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개인의 성공과 경쟁을 강조한다. 물질적 성과와 외모, 관계 등에서 '성공'과 '실패'를 구분짓는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소외된 이들은 자존감을 상실하고 스스로 실패자라는 낙인을 내면화한다. 이러한 남성들 중 일부는 실패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며 특히 여성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인셀(비자발적 독신자)이라는 정체성으로 표출되며, 일부는 극단적 여성혐오로 이어지고 있다. 일베저장소와 디시인사이드 한국에서 일베저장소(이하 일베) 및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와 같은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가 극단적 여성혐오, 계층혐오 및 정치적 극단주의의 온상으로 지적되어 오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의 이용자들은 신자유주의적 경쟁 사회에서 자신들의 남성성이 위협받고 있다 느끼며 여성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젠더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여성들을 전략적으로 통제하고자 한다. 과거 소수의 극단적 담론에 불과했던 이러한 사상은 이제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양지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커뮤니티의 의견은 단순한 온라인 담론을 넘어 사회적 분열과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 존재가 된 것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 이후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거리를 밝혔다. 2030 여성들이 서랍 속 고이 잠들어 있던, 혹은 방 한켠 고이 모셔두던 응원봉을 챙겨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위한 시위에 나타난 것이다. 이는 지난 80-90년대 여성운동이 활발하던 시기를 지나 여성의 연대를 찾아보기 힘든 지금 여성운동에 있어 특이한 현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여성운동이 한국 사회에서 막 대두하고 활개치던 20세기 후반과 여성이슈별로 산발적으로 연대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나타나는 21세기 초반 지금은 여성운동도, 연대하는 여성들도 다르다. 불과 30-40년 전, 지금의 우리 어머니들이 청년이었을 때는 여성인권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누려지는 시기가 아니었다. '성폭력'이라는 단어가 개념화되지도 않았고, 강간범에 대한 여성의 정당방위가 쉬이 인정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한국여성의전화 창설을 통한 '성폭력' 개념의 등장과 변월수 사건을 통해 정당방위 논쟁을 살펴보며 지금의 여성들이 지금의 삶을 누릴 수 있는 데에 어떤 배경들이 있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한국여성의전화 한국 사회에서 '매맞는 아내', '아내 구타' 문제가 본격적으로 여성들의 관심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 것은 19
*이 기사는 2024년 3월 발행한 회대알리 18호 지면에 수록한 기사입니다. 한국 월경 공결제의 도입과 현황 ‘월경 공결제’는 월경으로 인해 출석이 어려운 경우 출석을 인정해 주는 제도다. 지난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에 “학생이 생리로 인해 결석하거나 수업을 받지 못할 경우 출결 상황에 관하여는 병결이나 병조퇴 등으로 처리하고, 생리로 인한 결시의 경우 성적처리에 관하여는 이전 성적의 80%를 인정하는 바, 이는 여학생에 대한 인권침해”라는 진정이 들어왔다. 이후 2005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시정위원회는 이러한 관행이 건강권을 침해한다고 결론내리며 “학생이 생리로 인하여 결석하는 경우 여성의 건강권 및 모성보호 측면에서 적절한 사회적 배려를 하도록 관련 제도 등을 보완할 것을 권고한다”고 판결했다. 월경 공결제가 학교에 도입된 건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에 시행을 권고하면서부터다. 현재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월경 공결제는 명시된 제도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학년도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에는 ‘학교장은 초·중·고 여학생 중 생리통이 극심해 출석이 어려운 경우 월 1일 출석인정 결석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더하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오는 많은 곡물, 채소, 과일들의 상당수가 외국 기업이 판권을 가지고 있는 품종이다. 20세기 말부터 다국적 기업들이 인수와 합병을 공격적으로 진행하면서 종자의 독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종자는 농업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종자가 점차 독점되면서 다국적 기업이 부과하는 로열티가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을 크게 늘리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종자 시장의 74%를 7개의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종자 시장 점유율이 1%도 채 되지 않으며,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작물 종자의 로열티로 지급한 금액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 1,358억 원에 달했다. 한국 토양과 기후에 적응한 토종 씨앗은 안정적인 수확량을 확보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토종 씨앗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의 위험성, 다국적 기업의 종자 독점으로부터 믿을 만한 먹거리를 생산·소비하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토종 씨앗을 지키고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은 산업화된 관행농업에 맞서 지역과 소농 공동체를 토대로 한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목표로 한다. 전여농은 비료, 농약, 제초제가 없는 다품종
*회대알리는 섭식장애 당사자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인터뷰 내용을 최소한으로 편집했습니다. 본 기사의 내용이 일부 독자에게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24일, 국내 최초로 ‘섭식장애 인식주간’ 행사가 열렸다. 섭식장애 당사자들이 설립한 단체 ‘잠수함토끼콜렉티브’와 인제대학교 섭식장애정신건강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첫 회 인식주간은 “납작하지 않은 섭식장애”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일주일간 진행됐다. 주최 측은 공식 홍보물을 통해 “먹는 것과 자신의 몸에 불화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라며 인식주간 개최 의의를 밝혔다. 2월 24일 진행한 ‘섭식장애 당사자-내러티브 탐구’에는 다섯 명의 당사자가 참여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섭식장애와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의 연관성과 섭식장애가 사회적으로 구성된 질병이라는 사실, 그리고 섭식장애가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걸리는 병’ 이상의 중층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질병이라고 이야기했다. 회대알리는 2023년 7월 21일부터 29일까지 섭식장애 · 다이어트 경험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는 30명이 참여했다. 설문 응답자의 53.3%는 다이어트 경험이, 43.3%는 다이어트와 섭식장애 경험이 모두
11월 15일 오후 6시 40분, 성공회대학교 새천년관 7207 강의실에서 '2023 SKHU 인권주간 퀴어퍼레이드 간담회'(이하 '퀴퍼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퀴퍼 간담회는 2023년도 성공회대학교 인권주간의 일환이다. 인권주간은 매년 성공회대학교 인권위원회와 인권주간 기획단이 모여 만드는 행사로, 올해 기조는 '함께 맞는 비'이다. 기획단은 행사를 앞두고 공식 SNS와 계정과 안내문을 통해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함께 걸어가는, 공감과 연대의 확인이라 생각한다'는 故 신영복 교수의 글을 인용하여 ‘함께 맞는 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기획단은 이번 인권주간이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임에 공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요 의제는 ▲국가폭력 ▲퀴어퍼레이드 ▲주거권 ▲환경/그린워싱 ▲여성노동으로 정해졌다. 퀴퍼 간담회는 '연대의 확인'과 '퀴어는 광장을 되찾지'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진행됐다. 강나라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부위원장이 사회를 맡았고,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과 최보근 미니퀴어퍼레이드 조직위원, 홀릭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간담회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지난 7월 1일 을지로 2가 일대에서 개최됐다.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세종대로에서는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종교·보수 단체들이 대규모로 모였다. 퀴어들의 축제에 반대세력은 빠지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퀴어축제지만 그들은 스스로 '초대받지 못한 손님'을 자처한다. 특히 보수 개신교는 '동성애 = 죄악'을 외치며 퀴어 및 퀴어를 지지하는 일부 진보 개신교에 극구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25개 단체가 모인 '무지개예수'는 서울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등 성소수자 개신교도 및 성소수자와 연대한다. 외대알리는 무지개예수 소속의 섬돌향린교회 백순재 교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어릴 적부터 개신교 신자였나요? 제 모태신앙은 천주교예요. 엄마가 저를 임신하고 나서 성당을 다니기 시작하셨거든요. 천주교 집안까지는 아니었지만, 배경을 갖고 있었죠. 저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성당을 다녔어요. 그런데 성당에 발길을 끊게 된 일이 있어요. 뚜렷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제가 9살쯤 '게이'로서 정체화를 시작했거든요. 동시에 본능적으로 '나는 성당에 있으면 안 되는구나'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첫 영성체를 모시고 난 후에 발길을 끊었어요.
“퀴어퍼레이드는 심장 박동 같은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존중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걷고, 저희의 프라이드를 숨길 필요 없이 내세울 수 있으니까요.”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랐던 지난 1일, 서울 을지로 2가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부스와 퍼레이드를 포함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됐으며,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행사장에는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한 보행로와 간이시설이 마련됐으며, 수어 및 문자 통역 서비스도 제공됐다. 올해 퀴어퍼레이드 장소는 서울시가 5월 3일 서울시청 앞 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을지로로 채택됐다. 주최 측은 지난달 7일 ‘2023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을지로 선정 이유에 관해 “참여자들의 안전을 위해 경사가 없고 고립되지 않으며, 혐오 세력과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을 수 있는 장소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의 슬로건은 ‘피어나라, 퀴어나라’였다. 주최 측은 “여러분의 퀴어한 삶이 다채롭게 활짝 피어나기를,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염원한다”라는 뜻으로 해당 슬로건을 정했다고 알렸다. 이날 행사
전국 대학 첫 퀴어퍼레이드 주최 "개최 여부는 찬반이 아닌 여타 학생회 사업처럼 자율에 따른 선택" 6월 20일,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 주관 단위(이하 '주관 단위')가 나눔관 광장에서 제1회 성공회대학교 미니 퀴어퍼레이드(이하 미니 퀴퍼)를 개최했다.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 미디어콘텐츠융합자율학부 제6대 학생회 <닿음>, 실천여성학회 <열음>, 실천환경학회 <공기 네트워크>, 사회융합자율학부 제6대 비상대책위원회 <새로>가 주관 단위로 참여했다. 이번 미니 퀴퍼는 국내 대학 캠퍼스에서 주최한 첫 퀴어퍼레이드다. 주관 단위는 제54주년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을 기념하고,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서울광장을 쓸 수 없도록 결정한 서울특별시를 규탄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미니 퀴퍼가 열리기까지 <등대>는 5월 8일에 미니 퀴퍼 주관 단위 모집을 온라인으로 알렸다. 서울시가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한지 3일만의 일이었다. 같은 달 11일에는 반대 세력이 “미니 퀴퍼 개최를 학우들과 논의하지 않았다”며 총투표 발의를 위한 연서명을 시작했다.
2023 서울퀴어문화축제 중 하나인 제24회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지난 1일 을지로2가 일대에서 개최됐다.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린 2020·2021년 행사를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다만 올해의 경우 앞서 5월 3일 서울시가 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개최 장소 선정에 애를 먹었다. 주최 측인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이날 오전 11시 부스행사를 시작하고 오후 2시 환영 무대를 열었다. 운영된 58개의 부스에는 트랜스해방전선 등 사회단체와 각국 대사관 및 대학교 성소수자 모임과 동아리가 참여했다. 환영·축하 무대에는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등 10개의 공연이 이어졌다. 오후 4시 30분부터는 을지로에서 삼일대로~퇴계로~명동역~종로~종각역 등을 지나는 도심 행진이 시작됐다. 행사에 참여한 활동가 유진 씨는 "퀴어 당사자로서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싶어 참가했다"며 서울광장 사용 불허에 대해 "혐오 세력이 광장을 점령했고, 행정처리도 차별적이었다. 퀴어들이 그곳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스를 운영한 상우 씨는 "성소수자들은 일 년에 하루 퀴어문화축제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편하게 들어낼 수
5월 30일 오후 6시 40분, 성공회대학교 제38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가 정보과학관 6110 강의실에서 ‘미니퀴어퍼레이드’(이하 ‘미니퀴퍼’) 집담회를 열었다. 윤영우 총학 비대위원장이 의장을 맡았고, 박서연 총학 부비대위원장, ‘미니퀴퍼’ 주관 단위인 성공회대학교 제7대 인권위원회 ‘등대’(이하 인권위)의 최보근 인권위원장과 인권위원, 인문융합자율학부 학생회를 비롯해 ‘미니퀴퍼’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싶은 학우 30여 명이 집담회에 참여했다. 학교 측 인사로는 김주용 학생복지팀장이 함께했다. 집담회는 총학 비대위의 ‘미니퀴퍼’ 관련 경과보고, 집담회 진행 방식 설명, 학우들의 담화, 기타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집담회 진행 방식을 설명하며 윤 의장은 발언자를 향한 욕설, 비방, 혐오 표현, 폭력적 언사를 삼갈 것을 당부했다. 또 ‘이 집담회는 찬반 토론이 아니며, 공식적 의결이나 심의, 투표를 진행하는 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후 ‘미니퀴퍼’ 당일을 기준으로 논의 과정, 홍보, 안내, 공지 등 행사 이전 시점을 다루는 ▲전, 행사 당일 진행 방식과 방향성, 행정적, 실무적 내용에 ▲중, ‘미니퀴퍼’ 진행 이후에 대한 의견과 질문을
제1회 섭식장애 인식주간(Eating Disorders Awareness Week)이 2월 24일부터 시작됐다. 행사는 3월 2일까지 7일간 진행된다. 2월 24일 ‘섭식장애 당사자-내러티브 탐구’를 시작으로 매일 저녁 7시 30분, 서울 곳곳의 독립서점에서 섭식장애를 주제로 한 세션이 열린다. 섭식장애 당사자와 치료자, 연구자, 작가와 뮤지션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이 각 세션에 참여한다. 이번 섭식장애 인식주간은 섭식장애 당사자들이 모여 설립한 단체 ‘잠수함토끼콜렉티브’와 인제대학교 섭식장애정신건강연구소가 주관한다. ‘잠수함토끼콜렉티브’(이하 ‘잠수함토끼’)는 섭식장애 당사자들이 잠수함 속 토끼처럼 사회의 위기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첫 회 인식주간의 슬로건은 “납작하지 않은 섭식장애”이다. ‘잠수함토끼’의 일원 박지니 씨는 SNS를 통해 “섭식장애와 그에 얽힌 수많은 다른 주제들에 관해 더 많은, 더 깊고 더 열띤 이야기들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섭식장애 인식주간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섭식장애 인식주간이 개최된다는 소식에 국내외의 다양한 이들이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2월 24일, 서울
“신당역 당해볼래?” 지난달 16일, 한 대외활동 사이트에 질문을 올렸던 A씨는 익명의 상대에게 의문의 쪽지를 받았다. '신당역 당해볼래?' 지난 9월 신당역 여성 살인 사건을 언급한 섬뜩한 협박이었다. A씨는 상대가 일방적으로 시비를 건 끝에 이러한 쪽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느닷없는 공격에도 혹여 상대가 자신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먼저 느꼈다. A씨는 에브리타임에 해당 내용을 상세히 담은 글을 작성하면서도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라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다른 학생들은 댓글로 “예비 범죄자가 아니냐”, “저걸 재미라고 하는 거냐”며 공감과 분노를 전했다. 9월 14일 일어난 신당역 살인사건. 누군가의 입에 그날의 참상은 쉽게 오르내리고, 누군가는 두려워한다. 그렇게 한 달이 훌쩍 흐른 지금도, 한 여성이 죽어갔던 ‘신당역’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피해 사실이 가해의 근거가 되는 일은 놀랍게도 빈번하다. 2차 가해는 2차 피해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가해자’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피해자에 대한 추가적인 모욕을 방지하고자 하는 용어다. 사회에서 2차 가해는 단순히 ‘부정적인 반응’보다 더 다양한 양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
성공회대 젠더연구소는 정연보 교수, 김미란 교수, 김순남 교수, 김영선 교수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졌다. 젠더연구소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젠더와 섹슈얼리티 등 다양한 페미니즘 학문을 연구해 학내 연구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 활동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허브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이달 22일 젠더연구소와 농림생태환경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제7회 생태환경포럼 특강 ‘기후위기 시대, 페미니즘과 생태를 사유하기: 에코페미니즘’은 앞으로 젠더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을 드러냈다. 학생들이 현장과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많은 이들이 젠더연구소의 논의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한다. 출범 이전부터 연구소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연구와 학생들의 관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회대알리는 17일 정연보 젠더연구소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학내 구성원들의 오랜 염원만큼 젠더연구소에 대한 관심이 높다. 회대알리가 몇 가지 궁금한 점을 추려 물어보았다. 자세한 내용은 향후 젠더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활동에 참여해 직접 물어볼 수 있다. 성공회대학교 젠더연구소는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공회대학교 젠더연구소는 젠
잇따른 여성 살인사건, 대학사회 페미니즘의 위기? 지난 9월 21일, 성공회대학교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추모소가 설치됐다. 성공회대학교 실천여성학회 ‘열음’의 주도로 구성된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추모소에는 수많은 쪽지가 붙었다. “다시는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여성에게 안전을 보장해주세요” 등 추모의 글이 적혀 있었다. 쪽지를 남긴 학우 대부분이 해당 사건을 개인적인 피해가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몇몇 쪽지에는 ‘인하대학교 살인사건(인하대 사건)’이 간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이처럼 잇따른 여성 대상 범죄는 한국 사회 젠더폭력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하대 사건은, 공개된 캠퍼스에서 벌어진 성폭력, 살인이라는 점에서 대학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에서 발생한 성폭력은 2015년 73건에서 2018년 115건으로 58% 증가했다. 작년 겨울 성공회대학교에서도 성폭력 사건 가해자의 사과문이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되어 파장이 일었다. 지난 10월 진행된 학내 젠더폭력 현황과 인식에 관한 회대알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학우는 54.8%로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