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장단 보궐선거에 출마한 선거운동본부 '내일:로(路)'(정후보 황승우·전자물리학과 19, 부후보 조준형·아랍어통번역학과 18) (이하 선본)가 지난 7일 오후 7시, 백년관 국제세미나실에서 정견 토론회를 열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주관으로 공통질의, 학내언론질의, 자유질문 순으로 구성됐다.
이날 토론은 공약 설명뿐 아니라, 학교 재단과의 갈등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열기가 더해졌다. 특히, 학교 운영에 필요한 '법인 전입금'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내일:로(路)'는 "학교가 등록금은 인상하면서도, 법인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재단의 책임 있는 재정 기여를 강하게 요구했다.
'법인 전입금'이 뭐길래?
'법인 전입금'이란 대학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학교 법인이 지원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 외에도, 학교 법인은 매년 일정 금액을 학교에 '전입금'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외대의 경우, '법인 전입금'이 타 대학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023년 기준, 한국외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63.2%로 주요 사립대 평균(40~5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는 법인 전입금이 전체 수입 중 0.9%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학교 법인 '동원육영회'는 강원도 평창군에 국제하교, 연수시설 조성을 목적으로 3,600억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는 법인 사무 담당자와 관련 논의를 두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외대알리는 "법인 수익사업은 활발히 진행되는데, 앞으로 이에 대한 총학의 감시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법인전입금에 대한 '내일:로(路)'의 입장을 물었다.
선본은 "올해 회의에서 법인은 법인전입금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필요한 설명조차 없었다"며 "등록금 인상의 주요 원인이 우리 대학의 낮은 법인전입금 규모에 있는 만큼, 재단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이미 법인 전입금 확대를 요구했으며, 올해 반드시 법인 전입금 '확약서'와 이를 명문화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아울러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와의 공동대응 계획도 언급했다. "양 캠퍼스 총학생회와 비대위 모두 법인 책임 강화 요구에 동의했다"며 "올해 총장 선거 공청회에서 친(親)법인 성향 후보에게는 법인 감시 방안을, 반(反)법인 성향 후보에게는 협력 전략을 묻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실습 장비도 부족...이공계는 더 힘들다"
수업권과 실습 환경 문제도 주요 이슈였다. 특히, 이공 계열 학생들의 실험·실습 환경 개선에 대한 공약이 주목 받았다.
선본은 "이공계 실험·실습 지원이 부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실험 도구가 없어 실험을 진행하지 못한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등록금 인상분 중 1억 2천만 원을 실습비와 기계 구입비로 확보했고, 점차 예산을 늘려갈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코로나 시기 확충된 강의 영상 동시 송출 시스템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의무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교무처와 협의해 강제력을 확보할 계획"이라 답했다.
군 복무 중인 학생들을 위한 '군 e-러닝'에 대해서도 "변화하는 강의 내용을 최신화하여 전공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청원게시판 신설하고, 총학 회의록도 공개하겠다"
아울러 학생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선본은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리뉴얼하여 청원 게시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총학생회 인스타그램이 정보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수용해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리뉴얼해 청원 게시판을 운영하겠다"며, 청원 수용 범위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인원이 충족되면 어떤 문제라도 총학 차원에서 답변을 주도록 노력할 것"이라 답했다.
또한, 중앙운영위원회 및 정기공청회 등의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전체 회의록 공개는 타 대학들에서도 투명성 제고를 위해 이행하고 있는 소통 방식"이며, "중대한 기밀 사항은 블러 처리 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취생 주거 지원에 법률 상담까지...제휴비도 투명하게 공개할 것"
학교 주변 부동산과 제휴해 중개료를 할인해주는 '자취생 주거지원 패키지'도 눈길을 끌었다.
선본은 "학교 주변 부동산과의 제휴를 통해 중개료 할인을 제공할 계획"이며, 제휴 부동산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과 분쟁이 있으면, 법무법인과 연계해 전세 사기 및 주거 피해 문제를 상담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휴비 회계 투명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외대알리는 "전·현 총학생회 모두 제휴비 관련 회계 내역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후보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개선 방안을 마련했는지 답해달라"고 질문했다.
이에 선본은 "작년 마지막 운영위원회에서 제휴비를 총학생회 자치회비 계좌로 전환해 관리하는 방안이 제기됐으나, 해당 안건이 부결됐다"며, "따라서 올해 이를 개선하고자 당선 이후에 제휴비를 공개하는 방안으로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투표는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으로
제46대 글로벌캠퍼스 총학생회장단 보궐선거는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과반 투표율 도달 시 개표가 이뤄지며, 결과는 총학생회 SNS 계정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이재원 기자 (leejaewon1041@gmail.com)
허부현 기자 (beee08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