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제기된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 캠퍼스 기숙사(HUFS DORM) 세탁실 문제가 신학기와 함께 다시 화두에 올랐다.
세탁기를 사용하면서 제 시간에 세탁물을 가져가지 않아 다른 이용객들이 세탁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히 나타났다. 세탁기에 비해 건조기 수가 부족해 세탁을 해도 건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다. 심지어 기기의 잦은 고장과 같은 시설적인 부분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많은 학우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실제 이용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A동 기숙사 남 학우 인터뷰(24학번 융합인재학부)
Q) 세탁실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시나요?
1주일에 한 번 정도 사용합니다.
Q) 평소 세탁실을 사용하시면서 느끼셨던 불편함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세탁이 완료된 후에도 옷을 제 때 찾아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어서 오래 기다린 적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앞사람이 사용한 세제의 일부가 세탁기에 남아있어 섞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건조기에 있는 먼지 필터가 자주 부서져 건조기를 사용할 때 먼지가 발생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Q) 세탁실이 어떻게 개선되면 좋을까요?
세탁이 완료되면 곧바로 주인이 옷을 꺼내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세탁기와 건조기의 수를 늘리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세탁실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많은 분들이 세탁실 개선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세탁물을 제시간에 가져가주시고, 건조기와 세탁기가 고장이 나지 않도록 노력해주시면 좋겠습니다.
C동 기숙사 여 학우 인터뷰(24학번 융합인재학부)
Q) 세탁실을 얼마나 자주 이용하시나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매주 이용합니다.
Q) 평소 세탁실을 사용하시면서 느끼셨던 불편함이 있다면요?
노후화된 세탁기와 건조기가 많아 사용하기 불편합니다. 세탁이 끝났는데 세탁물을 찾아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기다려야 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이로 인해 높은 층에 사는 학생들은 세탁실까지 내려오는 시간도 낭비하고 세탁도 못하는 불편한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또한 세탁기 수에 비해 건조기 수가 너무 적어 세탁기를 사용한 후에 건조기를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Q) 세탁실이 어떻게 개선됐으면 하시나요?
건조기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사람들이 세탁기와 건조기의 문을 세게 닫지 않고, 세제도 적정량만 사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세탁실을 이용하시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세탁 끝날 시간이 되면 시간에 맞춰 찾으러 오시고, 개인 세탁물을 다 챙겼는지 항상 꼼꼼하게 확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또한 최대한 조심히 사용해주셔서 모두가 편하게 세탁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기숙사 세탁실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세탁 시설 부족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이를 직접 확인했다. 먼저 A동 세탁실에 있는 세탁기와 건조기 개수는 각각 10대와 8대다. 하지만 A동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수는 674명이다. 세탁기는 약67명 당 한 대를, 건조기는 84명 당 한 대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C동 세탁실에 비치된 세탁기와 건조기 개수는 각각 12대와 4대다. C동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수는 652명이다. 인당 사용가능한 세탁기, 건조기 수를 계산해보면, 세탁기는 약 54명 당 한 대를, 건조기는 163명 당 한 대를 사용하는 꼴이다. C동의 건조기 수는 A동 건조기 수보다 훨씬 적고,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한정된 수의 기계를 돌아가며 사용해 기기에 과부하가 생겨 고장나는 횟수가 잦아 많은 학생들이 더 큰 불편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시설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탁실을 이용하는 학우들로 인해 생기는 문제도 적지 않다. 앞선 인터뷰를 통해 세탁물을 제 때 가져가지 않아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고, 세제를 많이 사용한 나머지 다음 이용자가 세탁기를 사용할 때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건조기와 세탁기 문을 세게 여닫거나, 건조기의 먼지 필터를 너무 강하게 때리는 등 부주의하게 시설을 다루는 문제도 존재한다.
시설 문제는 학교 측 혹은 기숙사 측에 문의를 해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서로가 조심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와 불편함은 이용자가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다. 매 학기마다 제기되는 문제인 만큼 비슷한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최우성 기자(woosung71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