제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자리에 앉아 있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생은 대학 공동체의 시민이 아니라, 서비스의 이용자로 취급된다. 등록금은 납부해야 할 의무로 강조되지만, 그 사용에 대한 권리는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 규칙은 지켜야 하지만, 그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는 참여하기 어렵다. 책임은 요구되지만 권한은 주어지지 않는 셈이다.
대학이 민주주의를 가르칠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스스로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구호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학생에게 더 많은 발언 기회를 주는 것을 넘어, 실제로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나누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강의실에서 배운 민주주의가 캠퍼스 전체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대학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민주주의가 강의실 밖에서도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이윤상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profitprize121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