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시대가 도래하며, 혼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23년 1인 가구의 비율은 35.5%, 그 중 2030세대의 1인 가구 비율은 12.5%로 고령층인 6070세대보다 2.5% 더 많았다.
1인 가구의 증가로 '혼밥' 문화가 유행하며, 관련 마케팅과 상품이 높은 수요를 얻고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 단절감과 고립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지난 5월 유엔의 '세계행복보고서 2025'에 따르면 일주일 내내 혼밥을 한다고 답한 사람의 38%가 "외로움을 느꼈다"라고 답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이런 '혼밥 문화'를 해결하고, 역행하는 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소셜다이닝'이다. 소셜다이닝이란 사회적인이라는 의미의 ‘소셜(Social)’과 식사라는 뜻의 ‘다이닝(Dining)’이 결합한 말로 불특정다수인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음식과 술 등을 먹으며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형태의 공간이다. 소셜다이닝은 업장의 성격과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의 SNS를 기반으로 사람들을 모집한다.
최근에는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의 해결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소셜다이닝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의 ‘서울시 행복한 밥상’, 인천시의 ‘인천 청년 소셜 다이닝’이 있다.

소셜다이닝의 가장 큰 기능은 현대사회의 문제점 중 하나인 ‘타인과의 소통’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소셜다이닝은 불특정 다수가 모여 서로의 관심사나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만들어진 공간이기 때문에 식사나 음주 중 수많은 ‘대화’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타인과 소통하며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나아가 서로 인간관계를 형성해 이어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소셜다이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에 대해 “낯선 환경에서 타인과 대화하고 교류를 하는 것이 어렵다”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기에 어색한 환경 속에서 거부감을 느끼고 소셜다이닝 방문을 주저하기도 한다.
취준생 오현우씨(서울•26세)는 “소셜다이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기회가 있다면 한 번 즈음 방문하고 싶다”면서도 “소셜다이닝은 처음 보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기 때문에 혼자 방문하기는 부담스럽고 친구나 지인과 같이 가 보고 싶다”고 주저하는 이유를 밝혔다.
따라서 새롭게 등장하는 '소셜다이닝 문화'를 자세히 알아보고자 소셜다이닝 ‘웃웃’을 직접 운영하는 이상철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웃웃’에 대한 소개와 장점을 알려주세요.
저희는 소셜다이닝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형태의 사업을 전개해 최근 2주년을 맞이한 웃웃입니다.
웃웃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한 테이블에서 술과 음식을 함께 즐기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입니다.
하루에 한 타임, 정원 6명, 최대 8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단순한 외식이 아닌 ‘경험’으로 기억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어느새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곳이며 낯선 이들과 함께하는 특별함을 안전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타인의 삶에 대해 간접 경험해 볼 수 있고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웃웃’이라는 공간을 만들게 되신 계기가 있으실까요?
과거 저는 제주도에 있는 한 작은 식당을 10년 넘게 찾았습니다. 그곳은 사장님 한 분이 정성껏 운영하시며 낯선 이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레 오가는 특별한 분위기를 가진 공간이었습니다.
그 경험이 제게는 오랫동안 인상 깊게 남았고 언젠가 그런 공간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에 뛰어들면서도 가슴 한 편엔 버킷리스트처럼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많은 일들을 겪으며 “내 삶에서 가장 젊은 지금 바로 한번 해보자” 라고 마음먹고 기획해 ‘웃웃’을 만들었습니다. 굳이 제주도에 가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삭막한 도시 한가운데에 ‘낭만 가득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웃웃’정규 행사의 진행 과정과 특징이 있을까요? 또 특별한 날에 진행되는 행사와 월말에 진행되는 워크인데이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정규 행사는 예약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코스로 천천히 제공되는 7가지 메뉴로 구성된 식사와 함께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을 유도합니다.
처음 자리에 앉으면 간단한 소개와 안내가 이루어지고, 아이스브레이킹 질문으로 낯선 사이의 어색함을 줄이고, 이야기의 물꼬를 트게 됩니다. 그 이후에 자리를 한번 옮겨 본격적인 시간을 보냅니다.
서로에 직업에 대해서 알아보기도 하고 나이를 맞추는 게임을 진행하기도 하며 서로의 취미 관심사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술과 음식을 곁들이는 시간을 보냅니다. 정규 행사를 진행하다 보면 어느덧 하나 되어 친구가 되어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간헐적으로 테마가 있는 식사나 미니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하며, 매달 한 번 ‘워크인데이’라는 이름으로 예약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워크인데이는 소셜다이닝이 궁금하지만, 망설이셨던 분들이 가볍게 들를 수 있도록 만든 날입니다. 정규 행사는 매일 저녁 7시 반에 시작하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이나 야간에 활동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웃웃에 방문하실 수 없게 되고 아쉬움을 표현하시는 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자유롭게 예약 없이 방문해서 ‘웃웃’을 경험할 기회를 만들고 싶어 워크인데이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워크인데이는 정규 행사와 다르게 여러 메뉴와 주류를 자유롭게 주문하고 즐길 수 있으며 정규 행사처럼 타인과 대화하며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웃웃’에 방문하는 손님들의 주요 연령대와 특징이 있을까요?
주로 20대 중후반에서 30대분들의 손님들이 가장 많습니다. 직장인, 프리랜서, 창작자, 이직을 고민 중인 분들, 잠시 휴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까지 다양한 배경의 손님들이 방문하십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일상 너머의 대화’를 즐기고 싶어 하는 마음입니다.
혼자 오시는 분들도 많으며 재방문율이 높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자 웃웃의 자부심입니다. 이곳에서 처음 만난 분들이 대화를 통해 정을 나누고 막역한 사이에서 막역한 사이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특히 웃웃의 재방문율이 높은 건 소셜다이닝이라는 형태는 기존에 방문했던 손님끼리 다시 매칭이 안 되는 형태의 구조이기에 웃웃의 특이한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단골손님들이 많다 보니까 서로 정도 많고 생일도 챙기며 따뜻한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웃웃에 자주 오는 사람들을 보다 보면 저와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제 성격도 정이 많은 성격이다 보니 자연스레 웃웃도 관계 중심적인 공간으로 형성이 되고 그들끼리의 라포도 형성되면서 단골의 비율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웃웃에 방문하고 싶은 대학생들이나 청년들이 용기 내어 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낯선 환경에서 타인과 대화하고 교류를 하는 게 어렵다”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사장님의 생각과 방문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낯선 환경에서 타인과 대화하고 교류하는 것이 어렵다”라는 의견 충분히 공감합니다. 사실 어색함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누구나 느끼기도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웃웃은 어색함을 피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공간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남과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처음엔 가벼운 인사 한마디로 시작하셔도 괜찮습니다. 그 이후엔 저와 이 공간과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이 도와드립니다. 열린 마음과 자그마한 용기를 내주시면 저희가 나머지를 채워드리겠습니다. 웃웃이라는 따뜻한 공간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웃웃은 특별한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저 따뜻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혼자 오셔도 괜찮습니다.
그 자리에서 나눌 수 있는 이야기와 만나게 될 사람들이 분명히 의미 있는 경험을 완성해 줄 것입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웃웃 초창기에 왔던 50살 정도 되셨던 분이십니다. 그분을 보면서 “정말 참 어른은 저런 분과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조금은 자기주장이 강하신 모습도 있으시고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서 젊은 청년분들에게 강조하시는 분도 있어서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자신보다 젊은 친구들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고 이야기를 하실 때도 본인의 경험을 빗대어 이야기해 주시는 것을 보며 배울 점이 정말 많으신 분이라 생각했습니다.
대표님께서 생각하실 때 ‘웃웃’을 운영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주제나 운영 철학이 있을까요?
사람이 전부인 공간입니다.
웃웃은 음식과 술을 판매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만드는 공간입니다.
좋은 음식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이 함께 있는지’가 그 자리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좋은 사람들이 많이 채워지는 공간, 언제나 좋은 기운이 넘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래서 웃웃은 자연스럽고 따뜻하며 솔직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과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웃웃에도 20대 초중반 친구들이 옵니다. 요즘 많이 느끼는 건 너무 어린 나이부터 사회를 치열하게 살아가다 보니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것을 못 하고 책임감과 목표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덜 계산적이고 순수한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다 보면 조금은 자유로웠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인생의 구체적인 플랜을 가지고 살아가다 보면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등의 장점도 있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너무 치열하게 살아가다 보면 나중에는 그 시기를 온전히 경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들 거 같습니다.
조금은 실수하고 넘어져도 괜찮으니까 그 나이에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후회 없이 다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응원하겠습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