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바샀대? 돕바사태!

  • 등록 2016.1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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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열린 청문회에는 증인 모두 불출석했다.(사진출처 : 세종대신문 페이스북 페이지)

최근 많은 학우들이 지음 총학생회의 돕바 공동구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관련기사 클릭) 이에 학우들은 ‘세종대학교 제 31대 집행부의 돕바 공동구매 부정의혹 사건의 진상규명 청문회 특별위원회(약칭 : 총학 돕바공구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이하 특위)’를 꾸려, 12월 16일 저녁 6시 광개토관 106호에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전날 총학생회 측에 출석 요구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지음 총학생회 측에서 ‘특별위원회로 선정된 학우들 중 돕바를 구매하지 않은 학우들이 있고, 제대로 된 참석 요구조차 받지 못했다’며 참석을 거절했다. 증인으로 출석 요구한 윤성현 전 총학생회장, 박가인 전 부총학생회장, 강신혁 전 문화국장, 김영선 전 사무국장, 이현정 전 홍보국장, 썬어패럴 대표 모두 불참했기 때문에 패널들이 의혹의 근거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 썬어패럴 측은 이후 전화통화를 통해 참여했다. 'U'업체 대표는 참고인 자격으로 청문회에 참석했다.


▲ 지난 15일, 총학 돕바 공구 부정의혹 진상규명 청문회 특별위원회에서는 총학생회에 정식으로 출석요구서를 전달했으나, 총학생회 관계자는 끝내 전원 불출석했다.

 

약속 지켜지지 않은 이관 과정

총학의 공지가 있기 전, 돕바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었던 최동진(광전자공학과, 14학번) 학우와 고은채(광전자공학과, 14학번) 학우가 돕바 공동구매를 이관하게 된 과정에 관해 설명했다.

돕바 공동구매를 약 열흘간 준비하던 그들은 지음 총학생회 문화국장인 강신혁 학우에게 이관을 연락을 받았다. 문화국장은 이들에게 단가의 문제만 밝히며 합병을 제안했으나, 고은채 학우는 썬어패럴이란 업체와 진행하고 싶지 않다고 하며 이 제안을 거절하고 총학생회와 개별로 진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러나 개인이 진행하게 된다는 점과 총학생회와 대결 구도가 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윤성현 총학생회장한테 ‘돕바 진행을 제가 하고자 하니, 단가를 총학생회에서 말하는 것까지 내리면 더 좋은 질과 더 낮은 가격으로 진행할 수 있으니 총학생회 측에서 하는 공동구매를 포기하고 맡겨달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했다.

두 학우는 총학생회장과 만나 학우 둘이 진행했을 경우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음을 전달하고, 총학생회에 이관할 수 있다. 말하며, 업체의 변경(특히 썬어패럴로의)은 싫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측은 기존에 업체 변경이 어렵다는 말했던 것과 달리 업체를 변경할 수 있으니 질과 단가를 비교해서 더 좋은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밝혀, 두 학우는 이를 이관조건으로 돕바 공동구매를 위임했다. 이렇게 단가와 재질의 비교를 조건으로 정했는데도 불구, 총학생회는 해명에서 재질에 대한 조건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11월 말, 2차 주문에 대한 배송이 완료될 것이라 했지만 지연됐고, 12월 9일에도 일부 사이즈가 또다시 지연됐다. 이에 분노한 두 학우는 많은 학우의 분노와 썬어패럴 측의 어이없는 해명에 이관과정을 폭로하는 댓글을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에 달았다. 다시 올라온 해명글에 두 학우가 또 반박하는 댓글을 다는 등의 과정에서 많은 학우가 모여 위원회를 구성, 이 청문회를 진행하게 됐다.

또한, 최동진 학우는 후에 보충 설명으로 “강신혁 문화국장이 홍익대학교라고 속이고 견적으로 5만원을 받았음을 알게 됐다. 그 후 U업체 측에서 단가랑 재질에 대해 썬어패럴과 똑같이 할 시 45,000원까지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얘기했고, 금액이 똑같이 48,000원일 경우 U 업체에서는 당연히 개별배송까지 해준다고 말했다. 이럼에도 불구, 왜 썬어패럴에서 계약하고 무리한 진행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 U 업체 대표가 세종총학 페이지에 댓글로 남긴 문자 내용.

 

돕바, 제가 한 번 뜯어봤습니다

총학생회가 공개한 시안에는 안감이 다후다 8온스로 돼 있다. 온스는 옷 내부의 솜의 양을 보여주는 것으로 숫자가 클수록 두껍다. 몸통에는 다후다 8온스가 사용된 것이 맞으나, 팔은 아니었다. 이에 대한 질문에 썬어패럴 대표는 “팔을 8온스로 하게 될 경우 소매가 너무 좁아지므로 누빔을 해서 다후다 6온스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팔에 재질 차이가 있음에도 이를 시안에 밝히지 않은 것이다. 시안에 대해 재질이 다르다는 점을 표기하지 않은 점에 대해 썬어패럴 대표는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방식대로 한 것이다”고 밝혔다.

<세종알리> 측은 알리 기자가 구입한 돕바를 샘플로 U업체 측에 제공해 재질을 분석했다. 돕바를 뜯어서 확인한 결과 썬어패럴에서 팔에 사용한 재질은 6온스가 아니라 4온스로 확인됐다. 6온스와 4온스는 맨눈으로도 확연한 차이가 느껴진다. 김학성(경영학과, 10) 학우는 “제가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눈으로 보고 만져보기만 해도 확연한 두께 차이가 느껴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썬어패럴은 팔에는 6온스를 사용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팔에 4온스가 쓰였다는 걸 인정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느냐는 조한빈(컴퓨터공학과, 11) 학우의 질문에 썬어패럴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 청문회 압축 요약 동영상 캡처. 6온스와 4온스의 두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또한, 썬어패럴에서 제작한 돕바에 안감은 목과 모자만 라이렉스 재질이 사용됐고 나머지는 다후다 재질이 사용됐다. 반면 U업체에서 진행하려던 제품에서는 안감 전체가 라이렉스로 제작될 예정이었고, 팔은 라이렉스 6온스로 제작될 예정이었다. U업체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썬어패럴의 안감대로 돕바를 제작하면, U업체가 제공하려던 돕바보다 1벌당 3천원 가량 원가가 줄어든다.

 

또한, 최초의 시안은 라틴어UI(University Identity)가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한 학우가 라틴어UI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이후 시안을 영문UI로 수정하고 댓글을 통해 시안이 변경된 것을 공지했다. 그런데 시안이 수정되며, 디자인뿐 아니라 자수에 쓰이는 실이 변경됐다. 기존에 펄은사로 공지돼 있던 재질이, 수정 시안에는 단가가 더 낮은 은색 실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 썬어패럴 측은 “펄은사가 호불호가 갈리고 디자인적으로 은색 실이 더 세련됐기 때문에 총학생회에 요청해 재질을 바꾸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UI와 자수 재질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서 아무것도 공지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초 공지는 10월 27일, 수정된 시안은 10월 28일에 올라왔다. 수정된 시안이 게시되기 전에 신청한 사람들은 댓글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작다. 때문에 이들은 최초 시안을 보고 돕바를 신청했지만, 디자인과 재질이 변경된 돕바를 받게 된 것이다. <세종알리>에서는 해당 기간 동안 돕바를 신청한 학우분에게 개별 안내를 진행했는지 확인했으나, 해당 학우는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했고 시안이 바뀌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 왼쪽 최초 시안에는 자수 재질이 '펄은사'였다가, 오른쪽 수정 시안에서 돌연 단가가 낮은 '은색'으로 변경됐다.

입금액 499만원, 부가세는 0원?

11월 1일 자 총학 페이스북 페이지에 업로드된 10월 31일의 거래명세표다. 공급가 4,992,000원. 입금액 역시 같다. 부가세로 공급가의 10%가 적혀있어야 하지만 0원이다. 만약 일부러 부가세를 뺀 것이라면 업체 측에 의한 것인지, 총학생회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인지가 밝혀져야 할 것이다. 썬어패럴 측은 이 의혹에 대해 “부가세는 저희가 받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총학생회 측이 요청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답하며 자신들이 제안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썬어패럴 측은 “총학생회는 사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B2B 관계가 성립되지 않아 세금계산서를 발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지음 총학생회가 11월 1일 공개한 1차 돕바 구매에 대한 거래명세서와 입금내역. 거래명세서의 부가세 항목이 '0원'으로 기입돼 있다.

 

깔끔하고 체계적인 일처리 돋보이는 세종총학(?)

이 입금 내역서 이체 내역의 받는 사람은 ‘이승현’이다. 이는 법인 계좌가 아니라 개인에게 설립된 계좌이며, 이전에 거래했던 단과대나 학생회는 ‘(주)에스에프엔씨’의 계좌로 입금했다. 조한빈 학우와 김기웅(컴퓨터공학과, 14) 학우는 왜 이번 거래에서 개인 계좌를 사용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썬어패럴 측은 자사 이사의 계좌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총학생회 측에서는 10월 27일 올린 공지에 ‘입금 내역과 영수증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1차 구매의 거래 명세표와 이체 내역서는 공개했으나, 약 600벌에 해당하는 2차 공동구매의 거래명세서는 아직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이번 공동구매는 썬어패럴 홈페이지에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2015년, 지음이 선거운동본부일 당시, 돕바를 썬어패럴에서 제작했다. 또한 대동제, 여름 총학 캠프 단체복 역시 썬어패럴에서 제작했다. 이처럼 총학이 주도해, 썬어패럴이 제작한 단체복은 시안과 견적서가 썬어패럴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다. 그러나 이 돕바의 시안과 견적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한다미(신문방송학과, 16) 학우는 “총학의 주도하에 제작된 단체복은 전부 시안과 견적서가 썬어패럴 측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는데, 왜 이번 돕바는 홈페이지에 시안과 견적서가 없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썬어패럴 측은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돕바의 판매가격은 리베이트가 될 수 없는 가격이라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세종대 총학생회가 여러 다른 학교 총학생회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깔끔하게 일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공개를 해도, 납득하지 못하는 분들은 납득을 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청문회 측에서 변호사나 법무사를 통해 공증을 걸어서 하면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도예과 15학번 강신혁

총학생회 측은 고은채, 최동진 학우에게 각 업체의 돕바 품질과 단가 등을 비교해 업체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12월 11일 페이스북을 통한 공지에 “타 업체들을 조사해본 결과 단가 및 재질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썬어패럴보다 나은 업체가 없었다”며 “원단에 대해서 따로 조사해본 바 있으며, 돕바의 샘플들을 직접 보고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 U업체 대표가 공개한 문자메시지 내용.

총학생회 측은 U업체 측에 자신을 ‘홍익대학교 도예과’라고 소개하며 200장을 기준으로 한 단가를 물어봤다. 어떤 협상도 없이 단가가 5만원이라는 답을 들은 것이 비교의 전부이다. 총학생회는 U업체 측에서 샘플을 제공하겠다고 한 제안도 거절했다. 썬어패럴 측은 샘플을 비교하는 과정이 없었던 것에 대해 “업체 입장에서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개인적인 의견은 아니었다”고 밝혔고, 총학 측의 의견이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보상안 총학생회와 협의 중

이번 공동구매는 1차와 2차로 나누어서 진행됐다. 2차의 경우 11월 말이라는 공지가 있었음에도 두 번이나 연기되며, 넉넉하게 11월 30일을 납기일로 보더라도 최대 13일가량 늦어졌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썬어패럴 홈페이지에서 무지 돕바 공동구매가 이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우들이 이에 대해 제기한 의혹에 썬어패럴 측은 “업체 측의 공동구매는 재고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런 거라면 그 공동구매가 4차로 나뉘어 진행된 것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총학생회 측은 학기 초에 전속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전속계약서에 어떤 내용이 적혀있는지는 공개하지 않은 채 “납기 지연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만 하고 있다. 썬어패럴 측은 “납기 지연에 있어서 3%의 보상이라는 내규가 있다“고 말했다. 돕바 가격인 48,000원의 3%는 1,440원이다. 썬어패럴 측은 "총학생회와 이번 납기일 지연에 대한 보상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고,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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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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