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홍대 '레드로드', 행정으로 지워진 문화…공공디자인은 어디에 있었나
홍대 앞 거리 문화는 단순히 상업화나 관광 조성 이전부터 이미 다층적인 예술 활동과 자생적 실험이 버무려진 공간이었다. 1980~90년대에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설치미술, 퍼포먼스, 벽화, 인디음악, 그래피티 등을 선보이면서 ‘대안 예술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클럽 문화, 라이브 클럽 공연, 스트리트 댄스, 버스킹 문화 등이 어우러지며 지금의 홍대 인디 문화 생태계가 구축되었다.언니네 이발관, Delispice, 교감, 노브레인, 장기하와 얼굴들 등 수많은 밴드와 음악인이 홍대 클러버(클럽을 찾는 사람들)와 라이브 클럽 문화를 통해 성장해 갔고, 이들은 거리와 클럽 공간을 무대로 삼아 ‘홍대 음악’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클럽 공연장 무대에서 실험적 사운드를 시도하던 이 시절이야말로, 홍대 앞 거리와 공간이 예술가들에게 ‘가능성의 땅’이던 시기였다. 또한 당시의 홍대 앞 거리는 그래피티, 거리 미술, 벽화 프로젝트 등 상업적 장식이 아닌 도시와 삶, 저항과 표현이 교차하던 지점이었다. 수많은 청년 예술가들이 스프레이 캔을 들고 벽에 메시지를 쓰고, 거리에 그림을 그리며 이 공간을 ‘자발적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