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심장, 창원특례시 도심 한복판에서 학교가 사라지고 있다. 최근 경남도청 소재지이자 주거 밀집 지역인 봉림동의 봉림중학교가 결국 문을 닫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폐교는 농어촌 산간 지역의 이야기로만 여겨졌으나 이제 그 어두운 그림자는 인구 100만 도시 창원의 구도심까지 깊게 드리워졌다. 도심 속 폐교는 학생 수의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역사회의 혈관이 막히고 활력이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는 가장 뼈아픈 신호다.
현장에서 마주한 행정은 무기력했고, 민심은 고립되어 있었다. 최근 열린 폐교 시설 활용에 대한 주민설명회에서 공무원들은 다음 단계를 위해 절차적 정당성만 챙기려는 요식행위에 급급했다. 스쿨존 불편함에 매몰된 지역 주민들은 고질적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학교 부지 개방만을 요구했다. 산간 지역은 이미 정립된 지원책과 선례들이 있지만, 도심지는 막대한 부지 매입가와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해 행정조차 손대기 꺼려하는 ‘난제’가 된다. 특히 한 번 주차장으로 용도가 굳어지는 순간, 건물은 방치되고 치안은 나빠진다. 그 부지를 통한 미래 가치 창출은 영원히 불가능해진다.
우리는 이 위기 신호를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학교가 사라지면 주변 상권이 동력을 잃고, 젊은 층은 떠나며, 도심은 급격히 슬럼화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뚜렷한 대안 없이 방치된 봉림중의 모습은 무너져가는 구도심의 현실을 보여준다. 도심 내 폐교 부지를 ‘도시 재생의 거점’으로 대전환해야 할 때다. 공원이나 주차장을 넘어 ‘시민 이익의 최대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
필자는 이곳에 '도심형 국제학교'나 '창의적 대안학교'와 같은 혁신적인 교육 인프라 도입을 제안한다.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최고의 교육을 위해 찾아오는 도시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창원시는 방위산업의 비중이 크다. 국제 정세는 날이 갈수록 어지러워지고, 전쟁은 시도때도없이 일어난다. 전쟁도 세계군이 합동으로 작전을 벌인다. 방위산업과 연계된 대안학교, 국제학교가 필요하다. 경쟁력을 갖춘, 군.산.학.연이 연결된 지역 특화 학교가 이제는 지역 곳곳에 필요하다.
좋은 정책은 멀리 있지 않다. 학교가 사라지는 슬픔을 지역의 새로운 활력으로 바꾸는 정치적 결단이 시급하다. 봉림중학교의 닫힌 교문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100만 특례시 창원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340만 경남도민의 자부심인 도청 소재지마저 비명을 지르는 지금, '지방을 위한 나라'는 대체 어디에 있는가. 이제라도 도심 폐교라는 위기를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새로운 도약대로 삼는 전향적인 생각이 필요할 때다.
류성국 더불어민주당 경상남도당 대변인 (changwon12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