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종교] 저는 ‘불교’를 믿는 청년입니다

  • 등록 2025.06.24 16: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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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공부하고 보고 싶은 존재”

 

 

최근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4년 한국리서치 정기조사에 따르면 18세부터 29세까지의 인구 10명 중 7명이 무교라고 응답했으며 종교를 믿는 청년 중 개신교는 평균 13%, 천주교는 7%, 불교는 8.5%, 기타 종교 2%에 그쳤다.

 

이러한 청년층의 종교 이탈 현상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외부적으로는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종교계가 보여준 각종 범죄행위와 과도한 정치 참여, 저출산과 경제적 여건 등이, 내부적으로는 기성세대와의 소통 부재와 갈등, 수직적인 구조, 제도의 규율화와 종교의 재정적 세속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대로 청년들의 ‘종교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불교를 예시로 들 수 있는데 나는 절로, 뉴진스님, 불교박람회는 청년세대에 큰 관심을 끌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청년층의 종교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도 자신의 종교를 믿고 종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번 코너에서는 자신의 종교를 믿는 청년들의 신앙적인 이야기와 종교활동을 하며 겪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세 번째로 소개할 종교는 ‘불교”다. 불교는 전통과 수행을 중시하고 부처의 마음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종교다. 불교의 이야기를 듣고자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 청년회 사찰문화부장 박소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계사 청년회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 조계사 청년회는 올해로 48년 된 조계사 내 신도 단체입니다.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 모여 법사 스님을 모시고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법문을 듣고, 불교 교리에 대해 공부 하며 토요일에는 청년회 내 부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서에는 예불(부처님께 예를 드리며 스스로 성찰하는 의식) 수행부, 참선을 수행하는 참선수행부, 전국 여러 사찰들을 방문하며 순례하는 사찰문화부, 찬불가(불교의 찬송가)를 부르는 찬불수행부, 일상생활에서 불교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는 지 연구하는 생활불교부, 대학생들이 속해 있는 대학생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대학생이 대학교를 졸업하면 나머지 5개 부서 중 하나에 속해 활동할 수 있습니다.


‘불교’를 특별히 선택하고 믿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저는 모태신앙입니다. 외가댁이 불교를 믿으시다 보니 집에 불교 관련된 책이나 불상이 어렸을 때부터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는 종교에 대한 불만도 있었습니다.


“나에게도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데 집안의 종교를 따라가야 하는가?”와 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또 사춘기 시절에는 자기성찰적 고민을 하며, “나는 세상에서 작은 존재인데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와 같은 존재론적인 고민과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집에 있는 불교 관련 책을 읽게 됐습니다.


읽으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여러 고민들이 해결되는 감정과 동시에 불교의 교리나 대상이 무조건 믿어야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성찰하는 것임을 느끼게 됐습니다. 이후 대학 생활과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에 스트레스를 느낄 때마다 불교를 통해 성찰하고 마음공부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불교의 ‘선명상’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현대 사회는 특히 대학생들과 청년들이 살아가기에 변화가 빠르고 변화를 따라가기 벅찬 시대를 살아가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회 속에서도 명상은 일상을 쉬어 가는 ‘휴식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선명상은 내면에서 울리고 시끄러운 일에 대해서 가라 앉혀 주고 스스로의 중심축이 흔들리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선명상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명상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를 집중해줄 수 있게 도와주는 존재임을 느낍니다.


저희 조계사 청년회는 일주일에 두 번 아침 6시부터 6시 반까지 30분 동안 명상 수행을 지도해주시는 강사님과 함께 선명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맞이하는 선명상을 통해 스스로를 위한 마음공부가 일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불교를 믿는다고 밝혔을 때 겪었던 오해나 편견이 있었나요?


제 주변에는 어머니를 비롯해서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한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 분들께 물어보면 부모님께서 “나중에 출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다녀라”, “너 스님 될거야?”와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밖에는 저 스스로는 겪었던 오해나 편견은 없었습니다.


불교 내에서 겪었던 갈등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사례가 있다면?


저희가 조계사 신도 단체 중 하나다 보니까 조계사 내 행사에 자주 참가하고, 요청하시면 가는 편입니다.


그런데 조계사 ‘청년회’ 자체 행사를 활동하다 보면 일정 조율이 어려워 사중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조금 갈등이 있는 편이지만 반대로 청년들에게 응원도 많이 해 주시고 기도도 해 주시면서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 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년회에서는 법우들을 위해 재밌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도 있는데, 지난 4월 연등회가 바로 그렇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는 부처님오신날 즈음 동국대학교에서 조계사까지 연등을 들고 행렬 대형으로 이동하는 큰 행사입니다. 전국의 수많은 불교 단체가 모이는데, 이중 조계사 청년회도 연희단과 행렬단으로 나뉘어 연등회에 참여합니다.


준비 과정이 오래 걸리고 행사 투입 인원도 많아 조계사 청년회 모두 하나 되어 도와줘야 하는 행사입니다. 그러나 직장인이라는 상황과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시간을 오롯이 쏟기 어렵다 보니 거기에서 오는 내부적인 갈등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못 나올 때는 다들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또 못 나오시는 분들이 ‘미안하다’ 하시면서 다음에 나올 때 더 열심히 도와주면서 자연스레 갈등을 해소하기도 합니다.


청년으로서 불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최근 몇 년 사이에 2030세대는 불교가 소위 ‘힙한 종교’라는 인식이 강해진 거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교를 찾는 청년들이나 대학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반대로 불교는 “오는 사람 안 잡고 가는 사람 안 잡는다”는 기존의 스탠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관심 있어 하는 청년들이나 대학생들을 불교에서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회로 불교를 더 알리고 적극적인 전법(불교의 포교를 뜻하는 말)을 추구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최근 ‘템플스테이’나 ‘선명상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홍보해 더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알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에게 ‘부처님’은 어떤 존재인가요?


부처님은 ‘공부의 대상’입니다.


부처님은 정말 많은 말씀을 하셨고, 그 말씀은 현대에 이어 수많은 경전들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경전을 읽을 때 마다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이런 말씀을 하셨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올해는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돌아가신 지) 2569년이 된 해입니다. 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부처님의 말씀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에 울림을 주고, 경전의 한 글자 한 글자 읽을 때마다 그 내용은 우리의 가슴에 와닿습니다.


이렇게 남녀와 세대를 불문하면서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건 가히 ‘진리’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진리, 부처님의 말씀, 불교에 대해 더 탐구하고 공부하고 싶습니다.

 


김동현 기자(mvp2450@naver.com)


편집인: 조우진 편집국장 (국제 21)
담당 기자: 김동현 기자 (신학 22)

김동현 기자 mvp24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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