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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청소년·대학생 언론, '당사자언론협의회' 결성으로 돌파구 찾는다
"기성언론이 알리지 못하는 문제와 목소리를 당사자언론으로서 알려 사회변화 촉진하자" 독자적인 생존을 모색하며 고군분투하던 당사자언론들이 연대의 깃발 아래 모였다. 당사자성에 기반한 언론 및 지원단체들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당사자언론 및 지원단체 상호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고 '당사자언론협의회'를 결성했다. 2일 서울 종로구 'nuguna'에서는 당사자언론 및 지원단체의 상호협력을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청소년 당사자언론 <토끼풀>과 <이음>, 대학생 당사자언론 및 지원단체인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활동가 당사자언론 <공익저널> 등의 소속 대표자 및 실무자들이 참석해 자원 교환과 구체적인 연대 방안을 합의했다. 실무 교육부터 재정·공간까지 전방위 협력 당사자언론협의회는 다양한 형태의 단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회원 제도를 정회원과 준회원으로 이원화하여 운영한다. 의사결정권과 공동 기획 책임을 지는 정회원에는 정식 언론 및 단체인 <토끼풀>, <공익저널>, <대학알리>,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이음>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동아리나 소모임 등 실제 언론 경험이 적은 <키클> 등의 단체는 준회원으로 합류하여, 의무에 대한 부담 없이 역량 강화와 실무 교육 등의 혜택 수혜에 집중하게 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각 단체가 가진 고유의 인프라와 특성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자원 교환' 계획이다.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커리큘럼을 보유한 <대학알리>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는 '수습기자 교육'과 '대학언론인 아카데미' 등 인프라를 전면 공유하며 예비 언론인들의 성장을 돕는다. 또한, 미디어 전공 대학생 기자들이 청소년 기자들에게 1대 1 또는 그룹 입시 멘토링을 진행해 생활기록부 관리와 모의 면접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지우 대학알리 대표는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금전적 어려움이 많았는데, 청소년 기자들과 함께해 더욱 풍성하게 꾸릴 수 있게 됐다"며 "당사자언론들이 그동안 각자도생을 했는데, 이제는 함께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활동가 당사자성을 가지며, 현업 출신 기자와 PD를 보유한 <공익저널>은 도제식 교육과 비정기적 멘토링을 통해 실전 언론 실무 노하우를 전수한다. 더불어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들이 취재 과정에서 만나기 어려운 교수나 변호사 등 전문가 풀을 연결해 기사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로 했다.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튼튼한 재정과 공간을 확보한 <토끼풀>과 <이음>은 실무 집행과 교육 진행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을 공유한다. 또한 단체 후원 명목으로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재원 역시 공유하며 활동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협의회 소속 단체들은 바이라인을 유지하는 선에서 기사나 사진 등의 콘텐츠를 상시 공유하기로 했다. 나아가 청소년 언론에서 대학생 언론으로, 다시 활동가 언론으로 생애주기에 맞게 유연하게 이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제도권 언론 비견되는 역할 증명할 것" 당사자언론협의회는 공동 사업들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당사자언론을 학술적으로 정의하는 연구에 본격적으로 협력하여, 이들이 제도권 언론에 비견되는 역할과 기능을 언론계 내에서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올 연말에는 '당사자언론 포럼'을 개최하여 활동 사례를 백서로 남기고 대외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먼 미래에는 민주시민교육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한다는 구상도 전했다. 특히, 현행법상 청소년이 비영리민간단체의 정식 회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필요시 헌법소원에 나선다는 의지도 다졌다. 임주영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감사는 "자원 부족과 제도적 한계 속에서 각자도생하던 당사자언론들이, 이번 상호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고립감을 넘어 한국사회의 유의미한 대안 매체 생태계로 굳건히 뿌리내릴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차종관 공익저널 기자 chajonggwan.me@gmail.com
- 차종관 기자
- 2026-03-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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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외과 왔는데 정치 얘기할 곳 없어...대화가 고팠습니다"
"대학은 지식의 상아탑이라지만, 현실은 학점 잘 주고 '팀플(팀 프로젝트)' 없는 수업을 찾아 헤매는 곳이 됐습니다. 대학생의 64.6%가 무기력증인 '대2병'을 앓는다고 해요. 침묵의 공간이 된 대학을 다시 비판적인 대화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소현 UFLA 기획단장) 취업 사관학교로 변해버린 대학, 익명성에 기대 혐오 표현이 난무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친 대학생들이 '진짜 대화'를 찾아 오프라인으로 모였다. 11일 대학문화유니온은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나를 위한 첫 대학 수업'이라는 슬로건의 '2026 새내기 교양대학(UFLA)'을 개최했다. 입학식에서 26학번 새내기 참가자는 자신을 정치외교학과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심사에 맞춰 정외과에 진학했지만, 정작 과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가 힘들다. 누군가 정치 이야기를 꺼내면 '진지충' 취급을 받거나, 서로 얼굴 붉히는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은 익명 뒤에 숨어서 온갖 혐오 표현과 비방이 난무한다. 진짜 내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안전한 공론장'이 너무나 고팠다"고 전했다. 사이버관 대강당에서 레크리에이션을 마친 학생들은 기후(이용석), 경제(홍기훈), 국제:UN(오시진), 공학(강정한), 미디어(구미숙) 등의 세션이 열리는 인문과학관 강의실을 찾아갔다. "역사를 왜곡하는 자, 혐오를 먹고 자란다" 가장 뜨거운 열기가 느껴진 강의실은 최성용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 이사가 이끈 '역사' 세션이었다. 세션 참가자들은 12·12 군사반란, 5·18 광주민주화운동, 12·3 내란 등 한국 현대사의 변곡점을 되짚으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의 기원을 추적했다. 최성용 이사는 "역사는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를 편집하고 왜곡한다. 5·18을 '민주화운동'이 아닌 '폭동'이라 부르고 싶어 하는 세력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이 왜곡된 역사 위에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 이사는 역사 왜곡이 필연적으로 '혐오'와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특정 집단을 적으로 규정하고 배제함으로써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권력의 속성 때문이다. 그는 "권력은 혐오를 통해 유지된다"며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피해자를 모욕하는 행위는 단순한 무지가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행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역사 인식을 우려했다. 최 이사는 "유튜브나 SNS를 통해 확산되는 자극적인 가짜 뉴스와 역사 왜곡 콘텐츠들이 청년들의 역사관을 흔들고 있다"며 "팩트를 확인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으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혐오의 언어에 동조하게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학생들은 강연자가 던지는 질문 하나하나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필기를 하며 집중했다. 강연이 끝난 후 사회자는 "오늘 우리는 역사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을 규정하는 치열한 전장임을 확인했다"고 정리했다. "혐오와 차별에 맞서 목소리 내는 용기 가지자" 강연의 열기는 학생 토론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학생들은 조별로 둘러앉아 ▲내란의 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했나 ▲역사 왜곡과 혐오가 우리 사회에 위험한 이유 ▲대학생으로서의 실천 등을 주제로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특히 '내란의 밤' 주제 토론에서는 청년들의 부채의식과 다짐이 교차했다. 한 학생은 "1980년 그날, 군부의 총칼 앞에 섰던 선배들이 느꼈을 공포와 용기를 상상해 보았다"며 "만약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광장에 나갈 수 있었을까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광장'은 물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혐오와 차별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용기 그 자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생은 역사 왜곡이 소수자 혐오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들은 항상 약자를 공격한다. 5·18 피해자들을 '간첩'으로 몰거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방식이 그렇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우리 사회의 장애인, 여성, 이주민에 대한 혐오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역사를 배우는 건 결국 약자와 연대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을 기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토론 말미에는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학생들은 "온라인상의 혐오 표현을 방관하지 않고 '그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오늘처럼 오프라인에서 서로의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자"며 의기투합했다. "대학, 치열한 고민과 대화할 수 있도록" 대학문화유니온이 기획한 이번 UFLA는 누적 400명의 대학생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10일에는 간호(이나윤), 국제:트럼프(안병진), 문학(오창은) 예술(권은비), 정치(한성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학생들의 지적 갈증을 채워주었다. 모든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졸업식 형식의 수료식을 가졌다. 한 참가자는 "취업을 위한 스펙 한 줄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고 타인과 연결되는 감각을 익힌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참가자는 "지금의 대학은 '침묵의 공간'이지만, UFLA는 대학이 여전히 치열한 고민과 대화가 살아숨쉬는 곳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차종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자문위원 (chajonggwan.me@gmail.com)
- 차종관 기자
- 2026-02-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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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집단학살·전쟁범죄 옹호교수 초청강연…구성원 "규탄" 목소리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Free Free Palestine)!", "전쟁범죄 옹호하는 유발 샤니(Yuval Shany) 규탄한다!", "고려대는 이스라엘 전쟁범죄 동조자와 학술협력 동결하라!" 19일 오후 1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SK미래관 앞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고려대 구성원 및 시민사회 일동'이 '고려대학교의 유발 샤니 이스라엘 교수 초빙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SK미래관에서 휴먼아시아와 고려대 국제인권센터 등이 주최하는 '국제 AI 인권장전 세미나'에 기조강연자로 유발 샤니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 법학교수가 참여하기 때문이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고려대 재학생 임서연 씨는 "집단학살 가해국인 이스라엘의 학자를 초청해 인권과 평화를 논하는 것은 기만"이라며 학교 및 주최 측을 강하게 성토했다. "자유·정의·진리? 대학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 첫 발언자로 나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학생 공동행동' 소속 고려대 재학생 소냐 씨는 "유발 샤니가 참여하는 행사는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 지역에서의 AI 사용을 정당화한다"며 "고려대는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의 현실을 알고 있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적극적으로 식민화하고 있으며, 아파르트헤이트 국가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외쳤다. 소냐 씨는 고려대의 슬로건인 '자유, 정의, 진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고려대는 '자유, 정의, 진리'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며 "팔레스타인 민중의 억압을 묵인하며 '자유'를 저버리고, 팔레스타인의 투쟁을 외면하고 연대하지 않음으로써 '정의'의 원칙을 저버리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 국가의 실체에 대해 우리에게 거짓을 말함으로써 '진리'의 원칙마저 배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 민중을 향한 폭력에 사용된 AI를 찬양하는 연사를 초청한 오늘, 우리 대학은 과연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느냐"고 반문하며 "고려대 학생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집단학살 속에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동지들에게 학교를 대신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겪은 고려대, 학살 옹호는 자기 부정" 이어 마이크를 잡은 고려대 재학생 김혜인 씨는 고려대의 역사적 배경을 환기하며 유발 샤니 교수 초청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는 "사학과에 입학하면 오리엔테이션에서부터 선배들이 '고려대는 일제강점기라는 식민 지배 시기에 당당한 민족교육기관으로 설립됐다'고 말해준다"며 "고려대가 만들어진 뜻에는 학문은 불의에 맞서 저항해야 한다는 신념, 혹은 최소한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교육만큼은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혜인 씨는 "고려대는 유발 샤니 교수를 초청함으로써 그 모든 가치를 스스로 저버렸다. 지식을 통해 정의에 봉사하기는커녕, 지식과 대화의 이름으로 불의를 은폐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대학들을 파괴해 온 이스라엘을 옹호함으로써, 교육과 배움의 지속 자체를 가로막는 행위에 동참하고 있다. 유발 샤니의 '자신은 단지 학술을 할 뿐이다'라는 무책임한 주장을 옹호함으로써 학문과 윤리의 관계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팔레스타인에는 더 이상 대학이 남아있지 않다"며 "최소한 집단학살에 맞서 싸우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지지하거나 정당화하는 일만큼은 하지 않는 최소한의 양심을 갖추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학술의 중립성? 학살 정당화하는 방패막이일 뿐" 대학원생과 강사 등 학술 노동자들의 규탄도 이어졌다.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고려대분회 박민상 씨는 이스라엘 학계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려스러운 점은 폭력에 대해 이스라엘 집권 세력과 지지자들이 취하는 적나라한 태도"라며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 대한 불법적 사형을 지지하는 배지를 차고 다니는 정치인들, 학살의 폭력에 열광하는 이스라엘인들의 모습은 가자의 모든 사회적 기반에 대한 조직적 파괴 행위와 동기화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박민상 씨는 유발 샤니 교수의 논리를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는 "유발 샤니 교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광범위한 피해를 인정하면서도, 유엔 조사위원회도 확인한 '집단학살'의 명명을 거부하고, 가자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를 법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군부의 공식 입장을 되풀이하는 등 학술의 중립성을 참칭해 전쟁범죄를 정당화하고 있다"며 "학술과 인권의 언어가 학살에 동원되는 만큼, 학술이 가질 수 있는 비판과 창조의 역량도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민상 씨는 "이스라엘 학계와 정치집단이 '정상화'될 때까지 지식생산자들은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리에서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유발 샤니 교수와 강연을 주최한 휴먼아시아를 규탄하고 고려대의 학술교류 동결을 촉구했다. "기술이 인간에게 무엇을 했는가 물어야" 이날 고려대 유민형 강사는 성명서를 통해 '기술과 인권'이라는 세미나 주제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기술과 인권이 직접적으로 충돌하고, 기술이 인간의 삶과 존엄성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 대학이 AI와 인권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일은 단순한 최신 경향 추적이 아닌 윤리적 책임의 문제"라며 "유발 샤니 교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점령과 군사행동을 둘러싼 비판적 국제여론 속에서 이를 법리적·국가안보적 논리로 정당화하는 데 기여해온 인물"이라고 짚었다. 유민형 강사는 특히 이스라엘이 점령지 관리와 전쟁 수행에 AI 기술을 사용해온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군사작전, 점령 행정, 감시·봉쇄 체제의 운영에 각종 신기술을 이미 활용해온 국가이며, 정교한 감시 시스템과 AI 기반 타격 시스템이 점령지 관리와 전쟁 수행에 사용된 사례가 국제 언론과 연구 보고서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며 "AI 기술은 중립적인 기술이 아니라, 그 배치·사용·목적·대상이 윤리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이미 국제적 인권 규범의 새로운 경계에 서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AI 인권을 논하려면, 기술이 인간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가만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에게 무엇을 했는가를 물어야 한다. 미래를 상상하기에 앞서 현재 일어난 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학술은 현실의 폭력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비판 없이는 윤리가 없고, 비판 없는 인권 논의는 공허하다"고 지적했다. "음식 찌꺼기 두고 싸우는 교수님들…이게 팔레스타인의 현실" 대한민국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팔레스타인 유학생 타렉 함단(Tarek Hamdan) 씨는 성명서를 통해 "저는 이곳에 와서 공부할 수 있었던 운 좋은 소수"라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는 항상 '그들은 네게서 돈, 집, 소유물 모든 것을 빼앗을 수 있지만 네 교육을 빼앗을 수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지금 가자지구의 모든 대학은 표적이 되었고 고등교육 시스템은 체계적으로 파괴됐다"며 "100일이 지나자 온전한 대학은 단 한 곳도 남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학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유학 허가를 받은 학생들조차 이스라엘에 의해 출국이 거부당했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도 갈 수 없게 된 학생들도 있다. 비자가 거부되어서가 아니라, 학살 속에서 살해당했기 때문이다"라고 피해 사례를 언급했다. 타렉 씨는 유발 샤니 교수의 초청을 "모욕적인 초대"라고 규정하며, 현지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참상을 전했다. 그는 "여전히 사촌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데, 그들은 '존경하던 교수님들이 이제는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음식 찌꺼기를 두고 싸우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며 "빵 두 조각과 구할 수 있는 물 몇 모금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 가족을 먹이고, 여전히 난민 캠프에서 빌려온 책을 나누어 쓰며 촛불 아래서 공부를 하려 애쓴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인권을 설교하면서도 국제적 살인자들을 학술 강단에 초청해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게 한다면 우리 청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이냐"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 범죄자를 초대하는 무감각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식민자는 꺼져라…너희가 말하는 국제법은 불법"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의 활동가 누르 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이스라엘과 유발 샤니 교수를 직격했다. 그는 "식민자는 꺼져라. 너가 운운하는 국제법, 너가 소속된 히브리 대학과 너가 거주하고 있을 그곳에 있는 것이 국제법상 불법이다"라며 "팔레스타인 땅 동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 대학은 존재 자체가 불법이다.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점령된 팔레스타인 땅에서 불법 정착촌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이들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고의로 전쟁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라고 외쳤다. 누르 씨는 학술 공간의 정치적 중립성을 운운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시온주의자는 학술 공간에서 꺼져라. 학술 보이콧이 대학의 가치를 잃게 한다고? 윤리적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우리는 억압받는 민중, 집단학살과 군사점령 속에서 살아서 증언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언어와 역사를 기준으로 잡는다"며 "학술 공간이 탈정치적 공간이라는 식의 말이야말로 어리석다. 학술 공간의 운영과 거기서 생산된 지식의 활용이 이 사회, 이 정치 안에 있는데 그게 말이라고 하느냐"라고 전했다. 누르 씨는 "학자라는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스라엘이 정상국가인 양 뽐내는 것이 역겹다. 대한민국의 학술 기관들도 정신 차려라. 식민자가 벌이는 역겨운 짓의 공모자가 되지 말라"고 강조했다. "호화로운 강의실의 '인권', 잔해 속의 '학살'을 덮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학교 및 주최 측에 ▲유발 샤니 교수 섭외 철회 ▲이스라엘 학술기관과의 교류 중단 ▲주최 측 책임자와의 면담 등을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강의실이 호화로운 만큼, 그럴싸한 이론이 마이크를 통해 또렷하게 전달되는 만큼, 팔레스타인의 비참한 현실과의 대조는 강연을 더욱 우스꽝스럽게 만들 것이다. 유발 샤니 교수가 고려대학교의 쾌적한 강의실에서 열변을 토할 동안, 가자지구의 학생과 교수들은 폭격으로 잔해가 된 캠퍼스로부터 쫓겨나 천막 아래에서 온라인 녹화 강의로 고등교육을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스라엘 학계를 매개로 한 학술교류는 집단학살을 저지르는 이스라엘을 정상국가로 보이게 한다"며 "이는 이스라엘이 집단학살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적, 도덕적 지원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자리를 정리하지 않고, 곧바로 유발 샤니 교수의 강연이 열릴 예정인 SK미래관 입구 쪽으로 향했다. 이들은 굳게 닫힌 행사장 문 앞을 지나치며 "전쟁범죄자 유발 샤니는 고려대를 떠나라", "제노사이드(Genocide)는 환영받지 못한다" 등의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곧바로 흩어져 각자의 피켓을 들고 SK미래관 인근 곳곳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화려한 컨퍼런스 홀에서 'AI 인권' 세미나가 진행되는 건물 밖, 칼바람 속에서 이들이 든 피켓에는 "이곳에선 전쟁범죄자를 초청한 강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차종관 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자문위원 (chajonggwan.me@gmail.com) 이 기사는 임팩트 증대를 위해 오마이뉴스와 공익저널에 동시 발행됐습니다.
- 차종관 기자
- 2026-01-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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