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0 (토)

대학알리

세종대학교

프라임 사업 뭐가 문제야?

지난 5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이하 프라임사업) 발표에서 세종대는 최종 탈락했다. 비록 프라임사업은 떨어졌지만 학교 측은 기존의 구조조정을 강행할 것임을 밝혔다. 김승억 교학부총장은 세종대신문 보도(630호, 2016.5.16.)를 통해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활성화를 이유로 프라임사업 선정여부와 관계없이 구조개편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학과개편을 강행하다


공학대학의 몇 학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과에서 인원감축이 이뤄진다. 그 대신 공학계열의 소프트웨어융합대학에 학과가 신설된다. 이 과정에서 예체능대학에 속한 만화애니메이션학과(이하 만애과)와 산업디자인학과(이하 산디과)가 2017학년도부터 예체능대학에서 폐과되고 소프트웨어융합대학에 신설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만애과와 산디과는 소프트웨어융합대학에 각각 만화애니메이션텍, 디자인이노베이션 전공으로 신설됐다. 공학 계열로 학과가 신설되면서 커리큘럼, 입시, 학위 등의 변동이 불가피해져 여러 가지 우려를 낳았다. 학과의 정체성은 유지될 것인지, 폐과로 인한 피해는 없는지 등이었다.

 

재학생 찬반 의견 갈려
산디과 곽병준 학생회장은 학과 개편에 대해 “이공계열 학생들과 협업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다. 산디과의 정체성과 강점들을 지켜나가면서 거기에 장점이 더해진다면 무조건 찬성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1, 2학년 학우들의 경우에는 미술학원에서 막 입시를 마치고 학교에 왔는데 갑자기 공대나 다름없는 융합대학으로 바뀌니까 당황스러워하는 면이 있다”며 모두가 찬성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만애과 학과장 '우려할 것 없다'


만애과 한창완 학과장은 우려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만화애니메이션텍 전공의 교과목은 기존 만애과에 있던 34개 교과목이 하나도 폐지되지 않고 포함돼 있다. 거기에 14과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추가되는 과목은 주로 VR 등 웹툰·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과정이다. 또한 공대에 필수로 지정된 과목들은 전공에 맞게 내용을 변경하거나, 작품 활동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 학과장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교육을 할 것이다. 새로 뽑는 교수들도 새로운 기술을 전공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기획, 시나리오, 컨텐츠 제작에 필요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계획이다”며 학과의 정체성을 최대한 지키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커리큘럼이 유지되는 채로 일부 과목만 추가되는 데다, 희망하면 기존 만애과 학생이 희망하면 만화애니메이션텍 전공으로 전과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폐과로 인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출처 : 조선닷컴

 

합의 없는 프라임사업


교육부는 프라임사업의 3대 원칙 중 하나로 ‘교원 신분, 학생 정원 유지 등 대학 구성원 합의’를 내걸었다. 버젓이 합의에 대한 내용이 있지만, 학교는 구성원인 학생들에게 사업내용을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과가 10% 정도의 정원 감축이 이뤄졌지만, 설명은 만애과와 산디과 학생들에게만 이뤄졌을 뿐이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학생대표자들로 이뤄진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프라임사업에 동의하기는 했으나, 사업의 세부내용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성급한 준비와 미흡한 설명
만애과와 산디과 학생들도 상세한 내용을 바로 설명 받지는 못했다, 한창완 학과장은 “학과가 이전되는 것이 2월 말에야 최종적으로 결정돼 초반엔 세부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못했다. 그래서 설명을 해주려고 해도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자세한 내용을 알려줄 수가 없었다. 학생을 위해 하려던 것이지만, 설명하지 못해 힘든 과정을 겪게 한 것이 미안하다”고 전했다. 산디과 곽병준 학생회장은 학과 이동에 찬성한다면서도 “학생의 미래가 달린 문제인데,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학과 측에서 성급하게 시간에 쫓기면서 준비를 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3명 중 2명은 프라임사업 반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본부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고 강압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성현 총학생회장은 세종알리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측에서 해당 학과의 동의를 얻었으니 중운위의 동의가 의미가 없고, 중운위에서 시간을 끌면 평가에 불리해진다며 압박했다”고 밝혔다. 중운위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17~18일 이틀간 학과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았다. 중운위는 지난 달 19일, 부총장에게 이를 전달했다.


학과를 개편하는 것은 학교 전체 학생들이 알아야하는 중요한 일인데 학생회에 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고 진행됐다. 그나마 몇몇 학과에는 설명이 됐지만 대부분은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구조조정이 결정됐다. 한창완 학과장은 “학생은 바보가 아니다. 학교 발전을 위한 것이란 것만 설명되면 학생들이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며 사업에 대해 설명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종대 대학교육위원회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재학생의 72.9%가 프라임사업에 반대하고 있고(모집인원 144명, 설문기간 4월 4~8일), 많은 학우들이 학과 개편에 반대하는 데 서명을 했다.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말고 의견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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