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이하 프라임사업) 발표에서 세종대는 최종 탈락했다. 비록 프라임사업은 떨어졌지만 학교 측은 기존의 구조조정을 강행할 것임을 밝혔다. 김승억 교학부총장은 세종대신문 보도(630호, 2016.5.16.)를 통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활성화를 이유로 프라임사업 선정여부와 관계없이 구조개편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학과개편을 강행하다 공학대학의 몇 학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과에서 인원감축이 이뤄진다. 그 대신 공학계열의 소프트웨어융합대학에 학과가 신설된다. 이 과정에서 예체능대학에 속한 만화애니메이션학과(이하 만애과)와 산업디자인학과(이하 산디과)가 2017학년도부터 예체능대학에서 폐과되고 소프트웨어융합대학에 신설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만애과와 산디과는 소프트웨어융합대학에 각각 만화애니메이션텍, 디자인이노베이션 전공으로 신설됐다. 공학 계열로 학과가 신설되면서 커리큘럼, 입시, 학위 등의 변동이 불가피해져 여러 가지 우려를 낳았다. 학과의 정체성은 유지될 것인지, 폐과로 인한 피해는 없는지 등이었다. 재학생 찬반 의견 갈려 산디과 곽병준 학생회장은 학과 개
국문과와 전기전파공학과가 합쳐져 웹툰창작과가 되는 기적! 프라임 사업은 대학가에 수많은 기적을 낳고 있다. 대학들은 미래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학과 간의 벽을 허물고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학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금 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유는 대학이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당신이 취업하기 어려운 것은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다. 당신이 대학에서 직무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스펙N종세트를 쌓아가며 경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잘못 알았나 보다. 그러니 직무능력을 갖출 수 있는 학과 위주로 대학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 프라임 사업의 골자다. 프라임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교육사업이라 할 만큼 지원금 규모가 엄청나다. 등록금 올리기도 힘들고, 딱히 다른 수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대학들에 희소식이다. 또한, 사업계획서를 4개월 만에 만들어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위해 장기간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고 하지 않는가. 짧은 신청기간은 대학의 실수를 막기 위한 교육부의 작은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프라임
가끔 아침을 거르면 편의점에서 두유를 사서 마신다. 두유를 고를 때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 팩으로 살까, 병으로 살까. 선택 장애가 있는 나지만, 보통 쉽게 병에 든 두유를 선택해왔다. 아무래도 고소한 두유가 눈에 직접 보이는 게 식욕을 북돋았다. 병 두유는 팩 두유보다 비싸다. 그런데 양은 똑같다. 게다가 병 두유에는 부유물을 없애기 위해 화학물질을 첨가한다. 나는 단지 투명하게 보인다는 이유 때문에 몸에 안 좋고 같은 양인걸 더 비싼 돈을 주고 사 먹어 온 것이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는 가급적 팩 두유를 사 먹고 있다. 이것이 투명함의 가치다. 숨김없이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에 같은 양에 화학첨가물도 들어 있지만 더 비싼 값에 팔릴 수 있다. 척박한 세상에서 믿을 수 있다는 점은 큰 가치를 가진다. 너무 탁해서 눈을 가늘게 떠도 속을 볼 수 없는 아사달 연못을 보면, 괜히 세종대 본부가 떠오른다. 우리 학교에서는 투명함의 가치를 찾아보기 힘들다. 기자들이 학교에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청구해도 돌아오는 답은 비공개, 비공개, 비공개. 만나주지도 않는다. 학교는 프라임 사업을 진행할 때도 사업계획서 내용을 학생대표들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