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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위한 공사”라 했지만, 혼란 최소화할 수 없었나

지난 8월 20일, 한림대학교 에브리타임에는 기숙사 1관 외벽공사에 대한 항의성 글들이 계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한 사생은 “공사는 3개월은 족히 잡고 하는 건데 개강 앞두고 공사하는 것은 사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덧붙여 “피해 보상도 구체적으로 어떤 보상을 어떻게 할지 정해놓지도 않은 막연한 피드백은 사생들 입장에선 정말 답답하다”며 호소했다. 한림대학교 공지사항을 살펴보면 기숙사 입사 신청 공지문은 게시됐지만, 1관 외벽공사 관련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사생들은 학교가 공사의 잔해와 소음이 발생될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 분노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생위원단 ‘사이’는 바로 다음 날인 21일 해결책을 강구하겠다며 기숙사 행정실과의 회의를 통해 피드백을 내놓았다. 

공사 문제가 불거진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3년간 사생들이 소음공해, 통행 금지 등의 실질적인 불편을 겪었던 공사 건수를 조사해보면 최근 논란이 되는 기숙사 1관 외벽공사와 함께 총 9건이다. 차 없는 캠퍼스, 기숙사 보수공사, 학생복지관 리모델링 등의 공사가 학생들을 위한 더 나은 환경조성 목적임은 분명하지만, 공사 전 재학생들이 겪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또한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학교에 다니는 건지, 공사판을 다니는 건지 모르겠어요” 

김나현 씨(1년, 경영학부)는 끊이지 않는 학내 공사에 불만을 표하며 “개강 후에도 학교는 여전히 공사판이다. 캠퍼스 생활을 즐기기도 전에 뭔가가 계속 바뀌고 있는데 소음, 통행에 있어 불편이 크다”고 밝혔다. 한림대학교 주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을 살펴본 결과 또한, 계속되는 공사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학내 공사에 있어 가장 많이 제기되는 불만은 소음공해와 통행 불편이다. 지난해 한림대학교 기숙사 인근에서는 신축주차장 공사가 있었다. 해당 공사는 병원 뒤편의 기숙사 인근 통로를 막아 통행에 불편함을 겪었다. 또한, 공사 현장과 근접한 기숙사 사생들은 밤까지 이어지는 공사로 인한 소음과 흩날리는 먼지에 두 학기 동안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완공된 주차장은 한림대학교 소유가 아니라 옆 성심병원으로 이관되어 학생들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학교 측은 “원래 성심병원과 한림대학교가 같이 사용할 목적이었으나 법적인 문제로 혼용할 수 없어 성심병원에 이관하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는 차 없는 캠퍼스와 제2 운동장 조성공사이다. 개강 후, 학교에 온 학생들은 공사가 진행 중인 캠퍼스를 보며 "한림대학교는 한 학기 한 공사가 필수인가보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생들은 공사가 완료된 후의 모습을 기대하면서도 매 학기 계속되는 공사에 혼란을 겪고 있다.
 

철저한 사전논의 없던 행정에 학생들 ‘분통’

학생들이 가장 큰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공사는 단연 ‘기숙사 외벽 마감재 교체 공사’다. 기숙사는 사생들이 학기 동안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주거 공간이다. 그러나 주거 공간의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학교의 행정처리로 사생들은 개강 직후 한동안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기숙사 1관 외벽공사는 화재에 취약한 마감재 ‘드라이비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비교적 안전한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의 교체를 위해 시작됐다. 현재는 중단 상태인 1관 외벽공사의 첫 용역업체 선정 공고 게시 날짜는 6월 19일이었다. 그러나 기숙사 입사신청을 받기 시작한 날은 6월 11일, 입사 신청 안내문에는 1관 외벽공사에 관한 어떠한 내용도 없었다. 입사 신청을 받기 시작한 날 이후에도 논란이 일기 전까지 공사 관련 공지는 없었다. 결국 지난 8월 20일, 에브리타임에서 한 사생의 항의성 글로 논란이 심화하자 기숙사 행정실은 다음 날이 돼서야 공사 공지문을 게재했다. 사전에 사생들을 배려했다면 당연할 공지가 두 달이 넘게 걸린 것이다.

뒤늦게 시작된 기숙사 1관 공사가 늦어진 이유는 입찰 과정에서 두 차례의 유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공공기관인 대학교는 ‘전자 조달의 이용 및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전자 조달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학교는 입찰공고를 올렸지만 조건 불성립으로 계속 유찰이 됐다. 행정지원처장은 “학교가 정한 예정가보다 낮은 가격을 쓴 업체가 선정되는 것인데, 예정가보다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유찰이 된다”며 “유찰이 되면 다시 공고를 내서 진행을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추가로 “학생들 사이에서 차 없는 캠퍼스 공사로 인해 1관 공사가 미뤄졌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한림알리 취재원의 말에 “그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또한 지난주 완료된 5관 온수 탱크 교체공사는 원래대로라면 방학 때 진행돼야 했다. 그러나 공사가 지연돼 방학 중 사생들이 외국인 기숙사인 3관으로 이동한 것은 헛수고가 되고 말았다. 게다가 기숙사 간 중간 이동은 미리 공지된 것이 아니라 1주일 전의 갑작스러운 통보였다. 탱크 교체가 불가피했다면 입사 신청을 받기 전에 미리 점검을 해야 했다. 방학 중 지연된 공사로 인해 지난 주말 5관 사생들은 수도 사용이 불가해 물을 쓰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에 대해 행정지원처장은 "그전에도 관련 공사가 있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탱크 교체를 위해서는 담당자가 공장에 탱크 제작을 맡겨야 하는데 기간 계산을 놓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생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기숙사인 3관으로 사생들을 이동시키기 전에, 적어도 외국인 입사와 다음 학기 입사자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옮기게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불편함을 넘어 안전 문제도 불거지다

기숙사의 공사로 인해 사생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안전이다. 1관 외벽공사가 진행되고 제대로 환기조차 할 수 없는 방에서 목 통증을 호소하며 잦은 기침을 하거나 눈이 충혈되는 등의 증상을 겪는 사생들이 속출했다.

기숙사 입사 날, 1관 사생 A씨는 짐을 들여놓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1관을 들어갔다. 짐 정리를 하던 도중 어머니에게서 알 수 없는 두드러기 및 간지러움 증상이 나타났다. 해당 사생 또한 눈이 뻐근하고 충혈되는 증상을 겪자 원인을 찾기 위해 기숙사 행정실에 전화해 문의했다. 행정실 측은 사정을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해당 사생은 “직접 사비를 들여 공기청정기를 방에 놓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3일에는 비가 오자 1관 방 내부 벽에서 물이 새 빈방으로 이동하는 일도 있었다. 이 또한 외벽 공사 과정에서 벽이 얇아지면서 생긴 문제였다.  

이렇듯 사생들은 이번 공사로 인해 환기조차 못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또한 곳곳에서 스티로폼 가루가 발견되고 사생활 문제까지 거론되며 학생여론이 들끓었다. 사생들은 '공사로 인해 기숙사에서 제대로 된 생활이 불가하고, 애초에 학교에서 하자 있는 상품을 제값에 판 것’이라며 기숙사비 삭감과 같은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8월 31일까지 퇴사 신청 해야만 전액 환불이 가능할 뿐, 현재 거주 중인 사생들을 위한 금전적 보상은 없었다. 한편, 가톨릭대의 경우 지난 동계 입사에서 갑작스러운 공사에 의한 소음 등의 불편을 이유로 사생들에게 10% 기숙사비 할인과 보증금 없는 환불을 진행했다.

학생지원처장은 이번 1관 외벽공사 사태에 대해 “(기숙사 1관 공사가) 크게 불편을 유발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에 시공업체에서 사생들이 겪을 피해에 대해 공지하지 않았냐고 묻자, “시공업체가 그런 이야기는 해주지 않는다”며 “피해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분진 막에 의한 환기 불가, 소음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 처음 하는 공사라 잘 몰랐다 하더라도 시공업체와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예상되는 피해를 발견해야 했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입사 신청을 받은 것은 분명한 비판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