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전히 사랑하는 대학언론 후배님들께 드리는 편지

  • 등록 2026.03.02 15: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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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욱 前 <대학주보> 편집장, 前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의장 및 집행위원장

*본 기사는 '2026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도약' 행사의 일환으로 기고된 전직 대학언론인 활동 수기입니다.

 

 

흔히들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예술 행위! 그렇다면 이 예술행위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오래된 증거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스페인 북부 산탄데르 근처인 라스코 동굴에서 발견된 벽화 입니다. 구석기 시대 후기 약 1만5000~1만7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1879년 프랑스의 탐험가인 마르셀리노 데 사우투올라에게 발견되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동굴 벽화가 왜 만들어졌는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자들은 식량을 많이 잡게 해달라고 비는 주술적인 의미나 사냥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그려졌다고 추측하기도 하는데요. <알타미라 동굴벽화>와 함께 구석기 시대 미술작품들을 살펴보면서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미의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만8000~1만4000년 전 사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굴벽화가 있습니다. 바로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 산맥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알타미라 동굴>인데요. 이곳에서 발견된 그림들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진짜 동물 그림인지 아닌지 의견이 분분 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너무나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워낙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어 우연히 발견되기 전까지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 몰래 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구석기 시대 후기에 그려진 작품으로 인정받아 선사시대 미술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동굴벽화 하면 또 빼 놓을 수 없는게 앞서 언급한 프랑스 남부 도르도뉴 지방의 몽티냐크 마을 인근에 자리한 <라스코 동굴벽화>일텐데요. 무려 400여점 이상의 다양한 동물 그림들이 천장과 벽면 가득히 그려져 있는데 주로 사슴, 들소, 말 등이 묘사되어 있고 일부에선 고래나 범고래 같은 바다 생물들도 등장합니다.


저는 대학언론 특히 언론에 대해 생각을 할 때 항상 이 벽화들이 생각이 납니다. 왜 그러냐구요? 그건 아마도 인류, 인간의 본성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영역도 마찬가지이고요, 언론의 영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공동체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정서를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하는 본성을 타고 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 인류 최초의 예술 작품이라고 하는 알라미라 벽화는 창작되었을까요? 아마도 지인들에게 또는 후손들에게 알리고 싶고 나누고 싶었을 것입니다. 정성을 다해 동굴 벽면에 뽀족한 어떤 물체(아마도 돌)로 벽 표면을 긁어가며 집중하는 그 시대의 장면을 떠올리면 경건한 마음도 들게 됩니다. 바로 인간의 그런 행위가 고도와 발전된 것이 바로 언론행위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이야 유투브를 비롯한 1인 미디어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인터넷과 SNS가 발전되기 전까지 우리는 특히 종이매체인 신문을 통해 정보를 소통하였습니다. 인쇄기술의 발전으로 신문이 발행되면서 사람들은 신문을 통해 세상소식을 알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1970~1980년대 왠만한 초중고를 다녔던 학생들의 주 알바는 신문배달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일정한 구역의 집집마다 신문을 돌리고 학교에 등교를 하는 경험을 아마도 50~60대 성인들은 한번쯤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신문보급소 총무를 할라치면 보급소에서 먹고 자고 심지어 장학금까지 지급하는 경우도 있어서 지방에서 도시로 공부를 하러온 학생들은 그 자리가 경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생활환경이 좋지는 않았지만 잠자리와 먹을 것과 급여까지 챙길 수 있는 자리였으니 소위 군대의 꿀보직 같은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당시 대학언론을 둘러싼 시대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990년대 초반, 한국 사회는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이 만연했던 시기였습니다. 민주화 운동이 절정에 이르면서 대학생들이 중심에 서 있었고, 이 과정에서 대학언론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1991년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 타살사건은 공권력이 어떻게 시민들을 대해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학생, 노동자들의 분신투쟁이 벌어지면서 소위 열사정국이라 불리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대학신문은 사회적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어야 했고,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대학신문을 발행하는 학교측에서는 정부기관의 다양한 압력을 신문발행중지로 학생들의 자유로운 언론행위를 억압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1991년 열사정국에서는 비상대책위가 연세대학교 학생회관에 본부를 두고 전국 투쟁을 총괄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기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거리투쟁의 상황은 취재하여 본부를 전달하였으며 본부에 결합한 전대기련 집행부들은 매일 아침 속보를 만들어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주요한 집중 투쟁이 있는 주말에는 전국적인 신문을 만들어서 전국에 배포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너무나 많은 열사들이 세상에 목숨으로 경종을 울리자, 고 문익환 목사님께서 수만 명이 모인 연세대 운동장에서 두 팔을 크게 벌리면서 "더 이상 죽지마. 죽지마, 살아서 싸워야지 왜 그래"라고 외치는 소리가 저의 귓가에 울리곤 합니다.

 

 

이렇게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은 대학신문 기자들의 연합체로, 각 대학의 기자들이 공동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습니다. 전대기련은 기자들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연대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여름과 겨울 방학 시간을 이용해서 전국의 대학신문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분과학교를 열어서 연사초청 강의와 부서별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취재부 기자들은 취재부 기자들끼리 자신들만의 필요한 내용으로 교육하고 토론하고 문화부 기자들은 그에 맞는 초청강의와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나누고 사진부 기자들은 심도깊은 사진 교육과 더불어 실무 교육도 진행하는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기자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었습니다. 물론 전체 기자들이 모여 체육 등 공동체 행사도 진행하고 장기자랑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1990년도 전남대학교에서 진행한 분과학교와 동아대에서 진행한 분과학교는 추억이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2박 3일동안 600~700명의 학생들을 사고없이 먹이고 재우고 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전국의 대학신문 문화부 기자들이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선생님을 모시고 태백산맥의 주요 무대인 지리산에 올라 집필 당시의 이야기를 들었던 추억은 지금도 생생한 역사적 전율로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방학기간의 집단적인 공부와 사귐은 학기중에 신문제작에 엄청난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특히 사회부, 사진부 기자들을 중심으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기획 취재 및 공동 보도를 통해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그들의 의견을 사회에 전달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전대기련은 대학과 사회의 민주주의와 공공의 선을 구현하고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다음과 같은 활동을 포함했습니다.
- 정치적 이슈 보도: 대선 과정 등에서 정치적 공약과 시사문제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학생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 사회적 활동: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세미나 및 토론회, 강연회등을 개최했습니다.

- 정보 교환: 기자들 간의 정보 및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보다 끈끈한 연대감을 형성했습니다.


전대기련은 여러 차원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첫째, 대학신문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졌으며, 학생들의 정치적 의식이 높아졌습니다.
둘째, 대중의 관심을 받으면서 대학언론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셋째, 후배 기자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멘토링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언론의 중요성을 전파하였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이후 대학신문과 언론의 발전에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현역에서 활동하는 후배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은, 언론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그것을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학신문 기자로서의 경험은 단순한 보도를 넘어서, 사회적 책임과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앞으로도 전대기련과 같은 조직이 지속적으로 대학생들의 참여를 이끌고 학술적, 사회적 의의를 갖는 언론 활동을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현재는 전통 주류언론의 미래는 암울한 상황입니다. 새로운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인간의 본성을 좀 더 자주적으로 좀 더 능동적으로 좀 더 가성비있게 표현하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이어 <최욱의 매불쇼>가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1인 미디어의 시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대학신문과 대학언론의 대안을 적극 모색하고 무한 실험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대학언론인 콘퍼런스 사무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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