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규탄문을 발표했다.
한밤중의 비상계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22시 2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열어 ‘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 새벽 1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됨에 따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약 155분 만에 효력을 잃게 됐다.
* 비상계엄(非常戒嚴, Martial Law)이란, 대통령이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 사태로 사회질서가 극도로 혼란된 지역에 군사상 필요에 의하거나 공공의 안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포하는 계엄을 말한다.
많은 국민이 이번 ‘기습적’ 비상계엄 사태의 명분 및 절차적 적법성에 대해 지적하며 함께 분노하고 있다. 또한 전례없는 대통령의 비민주적인 선택에 대해 많은 대학 내 학생 자치 단체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는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중운위는 지난 새벽 공식 인스타그램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규탄문을 게시했다.
중운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비상계엄을 선포했으나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이라는 명분과 국민의 기본권을 탄압하는 ‘비상계엄’이란 단어는 절대 공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외대인은 자유 민주주의적 이념을 계승하여야 한다는 이념 아래 제2건학을 선언하는 등 부정과 불의에 항거해 대학의 자유와 존재목적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항해 왔다’고 밝히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과거로부터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투쟁해 온 외대인에게 있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특히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는 공식 슬로건을 언급하면서 ‘글로벌 인재 양성의 성지인 외대 소속 학생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우려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울 수 밖에 없었다’며 ‘비상계엄은 세계 뿐만아니라 세계와 함께하는 대학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중운위는 ‘진정 국가를 사랑하는 이는 누구인가’ 물으며 ‘외대 구성원의 권익 수호를 위해 투쟁의 전선에서 자유를 외칠 것’을 선언하고, ‘세계와 함께하는 외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침몰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번 규탄문은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도 발표됐다.
다음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규탄문 전문이다.
세계는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8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규탄문-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민 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 이란 명분과 국민의 기본권을 탄압하는 '비상계엄'이란 단어는 절대 공존할 수 없다. 이에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8대 총학생회 중앙 운영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하여 강력히 규탄한다.
본회의 회원은 집회•결사•언론의 자유를 가진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칙 제1장 제5조(회원의 권리와 의무) 中
외대인은 자유민주주의적 이념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여야 한다는 이념 아래, 제2건학을 선언하는 등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고 대학의 자유와 존재목적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항해 왔다. 그런 가운데, 윤 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포고령 제1호가 발표되며, 본회 회원의 권리는 심각한 수준으로 훼손되었다. 이러한 행위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투쟁해 온 외대인에게 있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처사이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수호하며 반민주적인 폭거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는 세계와 함께하는 대학이다.
'외대를 만나면 세계가 보인다'라는 공식 슬로건처럼, 세계는 외대 를 통해 한국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이라는 초국가적인 민주주의 훼손 행태는 외대인에게 크나큰 불안과 혼란을 야기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인재 양성의 성지인 외대 소속 국내•국제 학생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우려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수 밖에 없었다. 비상계엄은 세계에 충격을 주었으며, 세계와 함께하 는 대학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하며 이러한 초유의 사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진정 국가를 사랑하는 이는 누구인가
愛國外大 이름 아래, 우리는 일만외대 구성원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투쟁의 전선에서 자유를 외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곧 외대의 민주주의다. 세계와 함께하는 외대는 대한민국 의 민주주의 침몰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민주적 가치를 지향하는 모든 이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와 진상 규명을 요구한다.
2024. 12. 05.
투쟁의 전선에서 자유를 외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8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이은진 기자 (dldmswls0292@gmail.com)
채다송 기자 (shuangyun1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