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3시 성공회대 새천년관 앞에서 ‘성공회대 학생 시국선언(이하 시국선언)'이 진행됐다. ‘성공회대학교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단’의 주관으로 열린 이번 시국선언은 학우뿐 아니라 교수, 동문, 청소 노동자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했다.
시국선언은 사회융합자율학부 20학번 송영경 학우가 최초로 제안했다. 시국선언을 제안한 취지를 설명하며 송 학우는 "현재 시국선언에 연명한 학우가 234명이다. 이는 재학생의 10분의 1 이상으로 오랜 기간 열리지 못한 학생총회를 가능하게 할 정도의 인원"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시국선언은 ▲교수 발언 ▲총동문회장 발언 ▲학생 발언 ▲시국선언문 낭독 ▲시국선언문 부착 순서로 진행됐다. 교수 발언에서는 윤영도 교수회 의장이 “여러분들이 윤 대통령 퇴진과 국민의힘 해체를 위해 앞장서서 나설 때 언제나 함께 할 것”이라며 시국선언에 참여한 학생들을 응원했다. 이혜숙 총동문회장은 시국선언에 참여한 학생들을 향해 “기성세대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매일 집회 현장에 있을 테니 시험이 끝나면 거리로 찾아와달라”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일반 학우 발언에서 신효준(사회 22) 학우는 “그동안 잃지 않아도 되는 소중한 것들을 너무도 많이 잃었다. 정의를 상실한 이 나라에서 어떻게 순순히 시험 공부만 할 수 있겠냐”고 시국선언에 참여하게 된 취지를 밝혔다. 이어서 “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도록 둘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진짜 절박함을 모욕했다”며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시국선언문 낭독은 김서윤 미디어콘텐츠융합학부 학생회장 당선인과 한송연 사회융합학부 부학생회장이 대표로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학우들이 일제히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새천년관 벽 '성공회대학교'가 크게 쓰인 간판 아래 시국선언문을 부착하며 시국선언을 마무리했다.
아래는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성공회대학교 학생 윤석열 퇴진 시국선언문>
우리가 잃어도 되는 것은 윤석열 정권뿐입니다.
윤석열 정권은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 공공성과 복지, 교육과 역사를 짓이겨 우리나라를 바닥으로 끌어내렸습니다. 2022년 이태원의 안전 대책 하나 없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 의료 대란 속에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한 사람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발들인 일터에서 죽어간 노동자, 왜곡된 역사 교과서 편찬과 뉴라이트 인사 임명으로 지워지는 우리의 역사, 언론 장악으로 가리워진 진실들, 증오범죄와 딥페이크 성착취로부터 지켜지지 못한 여성들, 날로 고조되는 전쟁 위기 속 우리의 일상. 윤석열 정부가 국민에게서 앗아간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리고 12월 3일 22시 23분. 우리나라의 역사가 피 흘려 쌓아온 민주주의마저 무너졌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국민의 목소리는 반국가 세력으로 매도됐고, 계엄군이 우리나라의 법치를 무너뜨렸습니다. 그날 이후 우리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다시 계엄의 밤이 찾아올까 두려움에 떨게 되었습니다. 윤석열 정권 아래 우리의 일상은 모든 소중한 것들을 잃은 채로 공포와 분노만 남았습니다.
윤석열 정권 아래 하루도 더 버틸 수 없습니다. 내란범 윤석열 지금 당장 체포하라!
120만의 불빛이 모인 지난 12월 7일 국회 앞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실망해야 했습니다. 투표도 하지 않은 채 본회의장을 떠나는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도 분노로 뜨거워졌습니다. 내란죄 윤석열 정권에 국회의원으로서 동조하는 국민의 힘과 그런 비열함 속에 임기를 유지하게 된 윤석열 정권의 아래에서 우리 국민들은 더 큰 불안과 탄압에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단 하루도 더 뺏길 수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내란범 윤석열을 체포하고, 탄핵 표결 불참으로 국민을 저버린 국민의 힘 심판해야 합니다.
더불어 숲이 된 우리는 그 누구보다 강합니다.
고 신영복 교수는 평화와 공존이 새날의 원리라 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아래 공존은 외면되고 평화는 찢겨진 이 시대에 새날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정권에 맞서 손을 맞잡은 우리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은 평화와 공존을 품고 나아갑니다. 새날을 만들어내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힘을 가진 우리 학생들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매일 저녁 진행되는 시민사회 촛불집회에 매일 성공회대학교의 이름으로 참가합니다. 윤석열 퇴진과 국민의 뜻이 실현되는 새로운 사회로 향하는 길에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반민주, 반민생, 불법 위헌 계엄 내란범 윤석열 즉각 체포하라!
국민을 등진 내란동조 국민의 힘은 지금 당장 해체하라!
더불어 맞잡은 손, 새날을 향한 걸음 대학생이 앞장선다!
2024년 12월 9일 성공회대학교 학우 234명 일동
취재 = 이선영, 유지은 기자
글, 사진, 디자인 = 이선영 기자