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의 시간, 베이비박스가 지킨 생명들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의 베이비박스는 지난 15년간 2,152명의 아이를 보호해왔다. 작은 상자 이면에는 부모들의 절박한 선택과 사회적 구조의 한계가 얽혀있다. 위기 속에 놓인 부모와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1. 베이비박스가 지킨 아이들 서울 관악구 가파른 언덕 위,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양육하기 어려운 부모들이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최후의 선택지 중 하나이다. 2009년 이종락 목사가 설립한 이후 2024년 7월까지 2,152명의 아기가 이곳에서 보호받았다. 이 작은 상자에는 단순히 생명 보호가 아닌 사회적 의미가 담겨있다. 베이비박스를 찾는 사람들은 경제적 어려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낙인, 가족의 지지 부족 등 다양한 이유로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힌다. 주사랑공동체 황민숙 센터장은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는 부모들의 선택은 포기가 아니라, 아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결정이예요.”라며 그들의 절박함을 설명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황 센터장은 “미혼모를 향한 사회적 편견과 불충분한 지원이 부모들에게 베이비박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해요.”라며 제도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아이는 함께 만든 부모임에도 책임은 주로 엄마에게만 돌아가고, 아빠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예요. 성교육은 단순한 이론을 배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부모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