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위험해!! 특히 겨울엔 더..!!

  • 등록 2016.12.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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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마지막 시험을 치르기까지 내가 한 일이라곤, 차가운 새 벽까지 무거운 머리통을 들고 의자에 앉아 있었던 것밖에 없었다. 앉아서 전공 책 몇 페이지 훑어보고 핸드폰 잠금 버튼이나 만지작 거리기 일쑤였다. 해 떠 있을 때 빡시게 공부 했었다면 오밤중에 졸립고 피로한 몸을 일으켜 검은 건 글이요 흰 건 종이구나 하고 멍하 니 앉아 있진 않았을 텐데. 푸리에든지 라플라스든지 머릿속엔 채 한 문장 완성 시킬 수도 없는 공식과 정리들의 파편들만 떠돌아다녔다. 용케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그대로 집에 와 잠들었다.

 

세 번째인지 네 번째인지 카톡 소리가 울렸다. 핸드폰을 흘깃 보니 시간은 벌써 2시가 넘었다. 얼마나 잤는지 허리고 목이고 쑤시는 통에 이리저리 뒤척이다 그냥 일어났다. 하품하며 카톡을 확인하 는데 찌개 끓여놨으니 데워 먹으라는 엄마 카톡, 술 마시자고 나오 라는 친구들 톡방이 수십 통, 시험점수 떴다고 욕하는 동기 카톡 한 통. 됐고 일단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눕자….  한낮인데도 으스스한 기운이 이불 안을 감돌고 있었다. 시간이 좀 흘러 온기가 느껴질 때 이불 밖으로 다리 한 짝 내놓고 두 번 세 번 휘적휘적하며 오늘 시작된 방학에 뭘 할까 봐 잠깐 고민에 빠졌다. 이젠 날씨도 춥고 본 격적으로 이불 속에서 귤 까먹는 계절이 왔다. 따땃한 이불 속에 있 어도 행복한 지금... 우릴 더 행복하게 해줄 드라마들을 소개한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 누워서 드라마나 보자!

당신의 방학을 시공의 소용돌이로 보내버릴 드라마를 소개하겠다.

▲ 우린 아직 공부할 준비가 안 됐다!


 본격적으로 놀기 전,

이불 속에 있어도 곧 잘 시린 당신의 손발을 위한 꿀템
 

▲ 시린 손발을 위한 보온 팩
 

날씨가 추워지면 온몸이 쉽게 차가워진다. 하지만 유독 손발이 쉽 게 차가워져 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 손가락이 얼게 되면 핸드폰 터치도 어렵고 컴퓨터 타자도 치기 어려워 생활에 불편함 이 따르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수족냉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손발 을 포함한 온몸을 따듯하게 해주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것 이 중요하다. 이런 질환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추천해 줄 만할 꿀템을 소개한다.

다이소에서 물통과 주머니 세트로 2,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보온 팩이다. 물통만 단독으로 사용하면 화상의 위험이 있으니 주머니 까지 같이 사는 것을 추천한다. 기자가 사용해본 결과 보온성도 좋 고 재사용 가능해 경제적이다. 수족냉증이 있는 집순이 집돌이들 은 하나쯤 쟁여놓으면 올겨울 요긴하게 쓸 수 있을 듯하다.


 기자가 고르고 고른, 믿고보는 드라마들  

01        하우스 오브 카드 <별점 4.5개 드립니다~>

 포스터만 봐도 포스가 후덜덜한 케빈 아저씨.

 무섭게도(하지만 정말 멋있기도 하지!) 양손에 피를 묻히고 있다. 이 포스터에서는 권좌에 앉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는 주인공 의 냉혹한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점잖고 지 루할 것만 같은 느낌의 백악관 정치인들의 속 얘기를 아주 현실감 있고 몰입되게 풀어놨다는 점이다. 권좌에 다가가기 위한 주인공 과 등장인물들의 살벌한 처세술과 정치 공작이 긴장감을 주고 어 떤 드라마든 한 명씩 꼭 있는 발암 캐릭터가 없으므로 진행이 시원 시원하다. 무엇보다 압권은 중국과의 외교 협정을 이루어 사업적 이득을 취하려는, 대통령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비선 실 세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와 대결을 벌이는 주인공. 이 에피소드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드라마다.

 

02         청춘시대  <청춘 공감 드라마!!>

올해 여름에 방영한 드라마로, 5명의 여대생이 셰어 하우 스에서 동거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다. 주인공들 모 두 각각의 사연과 고민을 품고 사는데 취업, 연애 등의 현 실적인 고민거리들을 다뤄 제목에서 보여주듯, 청춘들이 라면 공감대를 형성하며 재밌게 볼 수 있다. 주인공들 또 한 모두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드라마를 보다 보면 푹 빠져 12화인 것이 안타까워진다.
 

 

 

03      왕좌의 게임  <별점 5개 드릴게요~>

정말 재미있는 드라마다. 시즌5 마지막 화 실시간 시청자와 그날 본 사람이 무려 811만 명이었다는 경이로운 기록이 있 고 에미상 기록을 갈아 치웠다. 친구들에게 여러 번 추천했지 만 장르가 판타지물이라 보기 싫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판 타지적 요소가 들어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오히려 고대 로마 의 모습이 많이 투영되었다고 생각한다. 엄청난 번영을 이룬 국가와 그 번영에 취해 사치와 향락 그리고 권력만을 추구하 는 귀족들이 암투를 벌여간다. 그 와중에 국가 외부의 두렵고 강력한 존재들이 침략해온다는 설정이 이 드라마를 그저 그런 판타지물이 아닌 고대 서양사를 재구성한 중세물 드라마로 만든다. 재밌는 이야기의 3대 요소(세계관, 스토리, 캐릭터)를 모두 갖춘 왕좌의 게임은 마지막으로 주인공 인 줄 알았던 등장 인물까지 사망선고 내려버리는 감독과 작가가 이 작품을 완벽하게 만든다. 

                                         
▲ 요런 꽃미남의 역변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 이 중 누가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정말 아무                                                                              도 예상할  수 없었다. 

 

04          시그널 <말이 필요합니까??!>

올해 초에 방영한 드라마로,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다. 과거와 수신이 되는 무전기라는 소재를 사용한 수사 드라마로 특이한 소재와 늘어짐 없는 구성으로 16부 작 내내 긴장감을 가지며 볼 수 있다. 사회 비판적인 내용 또한 포함하고 있어 드라 마를 보며 각자의 깨달음을 얻게 된다. 

 

05               브레이킹 배드  <완벽한 결말 + 스핀오프까지!>

안 보면 두고두고 후회할 드라마 하나 더 나왔다. 정말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화학 교사 월터 화이트가 어느 날 암 말기 선고를 받게 된다. 절망 스러운 심정으로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은 지체 장애가 있는 아들과 딸을 임신한 아내가 경제적인 어려움에 허덕이게 될 것이 심히 걱정된다. 지금 은 고등학교 교사였지만 왕년에 잘나가던 천재 화학자였던 주인공은 자신의 지식을 이용하여 마약을 제조하기로 한다. 제조는 얼마든지 가능하 지만, 유통이 문제였던 차에 자신의 화학 수업을 듣던 동네 양아치 제시 핑크맨이 마약 제조, 판매를 한다는 소문에 그와 함께 사업을 시작한다. 불순물 그 자체의 약을 제조하던 엉터리 핑크맨과 화이트는 사 소한 일에서도 쉴 새 없이 충돌하며 아슬아슬한 제조, 판매를 이어간다. 죽음의 날이 언제 다가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화이트는 핑크맨 에게 사업 확장을 강요하고 결과적으로 순도 높은 마약을 노린 갱들과 카르텔이 등장하면서 주인공들은 큰 위기를 겪는다. 스토리 자체 도 훌륭하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완벽하다. 쉴 새 없이 위기에 직면하는 주인공들도 재미를 주는 요소이지만 죽음의 공포와 가족부 양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부담감 앞에서 등장인물이 타락하며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다. 개인적으론 마 지막 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열린 결말이 나 애매한 결말을 좋아할 사람이 딱히 없 을 거다. 그런 면에서 브레이킹 배드의 결 말은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댄 사람의 말로 를 여과 없이 보여주면서도 통쾌하고 후 련한 결말이었다.

                 

▲ 등장 인물의 변화 - 왼쪽 그림(왼쪽 남자)에서 오른쪽 그림
 

 


 시험과 과제의 소용돌이를 견뎌낸 학생들에게 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연말이라고 꼭 누군가와 같이 있거나 특별한 장소에 있어야 행 복한 것은 아니다. 모처럼 휴식에 답답하고 복잡한 현실은 잠시 접어두고 비현실 속에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방학을 맞이하면 방학이 된 기념으로 한 두 개 정도 골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떤 것을 골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한 것들을 골랐으니 모쪼록 재밌게 감상하길 바란다. 이불 밖은 너무 춥고 위험하니 말이다.
 

송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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