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올리면 해결될까? '등록금 인상론'의 함정
올해는 등록금 인상 결의 원년의 해가 될 뻔했다. 발단은 한 세미나 자리였다. 올해 6월 23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하계 대학총장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는 4년제 대학 총장 133명이 참여했다. 이 중 90명이 교육부 출입기자단의 설문조사에 응했다. 40% 이상이 대학 발전을 위해 등록금 문제가 개선돼야 한다 답했다. 등록금 인상을 허락해달라는 것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러 언론이 이를 보도했다.
등록금 인상의 불씨는 하루를 채 버티지 못했다. 세미나 다음날, 교육부가 세미나 출입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바 없다는 내용이었다. 내달 5일에는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이 등록금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대학등록금 인상은 물가가 너무 오르기 때문에 시행 시기에 여유가 있을 수 있다”, “제가 듣기로는 당장 올리는 조치는 없는 걸로 안다” 말했다. 교육부가 한 발 물러났다.
아직 등록금은 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2011년 반값등록금 투쟁에서 비롯된 오랜 논의에 균열이 생겼다. 대학은 등록금을 올리고 싶다. 교육부는 아주 오랜만에 호응했다. 세미나 자리의 ‘해프닝’이 많은 걸 드러냈다. 정부 부처에는 등록금 인상에 공감하는 이들이 있다. 등록금을 내리거나 동결한 대학에 국가장학금II 유형을 지원하는 현 제도가 바뀔지 모른다. 다만 당장은 인상을 허락할 계획이 없다.
그 당장이 지속돼 등록금이 동결되더라도, 만족하는 이는 없다. 대학은 재정난을 해결할 방법으로 등록금 인상을 말한다. 정부는 등록금 인상 시기를 미루겠다 답했다. 대학과 학생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답이 될 수 없다. 그 와중에 대학생에게 등록금은 부담스럽다.
2022.11.18 15: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