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모델 _ 자유전공학부 14 안소희

  • 등록 2016.09.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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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햇볕은 생전 쬐어보지도 않았을 것 같은 새하얀 피부에 호박색에 가까운 밝은 눈동자, 도회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겨오는 표지모델 안소희(자유전공학부,14학번)양은 실은 전라북도 정읍의 면 단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상경한 순진한 아가씨다. 일 년에 고작 두 번, 설날과 추석에만 가족들을 만난다며 애틋한 마음으로 추석을 기다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저희 동네요? 저희 집은 동네에서 유일하게 농사 안 짓는 집이었어요. 저희 집 빼곤 전부 농사짓는 집이었죠.”

그녀가 추억하는 고향마을은 논과 밭이 가득한 풍경이다. 학교 갈 때는 소를 키우는 외양간을 지나가며 지푸라기 한 움큼 먹이고 갔다는 생소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그녀는 해사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시골마을이라고 특별한 추석나기를 기대하지는 말라고 했다. 여느 가족들의 명절처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송편대신 가족들이 좋아하는 만두를 빚어먹는 게 추석의 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녀의 눈빛은 여느 사람들보다 조금 더 애틋했다. 일 년에 고작 두 번 큰 명절 때마다 보는 가족들은 더 애틋하다.

 

 

“추석 때나 보겠네.”

라고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이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보통의 딸들은 엄마한테 대들고 또 혼나는 것이 일상인데 그녀는 그럴 생각도 못한다고 했다. 애초에 보는 날이 몇 없으니 그리운 마음이 더 커져 함께 있을 때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해 행복하게만 보내고 싶다고. 고등학교도 기숙사에서 지냈다는 그녀는 서울오니 그리움과 애틋함이 더 커졌다고 했다. 어머니 얘기를 해달라고 하자 눈물이 날 것 같다더니 둘이나 되는 남동생 이야기를 꺼내자 또 금세 입가에 웃음이 피어났다. 각각 열다섯 살과 스무 살인 남동생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하면서도 동생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대로 보였다. 특히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남동생이 ‘중2병’에라도 걸리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서울은 눈뜨고 있어도 코 베어간다는 말을 새내기 때 정말 실감했어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서울 생활의 낯설음으로 외롭던 새내기 시절 그녀가 경험했던 일들이다. 학교 주변에 종교를 권유하며 돌아다니며 돈을 요구하는 낯선 사람들이 많은데, 그녀도 그 피해자 중 한명이었다. 평소 같았다면 귀 기울여 듣지 않았을 일인데, 어머니 얘기를 하니 자기도 모르게 혹하더란다. 그래서 어머니 고생 안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또 그리운 마음에 ATM기계까지 같이 가서 덜컥 현금 오만원을 뽑아줬다며 “그때 저 참 바보 같죠?”하는 그녀다.

 

“꼭 저처럼 오랜만에 고향에 가는 사람인 것 같아서요.”

또 터미널에 가서는 자기처럼 고향에 가다가 난감한 일을 당한 사람인 것 같아 안쓰러워 표를 끊어줬는데, 알고 보니 상습적으로 사람들한테 표를 얻어 환불하는 그런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제는 서울 생활 삼년차라 조금은 달라졌다고 말하면서 웃는 모습이 영 걱정스러운 그녀였다.

 

박채원기자 (itsmechae@sejongalli.com)

박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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