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방학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보낸 몇몇 친구들은, 개강하고 나니 부쩍 몸이 무거워졌음을 체감한다. 반대로 아무것도 안하고 집 안에서 땀만 쪽쪽 빼고 나니, 부쩍 체력이 떨어진 친구들도 있다. 날씨 좋은 가을이 왔겠다, 성별을 떠나 좋은 몸매가 아닌, 건강한 몸을 위해서 운동을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학기 중에는 너무 바쁘다며 운동을 기피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학생회관 지하2층에 본교 헬스장이 운영 중이다. 비용은 무료다(우와~짝짝짝). 시설도 수준급으로 웬만한 헬스장보다 다양한 기구를 갖추고 있고 샤워장까지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운동 중 나오는 음악도 수준급으로 선곡해 듣기만해도 운동할 맛이 난다!) 유일하게 챙겨갈 것은 헬스장에서 몸을 움직일 에너지와 운동복 그리고 수건 한 장. 그리고 지난 학기까지만해도 이용을 위해서는 학생증이 필요했는데 귀중품칸이 따로 만들어지고 나서 필요없다는 것! 물론, 가방을 안전하게 둘 곳이 사라져 불편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학교의 운동기구는 총 32종 이다. 기자가 사는 송파구 2개 헬스장에 비해 훨씬 다양한 기구를 보유하고 있다. 송파구 가락동 S헬스장은 15개 기구, 송파구에서 운영하는 곰두리 체육관도 15개였다. 경희대 서울 캠퍼스에 있는 헬스장도 알아보았다. 경희대 헬스장은 세 달에 6만원으로 유료로 운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경희대에 있는 헬스기구는 22종으로 다양하지 않았다. 그외에 수건과 운동복을 챙겨가야 한다는 것은 동일했다. 그러나 트레이너가 상주해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했다.
헬스장 운영과 관리를 책임지는 학생지원처에 유정환 직원에 따르면 헬스장에서 일하는 학생들은 국가근로생이라고 한다. 모든 학생이 지원 가능한 자리라는 것으로 알았으나, 체육학과 학생들이 주로 일한다. 그 이유는 관련 전공을 우선선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학교의 경우에는 경희대와 달리 헬스트레이너가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운동기구나 웨이트 운동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다. 따라서 체육학과 학생들이 근무한다면 이용자들에게 자세한 사용방법이나 운동방법에 대해 조언해주기는 어려우나, 대략적인 설명을 해줄 수 있으므로 좋다. 그러나 정작 근로학생들에게 운동에 대해 물어보면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오거나 고학년 선배를 만나야 한다는 답변이 주로 돌아왔다.
요즘은 다들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을 많이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몸을 다칠 수도 있어 인증된 전문가에게 배우기를 희망한다. 우리학교에서도 경희대처럼 인증된 전문가가 상주하여 유료로 개인 PT를 받는다거나 간단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면 헬스장 이용 서비스의 질이 상승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운영상의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지난해 여자샤워장에 누군가 무단으로 침입하여 훔쳐봤다 쫓겨나는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는 직접적인 원인은 학생회관에 누구나 출입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지하 2층에서 여자 샤워실로 이어지는 통로를 감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계단-헬스장-남자 샤워실-여자 샤워실’로 이어지는 복도에서 헬스장 위에서 여자 샤워실 쪽으로 CCTV가 존재한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이것을 감시하고 반응할 수가 없다. 헬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학생들도 데스크에 앉아 있으면 복도 쪽에 누가 왔다 갔다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운동기구의 관리 및 유지는 개선되고 있었다. 지난 1학기 ‘랫풀다운’ 기구는 한 학기 동안 고장 수리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은 다행히 해결됐지만, 여전히 고장 난 기구들이 있다. ‘인클라인 기구와 디클라인 기구가 그러하다. 이에 대해 헬스장 관리를 책임지는 학생관리처 김경택 씨는 AS 요청이 들어가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기구가) 망가지고 나면 열흘 이내로 AS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까지 샤워장에서 환기가 제대로 안 되어 천장에 곰팡이와 녹이 많이 슨 문제는 개선이 시급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그러나 본교의 헬스장은 다양한 운동기구를 갖추고 있고, 재학생, 휴학생 가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무색하게 하는 학생들의 이용 행태는 아쉽다. 이용 후 제자리에 바벨과 덤벨을 돌려놓지 않는다는 점, 쓰레기도 놓고 그냥 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우리학교의 헬스장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복지를 높이는 좋은 시설이다. 앞으로 조금 더 나은 헬스장을 위해 관리 및 유지가 이루어지고, 헬스장 이용에 대한 홍보가 잘 이루어진다면, 더 나은 세종대, 더 나아가 건강한 세종대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취재 정규일 기자 ttuuxx321@sejongalli.com
사진 우민석 기자 msw0818@sejongall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