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심교정 내에서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를 둘러싼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무게가 30kg 이하며, 시속 25km 이하로 운행하는 1인용 이동장치를 말한다. 최근에는 개인이 소유하며 사용하는 예도 있으나, 공유 플랫폼을 통해 간단하게 대여/반납할 수 있어 이용자 많이 증가하고 있다.
공유형 전동킥보드는 단거리 이동 시 이용하기가 편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여와 반납을 편하게 할 수 있으나, 관련된 주차 관련 규정이 전무하다. 일부 학우들은 킥보드를 인도나 자동차 주차구역에 주차하고 가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된 팀 ‘김이정’을 만나 관련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기업가 정신과 경영’이란 경영학과 과목에서 ‘교내 전동킥보드 무단주차 문제’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이정팀입니다. 구성원은 총 5명으로, 모두 4학년으로 구성됐습니다.
Q. 팀 이름이 ‘김이정’인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팀원들의 성을 따와서 김이정으로 지었습니다. 수업 중간에 ‘TALENT MARKET’이라고 팀원 변경해야 하는 이슈로 생겨 팀원이 교체돼서, 지금은 팀명의 의미가 퇴색되기는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강-김-이-박씨지만, 김이정이란 팀명이 입에 찰싹 달라붙긴 하죠? (웃음)
Q. 기업가 정신과 경영이라는 과목 수강의 일환으로 하셨다고 하는데, 본 과목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업가 정신과 경영은 기업가 정신의 개념, 이론 그리고 역량을 탐구하는 과목입니다. 창업 및 기업 운영을 위한 분석적 사고를 배우기 위한 실습 활동을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우리 주변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주로 했습니다.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운영하는 아이디어를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하며, 이를 위해 시장 기회 탐색, 비즈니스 모델 작성, 문제 해결 연습 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Q. 여러 문제 중에서도 ‘전동 킥보드 무단주차’ 문제에 대해 주목하게 되셨는지 궁금하다.
우리 주변에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를 자유롭게 찾아 이에 관한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팀 프로젝트의 주제였습니다. 각 팀에서 상의해서 정하는 거라, 모두 다른 주제를 가지고 해결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핵심은 선택한 주제의 해결방안 효과가 최종결과에서 수치화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해결방안의 효과를 관찰하기 쉽도록 교내 안의 문제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교내 불분명한 흡연구역', '야간의 어두운 교내 환경', '전동 킥보드의 무단주차' 등의 문제들을 발견했습니다. 이 중에서 전동 킥보드에 초점을 맞추게 된 이유는 교내의 문제점으로 주제가 국한되면 프로젝트의 방향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가 가장 컸기 때문입니다.
교내에서도 문제가 되었는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야기된 것인가, 아직 명확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은 것인가 등 세 가지의 조건을 정하고 이에 모두 해당하는 교집합을 찾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동킥보드 무단주차 문제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Q. 진행하신 인식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주목한 부분 중 하나는 ‘무단주차를 하는 이유’였습니다. 귀찮음과 같은 심리상의 문제 (35%), 캠퍼스 내 킥보드 주차구역 부족 문제(34%)가 주된 이유로 나왔습니다. 다음으로는 ‘무단주차 해결 방안’으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게 킥보드 전용 주차구역을 표시(34%)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과 덕분에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성심교정 건물별(김수환관, 니콜스-마리아관, 약학관, 다솔관) 경비원 선생님을 대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가장 의아했던 부분은 경비원 선생님 모두가 킥보드 무단 주차 문제에 대해 인지하셨지만, 총무팀과 시설관재팀 등 관련 부서에서는 전동킥보드와 관련해 별다른 지침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학생들이 캠퍼스를 거닐 때 통행상의 불편과 미관상 안 좋기에 손수 주차구역에 가져다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원들이 무단 주차된 킥보드를 들어서 직접 주차구역에 갖다 놓기도 했습니다. 전동킥보드 한 대당 무게가 20kg은 족히 넘는 것 같았습니다. 이 업무를 학생들을 위해 매일 하시는 경비원분들께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은 일 화가 있으신지 궁금하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규정된 절차'였습니다, 주차금지 표지판과 주차선을 설치하는 것은 임의로 설치할 수 없어서 교내 총무팀과 학생지원팀의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과 함께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또한, 부천시청과 원미구청의 관계부서에도 연락해서 법적인 문제나 허용되지 않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 과정이 몇 주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해당 활동들은 저희가 고려해서 진행한 게 아니기 때문에 속도가 좀 더뎌지는 것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 어떤 실제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분들이 있다면, 그 방안이 '기존의 절차'도 고려하고 하려는 것인지 따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본 프로젝트와 관련해 후속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거의 모든 팀원이 막학기로 졸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학기에 어떻게 하면 주차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지 방안을 찾는 게 주된 목표였습니다. 방안을 찾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후속 계획보다는 학교 측에 개선을 요청하고 싶은 사항이 많았습니다.
1. 약학관 주차구역의 수정
약학관은 킥보드 주차구역이 구석에 있어 타고 진입하기에도 어려운 장소입니다. 그러다 보니 킥보드를 이용하는 학우들과 수거해 정리 후 다시 가져다 두는 업체조차도 약학관 출입문의 옆에 킥보드를 갖다 둡니다. 여러 대의 킥보드가 그곳에 진열되어 있으니, 일종의 군중심리가 작용해서 다들 주차구역이라 생각해 가지런하게 주차를 하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구역을 재배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킥보드 가능 구역을 정확하게 명시
학생회관 진입하는 도로 초입에 킥보드 진입 금지 구역 팻말이 있는 거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학생회관 앞에는 아이러니하게 킥보드 주차구역이 마련됐습니다. 진입은 금지하는데 주차는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근데 학생들 중 일부는 학생회관에 주차하지 않고, 조금 더 달려서 니콜스 4층 출입문 근처까지 옵니다. 그리고 그 앞에다가 무단주차를 하는 경우를 가장 많이 목격했습니다. 학교는 킥보드 가능 구역을 제대로 명시하고, 무단주차가 많은 구역에는 별도의 주차구역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3. 주차구역의 개선
킥보드 주차구역 표지판을 실제로 본 적이 있으신가요? 캠퍼스를 주의 깊게 돌아다니다 보면 어린아이보다 더 작은 크기의 표지판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게 어른의 눈에서 보이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주차구역 표지판의 크기 개선을 바라고 있습니다.
저희가 진행한 프로젝트도 이를 해결하고자 목업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주차구역에 주차선을 그리는 것도 바라고 있습니다. 선이 그려져 있는 곳은 니콜스관과 마리아관의 사이에 있는 주차구역뿐입니다. 주차구역 라인이 주는 효과는 매우 컸습니다. 저희가 수업에서 발표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에게 적절한 크기의 사각형이 그려진 종이를 배부하고 아무 말도 없이 사람을 그려보라고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사람이 사각형 안에 그림을 그렸는데요. 이처럼 교내 킥보드 주차구역마다 라인을 그리는 방안을 학교 측은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학교는 우리가 모두 함께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앞으로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전동킥보드를 올바르게 주차하는 습관이 우리 가대의 문화로 장착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로써 캠퍼스의 질서를 지키고 서로의 안전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더 나은 가톨릭대학교에 함께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권민제 기자 (writming03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