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일. 강원FC의 홈구장인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강원FC(이하 강원)와 FC서울(이하 서울)의 K리그 시즌 27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33라운드까지 진행되는 K리그는 이제 팀마다 7경기씩을 남겨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강원과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을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어서 이 경기의 중요성은 매우 컸다.
강원의 현재 상황과 라인업은?
강원은 현재 리그 6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ACL에 진출하려면 승리가 절실한 순간이었다. 또한, 이번 경기가 끝나면 국가 간 친선경기인 A매치로 인해 휴식기를 갖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 선수들이 전력을 다해 뛸 것으로 예상됐다. 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강원 수비의 핵이라고 평가받는 한용수와 박선주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1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던 박정수와 디에고가 출장 가능 상태가 되면서 강원의 전력은 어느 때보다도 완성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강원의 주축 공격수이자 ‘소양강 폭격기’라는 별명을 가진 제리치도 든든함을 보태줬다.
전반전; 강원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다.
전반전이 시작되고 양 팀은 신중한 탐색전을 벌이는 듯했다. 위협적인 첫 장면은 전반 7분 서울로부터 시작되었다. 강원의 정승용이 서울의 조영욱에게 파울을 범했고 서울은 프리킥을 얻어냈다. 곧이어 크로스가 올라오자 날카로운 헤딩으로 골문을 노렸고 이는 강원 수비수에게 맞고 아쉽게 벗어났다. 바로 서울의 코너킥이 연이어 두 번 진행됐지만, 강원의 공격수인 디에고의 좋은 수비가담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그 후로 약 10분간 중원 부분에서 계속된 거친 몸싸움이 일어났다. 전반 20분부터는 강원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슈팅들은 모두 아쉽게 빗나가거나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전 동안은 강원이 놀라운 패스플레이로 서울의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 양 팀의 치고받는 혈전, 경기는 결국 아쉽게 무승부로.
후반전이 시작됨과 동시에 서울은 선수교체를 강행했다. 교체를 시행한 서울은 중원부터 공을 잡고 개인 능력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거나 약속된 패스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강원의 수비수들이 공을 잡은 서울 선수에게 최소 2명씩 붙어주며 좋은 방어를 해내는 데 성공했다. 후반 5분 강원의 황진성이 올린 크로스가 서울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우당탕 핀볼이 이뤄지며 골이 나오는가 싶었지만, 아쉽게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12분에는 강원의 정조국과 디에고가 교체로 물러났고, 제리치와 김지현이 들어왔다. 약 60분 동안 골을 결정짓지 못한 공격 라인에 변화를 주면서 골을 넣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보인 교체였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교체로 들어온 김지현은 측면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서울의 수비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또한, 신체조건이 좋은 제리치를 최전방에 두며 포스트플레이를 펼쳤다. 기세를 탄 강원은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 이후로 양 팀은 열띤 공방전을 펼치며 많은 슈팅을 기록했지만, 결국 한 골도 터지지 않은 채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경기 총평; 주요 장면을 되돌아보다.
날카롭고 상대를 위협하는 플레이는 강원이 매우 잘했지만, 마무리 부분이 아쉬웠다. 점유율은 반반 싸움을 이어가며 치열한 경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주심이 아쉬운 판정을 보이며 경기의 맥이 끊기는 모습을 보였다. 강원의 여러 공격 기회에서 주심은 연이어 노 파울을 선언하며 서울과는 다른 판정을 내렸다. 결국, 양 팀 모두 한 골도 넣지 못하며 경기는 마무리됐고 같은 승점을 받아가며 순위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강원의 든든한 버팀목, 서포터즈 나르샤
거의 모든 스포츠팀에는 선수들을 든든하게 해주고 열띤 응원을 보여주는 서포터즈들이 있다. 강원도 마찬가지로 서포터즈가 존재한다. 그 이름은 ‘나르샤’이다. 이들은 이날 경기와 시간이 겹친 한국과 일본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의 시청을 포기하면서까지 강원의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 그 수도 무려 수백 명에 달했다. 이들 덕분에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는 서울 서포터즈들의 응원만이 아닌, 강원의 응원도 천둥처럼 크게 들릴 수 있었다. 또한, 후반전에 들어서 주심이 석연치 않은 판정을 계속 보여주자 서포터즈 나르샤와 강원의 팬들은 주심을 향해 ‘심판 눈떠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표현했다. 이는 강원의 선수들이 자칫 집중력을 잃거나 억울해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상대 서포터즈들과 겨뤄도 결코 지지 않고 열성적으로 강원의 선수들을 응원하는 나르샤가 있었기에 강원의 배후는 매우 든든해 보였다.
지역 주민과 팬들을 위한 강원의 노력
강원도민들과 강원의 팬들을 위한 구단의 노력은 날로 더해지고 있다. 경기 시작 전, 강원의 선수들이 경기장 밖 한쪽 부스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팬들은 유니폼이나 개인 물품에 선수들의 사인을 받으려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기다림에 지친 아이들을 위해 간이 놀이터가 마련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경기가 끝나고도 강원은 구단에서 셔틀버스를 제공 및 서비스하여 팬들의 귀가를 책임지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 같은 구단의 노력은 강원이라는 구단뿐만 아니라 강원도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팬들의 만족도 또한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앞으로도 강원의 이러한 노력과 서비스는 계속될 것이고, 현장의 분위기 또한 직접 가봐야 만끽할 수 있으니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을 찾아가서 제대로 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