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최근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익명성을 보장받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혐오 담론은 더욱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주민,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들이 무분별한 혐오 담론의 공격에 무방비하게 노출됐고,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은 정부도 인식한 듯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월 11일 국무회의를 통해 “특히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혐오 표현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라며 이를 “표현의 자유 넘어서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고,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 장치를 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에브리타임은 이 비판에서 절대 피해 갈 수 없는 혐오·극우 발화의 온상이다. 에브리타임이 생산하는 무분별한 혐오 담론에 대한 비판은 이미 수년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나, 대응은 미미한 수준이다. 에브리타임 속 목소리는 스스로 “대학생” 대표를 자처하지만, 그들의 언어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만을 재생산했다.
특히, 여성과 장애인, 노동자가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진일보적인 목소리를 낼 때마다 에브리타임에서 그들에 대한 혐오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지난 2022년 연세대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에 에브리타임은 집단 소송으로 답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과 파면 흐름에서도 에브리타임에는 집회 참여자를 타겟으로 한 공격적인 발언이 난무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과 맞물려 대학 내 인권자치기구가 연이어 폐지되거나 강등되는 흐름에서도 에브리타임은 민주주의나 인권과 관련된 표현을 '낙인'찍고 자치기구를 '표적'삼아 공격했다. 올해 10월 포항공대 총여학생회 폐지를 비롯한 지난 몇 해간의 총여학생회 폐지는 에브리타임 발 혐오 표현이 단순히 온라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파괴하고 공론장 유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현실에서 증명했다.
에브리타임은 실질 이용자만 460만 명에 달하고, 현재 사실상 대학생 커뮤니티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여전히 혐오 표현에 대한 대처는 지지부진하다.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이 아닌 대안이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혐오 표현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에브리타임의 게시글 제한 관련 규정은 너무나 얄팍해 피해 가기 쉽고, 한번 게시된 글 역시 신고가 특정량 이상 누적되어야만 규제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한계가 분명하다.
익명 기반 커뮤니티라는 특성 역시 이러한 혐오 표현 양산을 적극적으로 방조하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용자가 자신의 계정을 자유롭게 비활성화할 수 있고, 작성자를 알 수 없어서 특정 집단의 혐오 발언이 과대 대표되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에브리타임은 공론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지만, 사기업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에브리타임 운영진 역시 실질적인 규제 방안을 강화해야 하지만, 이제는 대학 본부가 나설 때다. 에브리타임의 혐오와 차별이 캠퍼스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평등하고 안전한 공론장을 조성하기 위한 대학의 책임을 다하라. 대학생들이 에브리타임에서 무분별한 혐오에 노출되지 않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어야 대학도 비로소 지성의 공론장을 지켜나갈 수 있다.
이가은 기본소득당 청년·대학생위원회 운영위원(basicincome_youth@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