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대출, 이자를 받아야 할까?

지난해 두 번째 학기가 시작할 즈음, 학교 게시판에는 한국장학재단에서 배포한 포스터가 여럿 있었다. 그중 학자금대출 금리를 1.7%로 동결해 대학생의 부담을 줄였다는 포스터가 한 장 있었다. 올해 초에도 마찬가지였다. 한 달이 지날 즈음, 정치권은 학자금대출 이자를 면제해 주는 법안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비슷한 시기, '천원의 아침밥' 때문에 대학생 사이의 희비가 갈렸다. 규모가 있는 대학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행하지만, 보다 영세한 대학은 이를 진행할 예산이 부족했다는 설명을 보탰다. 이후 100개가 넘는 대학이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신청하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7일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천원의 아침밥' 시행 대학을 41개 대학에서 145개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대학생은 그제야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다. 한 끼 식사 가격도, 대학생이 낼 한 학기 대출금 이자도 가계부에 주름이 잡힐 만한 금액은 아니다. 이자 몇만 원이, 한 끼 식비를 아낄 수 있는지가 대학생의 희비를 갈랐다.

올해 2월, 한국장학재단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와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각 지자체는 지역 거주자 중 학자금대출을 받은 이들의 이자를 지원한다.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이자를 면제해 주는 법안을 두고 다툼을 벌인다. 잠시 이 논의의 흐름을 이자를 면제해 주는 게 맞는지 여부가 아니라 적은 이자도 왜 대학생에게 부담스러운지 알아보는 방향으로 돌려보자.

2023.05.12 17: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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