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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청년들의 비건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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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pixabay

 

‘Veganism’, 우리 사회에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말로, 넓게는 동물 착취를 거부하는 사상, 좁게는 유제품과 달걀을 포함해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의 한 유형을 가리킨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비건 지향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비건 베이커리, 비건 브런치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를 넘어 비건 패션, 비건 화장품 역시 주목을 받으면서 식품 외 업계에도 채식주의 흐름이 일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기호를 넘어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채식을 실천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러한 사상이나 가치관을 ‘환경적 비거니즘’이라 한다. 환경적 비거니즘은 인간의 과도한 육식과 자원 낭비가 불러일으키는 지구 환경 파괴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환경 보호를 위해 채식을 지향하고 일상생활에서의 절약을 강조하는 사상이다. 

 

“육식 위주의 식습관은 기후위기를 더 촉발하고, 비인간 동물들이 공장식 농장에서 사육되며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같은 전염병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한 육식 위주의 식사는 암과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채식은 개인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 대학생환경연합동아리 에코로드 SNS에 올라온 글 중 일부

 

 # 우리가 좋아하는 고기, 환경을 오염시킨다?

 

 우리의 식생활을 돌아볼 때 고기를 빼놓고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고깃집에서 하는 회식, 간단히 먹는 햄 샌드위치, 집에서 해 먹는 달걀 후라이, 더 나아가 우유와 버터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식생활 전반에서 육류를 접한다.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1인당 GDP가 증가함에 따라 전세계에서 육류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량은 소고기가 11.8kg, 돼지고기가 31.6kg, 닭‧오리‧거위 등이 18.7kg, 양고기가 0.3kg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보면 한 명이 1년 동안 약 62.4kg의 육류를 섭취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가축을 기르는 축산업이 환경 오염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는 소화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메탄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보다 30배 이상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소고기 1kg을 먹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36.4kg이 배출되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18%를, 메탄가스의 37%를 차지한다. 전 세계 1인당 육류 섭취량이 33.8kg라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과도한 육식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마틴 스쿨’의 존 린치 박사는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은 기후변화 속도를 완화하는 데 확실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과도한 육식으로 발생되는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느끼고, 더이상의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채식 문화를 이끄는 청년들을 만나보았다.

 

 

# 환경을 위해 채식 문화를 이끄는 청년들 – 대학생연합환경동아리 ‘에코로드’

 

Q. 자기소개와 어떤 단체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저희 단체는 수도권 중심의 연합동아리로 환경이라는 큰 틀 속의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세미나, 캠페인, 강연 등의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어요. 

 

Q. 에코로드는 작년 ‘비건 레시피 프로젝트’를 통해 우유와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머핀, 가지 스테이크 등을 선보였는데요. 비건 레시피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비건 레시피 프로젝트는 에코로드에서 진행된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보시면 돼요. 프로젝트를 기획할 당시에 한창 달고나 커피가 유행이었어요. 그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막 시작되면서 집에서 혼자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비건 요리를 직접 해보게 할 순 없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어요. 저희가 비건 레시피를 만들어서 공유하면 비건에 대한 접근성과 진입장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해, 비건 레시피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비건 레시피 프로젝트’를 통해 이끌어낸 유의미한 결과 혹은 변화가 있나요?

 

A. 우리가 육식을 할수록 축산업이 흥행하게 되는데 이는 삼림 파괴, 가축 배설물로 인한 오염 등의 문제를 일으켜요. 또한 육류 생산 부문이 인간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5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있는데 비건으로 전환하게 되면 이만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되죠. 앞서 말한 환경 문제도 줄일 수 있고요.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비건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니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해요. 동아리 회원들 간에도 비건 지향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었고, 매일 먹던 고기를 일주일에 한 번만 먹겠다고 다짐한 분도 계셨어요. 아직은 미약하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비건에 관심을 가지고 (비건으로) 전환하게 되면 더 큰 환경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거예요.

 

Q. 청년들을 중심으로 비건 베이커리, 비건 화장품, 비건 패션 등 비거니즘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비건을 다루는 상점이나 시설이 많아져서 비건을 실천하기가 점점 더 편리해지고 있어요. 아직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도시락을 싸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의 유명한 상권 내에서는 도시락을 싸지 않아도 하루 세끼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상점들이 많아졌어요. 이렇게 비건 시장이 확대되면서 사람들이 비건 음식을 더 자주 접할 수 있고 진입장벽도 많이 낮아지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에코로드

 

 

 대학생연합환경동아리 에코로드는 비건 레시피 프로젝트를 통해 고기 대신 두부를 사용한 동그랑땡, 두유로 만든 크림파스타 등 집에서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비건 레시피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버터가 들어가지 않은 머핀과 고구마 튀김 등 비건식을 간식으로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레시피를 공유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포함하여 많은 생명을 살리는 길인 채식. 청년세대는 개인 취향을 넘어 환경, 동물보호와 같은 윤리적 측면에서 채식 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 통계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는 10년간 10배가 늘어 약 150만 명이며, 국내 주요 유통업계에서는 콩고기 매출이 22%가량 증가했다. 비건이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많은 기업들이 이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청년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 안의 모습은 어떨까. 비건 청년들이나 비건을 지향하는 청년들은 급증하고 있는데 반해 학교 안에서 비건식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학내 채식주의자들의 권리는 어떻게 보장되고 있을까? 

 

비건에 빠질 수 없는 이야기 1

# 대학가의 ‘비건 간식’ 문화 확산

 

 채식 확산에 대학가도 동참하고 있다. 많은 대학에서 매 학기 시험 기간에 간식 배부행사를 준비하는데, 여기에 비건 간식을 포함하고 있다. 외대 역시 지난 기말고사 간식 사업에서 식이소수자 학우들을 위한 비건식 메뉴를 포함해 관심을 모았다. 사회과학대학의 비건 샐러드, 일본학대학의 그래놀라, 크래커 간식, 서양어대학의 두부 샐러드가 그 예이다. 

 

▲사진 제공= 한국외대 사회과학대, 일본학대, 서양어대

 

 외대를 포함한 많은 대학 간식 사업에서 비건식이 점차 포함되고 있지만, 이로써 학내 식이소수자들의 권리가 보호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비건식 학식은 제공되지 않으며, 학교 행사에서 비건식을 기획하는 것 역시 선택일 뿐 의무가 아니다. 이렇듯 학교 내에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음식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고, 구조적인 개선에 힘쓰는 청년이 있다. 바로 외대 서양어대학 학생회 소속 선경준 학생이다. 선경준 학생과 학내 채식주의자들의 인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대학 구성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는 청년

 

Q. 서양어대학 학생회 ‘서로’는 지난 기말고사 간식사업에서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두부 샐러드를 기획했습니다. 기획 취지가 무엇인가요?

 

A. 사회 전반에서 인권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가 높은 상태이고 이는 대학 사회에서 역시 중요한 의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학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우리 서양어대학 학생회 ‘서로’도 마찬가지로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희는 여러 복지사업 중 식이소수자 인권을 위해 간식사업 내 비건식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예컨대 대략 2000명의 서대 학우 분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하지만 모두의 성향이 같을 수는 없죠. 같은 서양어대학 학우분이라도 어떤 학우 분들은 여러 가지 간식을 다 좋아하실 수도 있지만 특정 음식을 먹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고 생각하는 부분부터가 인권 보장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희는 학우분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비건식을 준비하여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했습니다.

 

Q. 최근 대학가에서 ‘비건 간식’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더불어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너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각 개인의 선택이 보장받을 수 있는 ‘비건식’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기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비건식을 준비하면서 인권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누군가는 자신의 취향과 선택에 있어서 눈치 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부분을 충족시킬 수는 없지만 하나씩 늘려가 보자.’ 이런 생각들이요. 비건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겐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선택지일 수도 있으니까요. 현재 비건식 문화가 가시적으로 확산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것을 발판으로 비건식뿐만 아니라 인권이라는 의제를 관통하는 더 다양하고 훌륭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반응을 취합할 수는 없었지만 ‘비건식 준비’로 학생들은 간식 품목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각자의 취향 및 선택이 존중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Q. ‘비건 지향’에 대한 공감대가 전보다 확산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비건 간식, 총학생회의 비건지도 제작 사업 등 대학가의 이러한 변화가 환경 혹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우선 저 개인적으로도 19년도 초반보다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비건식을 준비하는 여타 학생회들의 모습을 더 많이 보았습니다. 계속 이야기하지만, 이는 인권에 대한 인식과 의식이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학생 사회를 이루고 있는 학생 개개인의 권리에 관심을 갖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의 방증이라고도 생각하고요. 이제는 이러한 공감대가 대학 사회에도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비건 간식을 준비하면서 비건식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 단순히 채식, 건강식으로 알고 있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비건 간식사업은 비거니즘을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하고, 동시에 비거니즘이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비건 사업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더 나아가 학내 구성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자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물론 이미 ‘비건 지향’에 대한 공감대는 확산되어 있지만, 저희가 이번 간식사업이라는 타이틀 안에서 인권을 녹여낸 모습 역시 타 학과나 단과대에 비춰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긍정적인 순환을 통해 대학 사회 전반에 인권에 대한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역할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경준 학우의 말처럼 누군가에겐 채식이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유일한 선택지일 수 있다. 식이소수자 학우를 ‘배려’해서 비건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모든 학생에게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할 때 대학 사회 내에서 다양한 신념과 가치가 존중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회에서 비건 사업을 시행하는 목적을 학내 식이소수자 권리 보장의 차원 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 기후위기 대응, 동물 보호 등 ‘가치 지향’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기후재앙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 종 차별 없는 사회가 이뤄지는 것, 이 모든 것은 인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비건에 빠질 수 없는 이야기 2

# “동물복지보다는 동물권을 보장하는 사회를 꿈꿔요”

 

 비건에 관한 이야기에 그 출발점인 동물권을 제외하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근 몇 년 간 사회에 ‘종평등’, ‘동물권’ 등에 관한 담론이 형성되면서 비거니즘과 함께 동물 윤리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환경동아리 에코로드와 채식과 동물 윤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동물 윤리적 관점에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육환경 기준이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어떠한 편인가요?

 

A. 가장 대표적인 사육으로 축산을 생각해봤어요.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공장식 축산인데 이게 동물들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도 주고 병이 발생했을 때 전염성을 높이는 원인이 되거든요.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공장식 축산 문제가 대두되었죠. 공장식 축산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바꾸려고 하고 있어요. 한국도 마찬가지로 친환경 축산으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아직은 축산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해외 모두 바뀌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축산 이외에 동물원 같은 사육환경도 생각해봤는데, 해외의 동물원은 동물이 원래 서식하는 환경처럼 조성되어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감옥형 동물원이죠. 이는 동물들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아직 동물원 관련 법 기준이 엄격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25년까지 동물원 관련 정책과 법령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하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돼지고기, 소고기의 최고등급은 *무항생제 등급이며 **자유방목 등급은 없습니다. 반면 스페인에는 초원에서 방목으로 자란 이베리코 돼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동물을 생각하여 무항생제, 자유방목 등의 기준으로 구분한 것은 단기적으로는 의미가 있을지라도 소와 돼지와 같은 동물(가축)들을 1등급, 2등급으로 분류하고 상품화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방목형 가축 방식이 지금의 공장식 가축 방식보다 나은 건 맞아요. 그런데 윤리적 관점에서 도살은 어떤 방식으로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동물이 무항생제 사료를 먹었든 자유방목 식으로 살았든 도축장에서 원치 않는 죽음을 얻는 건 매한가지니까요. 개인적으로 동물복지의 관점보다 동물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무항생제 등급: 항생제, 항균제, 호르몬제가 포함되지 않은 사료로 사육한 축산물에만 부여할 수 있는 등급. 

 **자유방목 등급: 일반적인 축사가 아닌, 자연에서 자유롭게 길러진 가축에만 부여할 수 있는 등급. 

 

 ‘왜 동물권이 인정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제러미 벤담은 “어떤 존재라도 고통을 느낀다면, 그 고통을 고려하지 않은 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분명한 지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살아있는 생물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배운 우리에게 동물권은 마냥 새로운 의제만은 아닐 것이다. 비거니즘의 목표는 이러한 모든 생물이 느낄 고통의 최소화에 있다.

 


# 일시적 유행이 아닌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

 

 비거니즘은 2018년 트위터 트렌드 1위에 오른 데 이어 지금까지 그 열풍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 보호에 관심을 갖고 기후변화에 심각성을 느껴, 비건 패션을 주도하고 비건 식당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시 이들의 목소리에 따라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국방부는 작년 단체 공공급식 최초로 채식 급식을 허용했으며 지자체들은 학교에서 채식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제 채식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다. 지구는 인간이 변하기를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동물을 사랑하고, ‘요즘 날씨 왜 이래’ 불만을 품어봤던 당신이라면, 오늘 하루 채식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에 의하면 우리는 이미 김치, 버섯, 된장 등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을 통해 충분한 동물성 영양분을 섭취하고 있다. 김치와 된장의 발효 미생물이나 버섯의 균류는 동물만이 가지고 있는 비타민 B12를 함유하기 때문이다. 채식을 하면 영양 섭취가 불균형해지지 않을까라는 고민과 걱정을 이제는 가축을 키우기 위해 벌목되는 초원에,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어마어마한 이산화탄소량에 돌려보자. 한 끼 한 끼 채식이 늘어 사람과 동물, 자연이 어우러지는 환경을 기대해 본다. 

 

우리는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할까? 

 

 GEYK가 지적했듯이, 기후 위기는 세대 간 형평성의 문제다. 기후 위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이로 인해 더 많이 피해를 볼 대상은 바로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환경문제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환경 의제가 본격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기 시작됐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미약하지만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고, 많은 청년들이 자신들의 환경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길거리로 나서고 있다. 우리들은 서서히 본인들의 생활방식까지 알게 모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세대들이 주축이 된 제로 웨이스트, 미니멀리즘, 비거니즘 운동 등이 대표적인 예다. 변화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나의 작은 실천으로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 자체를 우리의 힘으로 막을 순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GEYK처럼 환경에 대한 정부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논밭상점과 인텔리겐치아처럼 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유기농산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필요하면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또한 에코로드와 선경준 학생처럼 과도한 육류 소비를 지양하고 비건 문화를 주도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실하게 다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 ‘우리’, 더 나아가 ‘지구’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사는 지면 '외대알리 35호: 변화를 주도하는 청년들'에 실린 기사로, 1월에 작성되었습니다. 

 

박혜민 기자 (floshmlu@naver.com)

서형우 기자 (wnstjr14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