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0 (일)

대학알리

성공회대학교

줌 화면 넘어 마주한 대학생활, 학우들의 속마음을 들어보다

지난 9월 27일, 코로나19 이후 성공회대학교의 첫 대면 개강일이 밝았다. 성공회대는 코로나 발생 직후부터 지난 26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상일 시 전면 비대면, 1.5단계 이하일 시 비대면/대면 혼합 수업을 진행해왔다. 상황에 따라 대면으로 진행됐던 일부 강의를 제외하면, 학교가 정식으로 대면 개강을 추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 속에 입학한 대부분의 20·21학번 학우들은 이번 대면 개강을 계기로 첫 등굣길에 올랐다. 2년간 텅 비었던 교정은 삼삼오오 모인 학우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활기가 넘쳤다.대면강의 시작 9주차에 접어든 지금, 학우들은 학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처음 마주한 성공회대의 이미지부터 대면 강의 소감까지, 그들의 솔직한 속마음을 들어보았다.

 

 

성공회대를 처음 왔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김혜경 학우(사융 21):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학교를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구두인관’이었다. 배경이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싶었다.

장채영 학우(미콘 20): 자연드림 앞과 느티아래 벤치에서 사람들이 모여 앉아 서로 웃고 얘기하는 모습이 대학교스러웠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런 게 대학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민석 학우(사융 21): 학교 뒤쪽에 수목원이 있는 줄 몰랐다. 최근에 수업을 하는 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교수님을 실제로 뵌 소감은 무엇인가요?

김혜경 학우(사융 21): 줌 수업이나 인터넷 녹화 강의로만 수업을 듣다가 직접 뵈니까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장채영 학우(미콘 20): 아무래도 오프라인으로 뵈니까 상호 간 소통이 되어서 확실히 내적 친밀감이 생겼다. 그리고 특히 전현택 교수님 성격이 묘하게 친근하셔서 기억에 남는다. 신기하고 반가운 마음에 ‘정말 실존 인물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비대면 수업에 비해 대면 수업이 갖는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혜경 학우(사융 21): 확실히 장점이 많다. 집에 있을 때보다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수업 내용이 더 잘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기분’이라 더욱 좋았다.

송민석 학우(사융 21): 우선 과제가 매우 수월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LMS 프로그램으로 과제를 제출하면서 실수도 많았고, 오류가 나서 늦은 적도 있었는데 대면을 하면서 직접 공지를 받다 보니 그런 일이 줄었다. 그리고 교수님께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업의 질이 향상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점이라 하면, 일단 몸이 피곤하다. 통학거리가 길고 짧고를 떠나서 학교를 오가는 것 자체가 피곤하다.

장채영 학우(미콘 20): 녹화강의 같은 경우 쪽지로 소통하고, 실시간 강의의 경우에는 음소거가 필수이기 때문에 말하는 데에 진입장벽이 있었다. 그리고 음성이 겹치거나 오류가 생기는 물리적 문제도 발생한 적이 있어 답답함을 느꼈는데, 대면 수업은 소통이 훨씬 잘 되어서 답답함이 적다. 서로 자연스러운 반응과 소통이 가능하다 보니 집중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대면 수업 이후 일상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송민석 학우(사융 21): 우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생겼다. 전에는 실시간 강의가 있는 날에만 일찍 일어났다면 요즘은 다르다. 그리고 대면 수업을 하고 난 이후에 학교 친구들과 연락을 하며 지내기 시작했고, 밥도 먹고 놀기도 하며 교우관계에서 친밀감이 높아졌다.

장채영 학우(미콘 20): 아무래도 생활패턴이 조금이나마 고쳐졌다. 야행성이었는데, 낮에 나가려면 밤에 자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그게 몸에 더 나은 패턴이니 선순환이라고 생각한다.

 

 

대면 수업을 통해, 본인이 상상했던 대학생활과의 차이점을 느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혜경 학우(사융 21):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강의실이 작다고 느꼈다. 큰 강의실에서 다 같이 수업 듣는 풍경을 상상했었는데 조금 달랐다. 그냥 고등학교에 있는 가장 좋은 교실이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송민석 학우(사융 21): 실제에는 꿈꿨던 신입 생활은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다른 학생들과 더 많이 어울릴 수 있는 활동의 기회가 적어 아쉬웠다.

 

현재는 부분적으로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만약 다음 학기에 전면 대면 수업을 진행한다면 특별히 기대하는 부분이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나요?

송민석 학우(사융 21): 학교 내부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다.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하면 역시 돌파 감염이다. 다시 예전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장채영 학우(미콘 20): 기대하는 부분은 더 많은 친구를 사귀거나 친구와 더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수님들도 실제로 뵙게 되니까 교수님들과의 친밀도도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걱정되는 부분은 다들 그렇듯 ‘코로나’이다. 아무리 백신이 보급됐어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대면 강의를 경험한 학우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들은 대체로 대면 수업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관계의 변화, 교수님과의 원활한 소통, 비교적 높은 강의의 질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대면 수업의 불편함과 걱정에 대한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뒤바뀐 일상과 코로나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대면수업의 만족도를 낮추고 있었던 것이다.

 

긴 시간이 지났지만 코로나19는 계속해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2년가량의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진 학우들은 코로나19의 위협을 뼈저리게 체감하는 중이다. 따라서 ‘위드코로나’ 시대가 열린 이 시점에, 그에 걸맞은 일상을 바꾸어 나갈 준비는 학우들의 안정적 학교 생활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성공회대가 마련하고 있는 앞으로의 수업 운영 계획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학우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좌우할 다음 학기의 구체적 수업 계획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글=길시은 기자 (tldms1128@gmail.com)

취재=김지수, 길시은, 황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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