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알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70주년을 맞이하여 전공을 색다르게 재해석한 동문 세 명을 만났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공의 새로운 가능성을 조명해 봤다. 튀르키예를 활용한 일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 하지우 학우(27); 아프리카 음악 장르를 힙합과 접목한 래퍼, 남아프리카어 전공 백승호 학우(24); 그리고 세계 각국의 음료와 디저트를 제공하는 ‘베브릿지’의 전략경영 이사, 경영학 전공 김연지 학우(34)까지. 이들의 독창적인 시도와 성취가 미래를 고민하는 외대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길 기대한다.
튀르키예로 또다른 세상을 잇는 크리에이터 ‘갓듀’ 이야기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터키·아제르바이잔어과 16학번 졸업생 하지우라고 합니다. 현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거주하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일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 ‘갓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4년 7월 기준 인스타그램 @god_dyu 팔로워 13.4만명, 유튜브 구독자 17.9만명)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튀르키예에 살며 언어를 더 유창하게 구사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지금은 이스탄불 대학교에서 정부 장학생으로 튀르키예 문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Q.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이전부터 하신건가요? 콘텐츠를 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었어요. 거창한 이유는 없었고, 콘텐츠를 만드는 게 재밌어 보였기 때문이에요. 유튜브 채널을 언젠간 만들어야지 하다가 아제르바이잔 외교아카데미로 교환 학생을 가기 전 처음 채널을 개설했어요. 그리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 팝송 부르는 영상을 종종 올렸죠. 교환학생 시절 쉴 수 있는 시간이 많길래, 현지인 친구가 팝송 말고 현지 노래도 불러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을 해줬어요. 언어를 할 줄 아니까 부르기도 쉬워 몇 개 올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러면서 튀르키예어도 할 수 있으니까 그 현지어로도 노래를 불러 올리고. 자연스럽게 기회를 잡아 뻗어나갈 수 있었어요. (웃음)
Q.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전 그저 일상 콘텐츠를 올리는 대학원생인데, 종종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을 만날 때 신기해요. 이스탄불 대학교와 지하철에서도 종종 사진 찍어달라고 하는 분들이 계세요. 심지어는 헝가리에 여행을 갔을 때 튀르키예인이 운영하는 술집에 들어갔다가 직원들이 저를 알아보기도 하더라고요.
Q. 일상 콘텐츠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는 건가요?
A. 항상 일상 속에서 무엇을 콘텐츠로 삼을지 머릿속에 24시간 생각하고 있어요. (웃음) 일상에서 별로 특별해 보이지 않는 아주 사소한 순간들도 영상에 담아내면 빛을 발할 때가 있거든요. 가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긴 하지만, 영상 한 개라도 좋은 반응이 돌아오면 일주일 가량은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고 행복해요.
Q. 콘텐츠를 만들면서 배운 점이나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요?
A. 끈기와 실행력이요. 중간에 멈칫하는 순간은 있을지언정 포기하지 않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꾸준히 생각하고, 제작하는 습관을 들여놓으니 다른 좋은 습관들도 쌓는게 수월하더라고요. 무언가 꾸준히 해본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Q. 크리에이터로서 앞으로 하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A.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입지가 더 단단히 다져졌을 때, 재단 같은 걸 설립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한국에 오고 싶어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형편을 가진 튀르키예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그들이 한국에서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선한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합니다.
Q. 외대 후배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크게 걱정하지 말고 대학 생활을 잘 즐겼으면 좋겠어요. 불필요한 경험은 없어요. 예상치 못한 기회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거든요. 또 저는 튀르키예어를 할 수 있어서 보인 세상이 훨씬 넓었기 때문에, 언어를 공부해 두는 건 어떻게든 본인의 자산으로 남는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다연 기자(dayeon226@naver.com)
김태훈 기자(dhfkehd4386@naver.com)
유현화 기자(hyeonhwa27@naver.com)
*해당 기사는 외대알리 지면 39호: '외대의 '명'과 '암'을 '알리'다'에 실린 기사로, 2024년 7월에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