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과 친해지려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첫 만남이라는 어색함 속에서 어설픈 질문을 했다간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부담되지 않고도 다음 질문을 이어갈 방법은 없을까? 친구와 친해지기 전에 우리가 했던 질문들을 회상해보자. 그 중,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통학하세요? 기숙사? 자취?’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 학생의 주거 형태를 물으며 다가가는 것이다. 부가 질문도 많이 있으니 대화를 이어가기도 어색하지 않다.
친해지는 단계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종종 이 주제를 가지고 자신의 주거 형태를 자랑하기도 한다. 이야기의 진행 양상은 주로 이렇다. 자신이 꿈꿔왔던 생활을 실현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의 자취가 나은가, 학교와의 접근성이 유리하고 학우들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지닐 수 있는 기숙사가 나은가, 대학교 입학 이전의 삶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는 편안함의 통학이 나은가. 이렇듯 그들에게도 나름대로 자랑할 만한 장점들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입장을 대신 전해주고 공감해보는 이른바 ‘자취 vs 기숙사 vs 통학’ 콘텐츠를 시작해본다.
자취가 최고야!
난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취가 최고인 것 같아. 통금 시간 없지, 밤늦게까지 게임을 할 수도 있지, 시험 때도 원하는 만큼 방해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 얼마나 자유로워!
또, 자취방 위치만 좋다면, 학교를 가깝게 통학할 수 있지! 혹시 학교와 멀더라도, 기껏해야 10분 거리일 거야. 솔직히 기숙사생이 거리 자랑하는 거 이해가 안 가. 자취생들도 이렇게 학교와 접근성이 좋잖아.
그리고 기숙사생이든 통학생이든 누군가와 같이 생활하면 눈치를 엄청 봐야 하잖아. 룸메이트 눈치 봐야 하고, 부모님 눈치 봐야 하고. 아주 피곤하지? 자취생은 그런 거 필요 없어.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해도 돼. 또, 먹고 싶은 거도 아무 때나 편하게 먹으면 되지. 이런 사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눈치를 봐야 한다면 엄청난 스트레스일 거야.
솔직히 다들 생각해보면 자취가 제일 나은 조건 아니야? 자유성 높아, 접근성 좋아. 혼자 자취한다면, 원했던 생활을 편하게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지.
자취생에게 묻는다!
Q1. 자취 혼자 하면 무섭지 않아?
└>Re. 자취생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십중팔구 무서운 적 있다고 할 거야. 올 사람도 없는데 우리 집 호출(종을 눌러서)을 해서 무섭기도 하고, 창문으로 밖을 보면 우리 집을 빤히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어. 밤이 되면 고성을 지르며 길가를 돌아다니는 취객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깬 적도 많아.
Q2. 자취방 구하는 꿀팁 있어?
└>Re. 처음 자취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주변에 자취하는 친구에게 추천을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거야. 아무래도 자취방을 써본 사람이 가장 정확할 테니까. 혹시라도 직접 자취방을 알아봐야 한다면, 가격, 위치가 제일 중요할 거야. 그 밖에도, 물이 잘 나오는지, 건물은 신축인지, 주변의 소음은 어떠한지 등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해. 마지막으로, 한 번 계약하면 계약 기간 동안 쭉 사용해야 하니까, 너무 성급하게 구하지 말고 천천히 하나씩 둘러보는 자세도 필수적이야.
기숙사가 최고지!
친구들과 밤새도록 놀거나 과제를 끝마치고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강의 10분 전? 괜찮아. 나는 기숙사생이거든! 그냥 대충 머리 정리하고 마스크 끼고 가면 지각은 피할 수 있어. 나는 아침마다 지각 피하려고 안간힘 쓰는 너희가 너무 안쓰럽다.
그리고, 기숙사에 살면 친구들과도 친해지기 쉬워. 또, 서로의 룸메이트를 소개해주면서 친구를 늘려나갈 수도 있지. 이렇게 기숙사생들과 친해지면 직접적인 도움도 많이 받을 수 있어. 학교생활에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물어볼 수 있고, 어려운 점이 있으면 바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
이뿐만이 아니야. 너희 자취방이나 집 건물에 식당, 카페, 헬스장, 편의점 다 있어? 없지? 또, 우리는 조금만 걸어가면 운동장도 있다구. 운동장에서 산책하면서 친구와 수다도 떨 수 있어. 나는 이런 거 누리려고 멀리 걸어 나가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가. 솔직히 주변 환경 생각해보면 기숙사만한 게 없을 거야.
기숙사생에게 묻는다!
Q1. 기숙사 공용생활 불편하지 않아?
└>Re. 개인의 차이라고 생각해. 남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 물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불편함이 될 거야. 개인마다 느끼기에 다르겠지만, 룸메이트와의 갈등, 사적인 공간의 부재, 기숙사 내 시설이 공용이어서 생기는 불편함 등 자취나 통학에 비교해보면 불편한 것들은 많은 편이야.
Q2. 어느 기숙사가 가격대비 시설 좋아?
└>Re. 이것도 개인의 차이일 것 같아. 비교적 가장 최근에 준공된 8관은 많은 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제일 비싼 편이고, 1관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생활할 수 있지만, 시설은 가장 노후 되었지. 2, 3, 4관은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더욱 생활이 편리해졌고, 비록 시범 운영이지만 5관과 6관은 개폐문 시간이 없어지면서 더욱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해졌어. 하지만, 이 부분은 개인의 생각마다 다를 수 있어서 내가 뭐라고 정의할 수 없어. 본인이 생각했을 때, 자기한테 가장 잘 맞는 기숙사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통학이 최고인데?
자취생들, 기숙사생들. 솔직히 너네 집밥 그립지 않아? 언제까지 배달 음식만 먹고 학식만 먹을 거야? 나는 그런 걱정 하나도 없어. 항상 부모님이 해주시는 따끈한 사랑이 담긴 집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 또, 그래서 나는 누구들과 다르게 식비를 고민 덜 해도 돼.
그리고, 자취든 기숙사든 가족에게서 떨어져서 처음으로 혼자 생활하는 거잖아. 그 생활을 한 달, 두 달 하다가 보면 어느덧 외로움을 타고 있지 않아? 나는 항상 부모님 곁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니까, 너네보다는 외로움이 훨씬 적지. 성적이랑 취업 때문에 다 같이 고생하는 대학생인데 너네는 외로움까지 타니까 조금 애잔하네.
또, 너네들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그 친구와 시간이 안 맞으면 못 놀지? 나는 동네에서 통학하는 친구들, 대학교 안 다니는 친구들 만나면 그만이야! 그리고 너네 입학하고 나서 원래 알던 친구들과 서먹해지지 않았어? 나는 대학교 친구도 사귀고, 알던 친구들과도 관계를 유지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도 좋지만, 원래 알던 친구들과도 여전히 친하게 지내는 것도 중요한 거야.
통학생에게 묻는다!
Q1. 통학하면 교통비 어느 정도 나가?
└>Re. 통학생들의 거주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학버스를 이용하면, 보통 하루에 만오천 원 내외로 나가는 것 같아. 그 밖에도 경춘선이나 ITX청춘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방법도 하루에 대략 이만 원 이내로 나가는 것 같아. 만약 ITX청춘열차 정기권을 이용한다면 하루에 약 1000~1600원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
Q2. 통학할 때 불편하거나 통학버스에 대해서 개선됐으면 하는 점 있어?
└>Re. 아무래도 교통비가 제일 부담스러워. 일주일에 5일 수업이라고 해도 넉넉잡아서 8만 원이 나가거든. 또, 통학버스 수는 적은데 이용하는 사람은 많아서 불편해. 그래서 통학버스의 수를 늘리거나,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시간이 자주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이러한 소모적 논쟁은 그만!
자취생, 기숙사생, 통학생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았다. 하지만, 제일 나은 방식은 없다. 각자 장점이 있는 대신, 또 각자의 단점이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소모적 논쟁의 굴레를 벗어나,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로 타인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다음에 친구와 만나 이러한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의 의견을 강력히 주장하는 태도 대신, 타인의 의견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여주자. 결국,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애환을 안고 살아가는 대학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