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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취하하면 장학금 드립니다” 학생 압박하는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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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하나만 소송 취하하면 소송 비용 지불할 필요가 없다” 

    “수업에 관한 불만족 사항은 학교의 책임이 아니라 교수에게 물어야 되지 않느냐?”

본부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A씨는 학교의 협박 아닌 협박으로 소송을 취하했다. 

 

#.  “소송 참여자에게는 등록금을 감면해드릴수가 없습니다.”

B씨의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강의로 인해 2학기 등록금 10% 감면한다고 발표했다. 등록금 반환 소송에 참여한 B씨는 예외였다. 특별장학금 명목으로 B씨에게 회유와 협박을 해왔다. 

 

#. “소송이 1-2년 뒤에 마무리될텐데, 장학금 받으실 수 있겠어요?”

C씨의 학교는 성적장학금을 폐지하고 특별재난장학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처음에 학교는 “소송의 승패와 상관없이 소송이 마무리되면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러나 몇 분 뒤, “1-2년 뒤에나 마무리 될텐데, 졸업생 신분에겐 지급할 수 없다”며 장학금 지급이 어렵다고 말을 바꿨다. 

 

지난달 전국 대학생 3362명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전국 46개 대학을 대상으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진행했다. “사립대는 100만원, 국공립대는 50만원어치의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것이다. 교육부 또한 이를 학습권 침해로 보고 최근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와 관련해 자구노력한 대학에 한해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발표를 한 이후 대학들은 속속 ‘특별장학금’, ‘특별재난지원장학금’, ‘2학기 등록금 감면’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소송에 참여한 학생들은 쏙 빠졌다. 

 

“등록금 반환 소송에 참여한 학생은 특별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 대학들이 내건 이유는 이중지급이다. 소송에 참여한 학생들에게까지 특별장학금을 주면 대상 학생은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등록금을 일부 환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 특별재난지원금 안내문. 소송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제공


 

그러나 이는 단순한 고지에 지나지 않았다. 자교 소송인 명단을 확보한 후,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돌려 “소송을 취하하라”는 압박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너만 취하하면 학교가 소송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대학본부의 전화를 받았다”며 “후환이 두려워 중도에 소송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은 “소송을 해도 불이익이 없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학교에서 장학금을 이용해 회유와 협박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을 개인적으로 호출해 호통을 친 사례도 있었다. “단과대학 학장이 따로 호출해 ‘왜 쓸데없는 걸 하냐’며 삿대질을 했다”고 밝혔다. 

 



한 대학에서 보낸 안내문. 공문으로 학생에게 소송취하를 부탁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제공 

 

한 대학에선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과 법적으로 대응하기 전 협의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소송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 재정상황과 코로나 극복 노력을 감안해 소송 취하를 부탁드린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대학에 소속된 학생으로서 대학의 공지나 학교로부터 받는 전화는 압박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싫은 대학은 암묵적으로 소송 취하를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8월 14일 현재 학교 측의 압박으로 인해 소송인단에서 빠진 학생들은 130여명에 달한다. 전대넷은 “소송에 참여한 학생들이 심한 압박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특정 계열, 소수학과 학생들은 교수와의 위계 속에서 소송 취하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진행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대학이 직접 학생에게 압박을 준 사례는 없었다. 전대넷은 “국공립대학 기성회비 반환소송, 입학금 반환소송 등에서 학생들을 콕 찝어 불이익을 준 사례는 없었다”며 “책임감 있게 소송에 응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